SK그룹 동남아 투자 전진기지 'SK동남아투자법인' 박원철 대표와 그룹 젊은 피 주축...동남아 유통시장 성장세 주목
조은아 기자공개 2021-04-16 09:22:15
이 기사는 2021년 04월 14일 15:4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근 SK그룹이 베트남에서 활발한 투자 행보를 보이면서 동남아시장 투자를 책임지고 있는 ‘SK South East Asia Investment Pte. Ltd.’(SK동남아투자법인)'에 관심이 모인다. 베트남을 비롯한 동남아시장이 우리나라 기업들에게 '기회의 땅'으로 통하는 만큼 SK동남아투자법인의 중요성이 한층 높아질 전망이다.SK동남아투자법인은 그룹의 지주사인 SK㈜를 비롯해 SK E&S·SK하이닉스·SK텔레콤·SK이노베이션 등 5개사가 2억달러씩 출자해 2019년 8월 설립됐다. 5개 회사 모두 그룹 내 최고 협의조정기구인 SK수펙스추구협의회 소속이다.
조대식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유정준 SK E&S 대표이사 부회장, 김준 SK이노베이션 대표이사 사장, 장동현 SK㈜ 대표이사 사장 등 SK그룹을 대표하는 내로라하는 전문경영인들이 대부분 SK동남아투자법인의 이사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싱가포르에 본사를 두고 있으며 15명 안팎의 인원들로 구성된 것으로 추정된다. 해외 투자를 위해 설립된 회사답게 컨설팅회사 출신의 전문인력이 주축이 된 것으로 파악되며 박원철 대표가 이끌고 있다. 박원철 대표는 1967년생으로 서울대학교에서 화학공학 학사와 석사, 박사까지 모두 마쳤고 미국 시카고 대학에서 MBA 과정을 밟았다.
SK그룹에 입사한 건 2018년으로 그리 오래 되지 않았다. 그룹에 입사한 지 1년도 되지 않아 SK동남아투자법인의 대표라는 중책을 맡은 셈이다. SK그룹에 오기 전까지 하나자산운용에서 에너지인프라 투자부문을 이끄는 등 화학공학을 전공한 강점을 살리는 동시에 투자 쪽에도 몸담은 멀티형 인재다.
SK그룹에서는 입사 이후 계속 SK이노베이션에 몸담았으며 현재도 SK이노베이션 소속이자 SK수펙스추구협의회 신규사업팀장도 맡고 있다. SK수펙스추구협의회 신규사업팀과 SK동남아투자법인이 인력을 공유하면서 박 대표의 진두지휘 아래 동남아시장의 주요 투자처를 발굴하는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SK수펙스추구협의회 신규사업팀은 SK그룹 내부에서도 특히 젊은 임원의 약진이 돋보이는 곳이다. 3월 말 기준 사업보고서에 나와 있는 신규사업팀 임원 3명이 모두 1979~1980년에 태어났다. SK㈜ 전체 임원 가운데 1980년대에 태어난 임원이 3명밖에 없는데 이 가운데 2명이 신규사업팀 소속이다. 최근 박원철 대표와 함께 빈커머스 투자 계약식에 모습을 드러낸 권혜조 부사장 역시 1980년생으로 블랙록자산운용 출신이다.
SK동남아투자법인은 2018년 설립돼 활발하게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2018년 10월 베트남 마산그룹 지분 9.5%, 2019년 5월 베트남 빈그룹 지분 6.1%, 2020년 5월 베트남 이멕스팜 지분 24.9%를 인수했고 최근에는 마산그룹의 유통 자회사 빈커머스 지분 16.3%를 4600억원에 매입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특히 빈그룹과 마산그룹 등 베트남의 양대 민간기업인 동시에 유통사업 강자를 대상으로 투자를 늘리는 모양새다. 빈그룹은 ‘베트남의 삼성’으로도 불리는 베트남 최대 민간 기업이며 마산그룹은 빈그룹과 어깨를 나란히하는 베트남 1위 식음료 기업이다.
빈커머스는 베트남에서 2300여개의 편의점 및 슈퍼마켓을 운영하고 있으며 소매시장 점유율이 50%에 이른다. 원래 빈그룹 소속이었으나 2019년 마산그룹이 빈커머스 지분 83.7%를 인수하면서 마산그룹 품에 안겼다.
SK그룹은 빈커머스가 향후 ‘알리바바’나 ‘아마존’처럼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결합한 옴니채널(Omni-Channel) 사업자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빈커머스 매출은 2019년 11억달러에서 마산그룹 인수 첫 해인 2020년 14억달러로 30% 성장했으며 올해는 18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SK그룹의 베트남 투자 전략이 현지기업과의 파트너십을 강화하는 쪽으로 추진되고 있다는 점은 눈여겨 볼 만하다. 다른 기업들의 베트남 진출이 생산기지 구축 등 국내 사업의 수평적 확장이나 투자 기업의 경영권 확보 위주로 진행됐다면 SK그룹은 이미 입지가 굳건한 현지기업과 손을 잡고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이를 통해 앞으로 베트남 정부의 국영기업 민영화 프로젝트를 비롯해 다양한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베트남은 10년 전부터 우리나라 기업들에게 ‘기회의 땅’으로 불리던 곳이다. 인구 성장률이 높은 데다 젊은 층의 비중 역시 높기 때문이다, 베트남 인구는 지난 10년 동안 매년 100만 명씩 증가했다. 전체 인구의 40%가량이 16~40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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