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너지솔루션 IPO]몸값 100조? 결국 자체 경쟁력에 달렸다밸류 추정 최대 50조 차이...미래 성장성 기대감 반영
조은아 기자공개 2021-06-10 08:19:15
이 기사는 2021년 06월 09일 14:2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에너지솔루션이 기업공개(IPO) 일정에 들어가면서 기업가치에 관심이 쏠린다. 현재 시장에서 추산하는 몸값은 50조~100조원이다. 상장 전 밸류에이션에 대해 다양한 추정이 나오지만 LG에너지솔루션의 경우 최저가격과 최대가격의 차이가 무려 50조원에 이른다.100조원은 어디에서 나왔을까.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연결기준으로 매출 1조4611억원, 영업손실 4752억원, 당기순손실 4518억원을 기록했다. 기업가치가 100조원까지 거론되는 회사의 실적이라고 보기엔 민망한 수준이다.
◇추정 몸값 최대 100조원, 근거는?
시장에서 거론되는 가격 격차가 큰 이유는 애초에 가격을 책정할 명확한 기준이 없었기 때문이다. 보통 기업이 상장할 때 동종업계의 주가수익비율(PER)을 바탕으로 기업가치를 매긴다. 그러나 LG에너지솔루션은 기준을 삼을 곳이 마땅치 않다. 삼성SDI, SK이노베이션의 경우 다른 사업의 비중이 워낙 높다.
이제 막 개화한 산업인 만큼 해외에서도 비교군을 찾기 쉽지 않다. 그나마 경쟁사인 중국 CATL의 시가총액이 160조원대라는 점에서 100조원이라는 계산이 나왔다. 지난해 10월 분할 결정 당시만 해도 CATL의 시가총액이 지금의 절반 수준이어서 LG에너지솔루션 몸값도 50조원으로 거론됐다. 그러나 반 년 사이 CATL 주가가 2배 가까이 상승하면서 LG에너지솔루션 몸값 역시 2배로 높아졌다.
당연하게도 CATL 시가총액에는 현재 사업에 대한 객관적 판단보다는 미래에 대한 기대가 크게 반영됐다. LG에너지솔루션의 100조원 역시 전기차 및 전기차 배터리 시장의 성장성, LG에너지솔루션의 사업 전망 등이 종합적으로 반영된 결과다.
현재 전기차 시장 자체의 성장성을 놓고는 이견이 없다. 다만 시장 확대에 따른 수혜를 배터리 제조사들이 누릴 수 있을지를 놓고는 전망이 엇갈린다. 최근 모건스탠리는 “신규 사업자 등장으로 배터리 제조사 사이에서 경쟁 압력이 거세지고 있다”며 “전기차 시장은 10년 동안 연평균 20% 성장하겠지만 배터리 제조사들의 수익성은 경쟁 심화로 이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내용이 담긴 보고서를 내놓기도 했다.
결국 100조원이라는 몸값이 추후 '거품'으로 전락하지 않으려면 시장 확대와 경쟁 심화라는 흐름 속에서 LG에너지솔루션이 자체 경쟁력을 증명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가격경쟁력과 기술경쟁력 확보 위해 잰걸음
LG에너지솔루션은 최근 몇 년 동안 시장 변화에 발 빠르게 대처하고 있다. 그동안 기술 유출 우려 때문에 합작법인 설립에 다소 소극적이었으나 지난해 이후 중국의 지리자동차, 미국의 GM과 손 잡고 합작법인을 설립하면서 안정적인 수요처를 확보했다.
내재화를 통한 가격경쟁력 강화에도 나서고 있다.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핵심 원재료와 소재 확보 역시 중요한 사업경쟁력 중 하나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장기 계약을 체결해 원재료 비용을 낮추거나 소재과 공정 등을 저비용 구조로 바꾸는 등의 방식이다.
LG에너지솔루션의 모회사 LG화학은 최근 동박을 제조하는 중국 회사에 400억원의 지분 투자를 결정했다. 동박은 2차전지의 4대 핵심소재인 양극재, 음극재, 분리막, 전해질 가운데 음극재를 만들 때 쓰이는 소재다.
LG화학은 양극재 사업에 선제적으로 투자를 확대하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LG화학은 현재 첨단소재 사업부문에서 양극재를 생산해 LG에너지솔루션에 공급하고 있다. 내재화율은 30% 수준인데 이를 더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LG에너지솔루션도 최근 원재료 경쟁력 확보를 위해 니켈·코발트 등을 생산하는 호주 회사 지분 7.5%를 인수하는 계약을 맺었다.
연구개발 역시 빼놓을 수 없다. 현재 LG에너지솔루션은 연구개발(R&D) 조직으로 CPO(생산 및 구매 최고책임자) 산하의 배터리연구소를 비롯해 자동차 전지개발센터, 소형 전지개발센터, ESS 전지개발센터 등을 두고 있다. 특히 김명환 사장을 비롯해 국내 전기차 배터리 1세대로 불리는 인물들이 다수 남아 연구개발을 지휘하고 품질 관리에 힘쓰고 있다. 1분기에만 1298억원을 연구개발비로 지출했으며 내년 출범을 목표로 사내 교육기관 ‘배터리유니버시티’(가칭)도 준비하고 있다.
실제로 중국, 유럽 등의 배터리 제조사와 기술 격차가 제법 큰 편이다. 1분기 기준 LG에너지솔루션이 보유하고 있는 특허만 국내 7229건, 해외 1만3958건에 이른다.
LG그룹 차원의 지원 의지도 매우 강하다. LG그룹에서 최근 몇 년 사이 가장 심혈을 기울이고 관심을 쏟고 있는 곳이 바로 LG에너지솔루션이다. LG에너지솔루션을 LG그룹의 간판 계열사로 만든다는 계획 아래 투자와 사업 계획 등은 물론이고 기업공개 과정까지도 매우 꼼꼼하게 챙기는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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