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코로나19 명암]페퍼저축은행, 자산건전성 개선…NPL 500억 상각 효과⑤'정상·요주의·고정이하' 뒤바뀐 충당금 설정률
고설봉 기자공개 2021-06-15 07:50:06
[편집자주]
저축은행에게 있어 코로나19는 위기인 동시에 기회이기도 했다. 소비 부진과 경기 침체 늪에 빠진 곳이 있는가 하면 늘어난 유동성과 대출수요 흐름에 올라탄 곳도 있다. 디지털 전환의 가속화를 불러 일으켜 저축은행 업계를 양극으로 나누는 분수령이 되기도 했다. 코로나19를 기점으로 완연히 달라진 저축은행의 상황을 각 하우스별로 진단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6월 10일 15:3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페퍼저축은행이 지난해 고정이하여신(NPL)을 대거 줄이며 자산건전성을 끌어올렸다. 이에 따라 충당금 적립률을 낮출 수 있었다. 또 누적된 충당금도 줄어들었다. 코로나19로 인한 대출자산 성장세가 이어진 가운데 부실채권 상각 및 매각을 통해 NPL을 줄였던 것이 리스크 관리에는 도움이 됐다.다만 건전성이 좋은 것으로 분류되는 여신에 대한 리스크는 경쟁사와 마찬가지로 높아졌다. 정상과 요주의 등 여신에 대한 충당금 적립률이 일제히 상승했다. 당국의 가이드도 있었지만 코로나19 등 영향으로 대출채권 가운데 리스크가 혼재돼 있는 것이 주된 원인으로 지목된다.
더불어 NPL 감소세도 인위적인 부실채권 상각과 매각에 따른 결과로 마음을 놓을 수 없다. 올해 또 다시 대출채권에 리스크가 발생하고 NPL이 늘어날 가능성도 엿보인다. 특히 코로나19 추이 및 경제 상황 등에 민감하게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리스크 대응에 있어 변수가 많아졌다는 평가다.
◇꾸준한 대출채권 증가…부실자산 매각, 우량자산 증가세 뚜렷
페퍼저축은행은 지난해 대출채권 3조7381억원을 기록했다. 2019년 2조8295억원 대비 32.11% 성장했다. 지난해 코로나19 영향으로 시장 전반에 급증한 대출 수요를 그대로 흡수했다. 특히 중금리 대출을 중심으로 개인 차주 비중을 대폭 늘렸다.
대출채권 구성도 좋다. 같은 기간 정상 여신이 2조4143억원에서 3조2731억원으로 35.57% 증가했고, 요주의 여신도 2266억원에서 3132억원으로 38.19% 늘었다. 비교적 안정성이 높은 여신 중심으로 대출채권이 증가한 것을 볼 수 있다.
반면 NPL은 오히려 감소했다. 2019년 62억원이던 고정 여신은 지난해 58억원으로 4.68% 줄었다. 같은 기간 회수의문 여신은 627억원에서 446억원으로 28.77% 줄었고, 추정손실 여신은 606억원에서 36억원으로 11.57% 줄어들었다.
이에 따라 전체 대출채권에서 차지하는 NPL 규모 및 비율은 현저하게 낮아졌다. 2019년 NPL규모는 1885억원이었는데, 지난해 19.49% 감소한 1518억원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전체 대출채권 가운데 NPL비율은 2019년 6.66%에서 지난해 4.06%로 낮아졌다.
다만 NPL 감소는 부실채권 매각 및 상각에 따른 결과다. 지난해 페퍼저축은행은 부실채권 매각 393억원, 상각 540억원을 기록했다. 합산액은 933억원으로 2019년 484억원 대비 2배 가량 늘었다.
NPL 관련 여신의 증감액을 살펴보면 상각 미 상각에 따른 감소액이 448억원으로 전체 NPL 감소액 368억원보다 80억원 더 많다. 지난해 신규 NPL이 80억원 발생했다는 뜻이다. 결론적으로 신규 여신에 대한 관리가 잘되고 리스크가 줄어 NPL이 감소했다기 보다는 부실채권 상각 및 매각을 통해 NPL 규모를 줄였다는 뜻이다.
특히 지난해 페퍼저축은행은 총 540억원 규모로 부실채권을 상각했다. 2019년 95억원 대비 467.02%나 증가했다. 같은 기간 부실채권 매각은 390억원으로 2019년 389 크게 다르지 않았다.
저축은행은 부실채권이 발생하면 채권추심업체에 매각하거나, 회계상 100% 손실로 처리하는 상각을 단행한다. 통상 매각보다 상각을 하는 부실채권의 부실화가 더 심한것으로 평가한다. 그만큼 지난해 페퍼저축은행의 대출자산 가운데 원금 100% 손실의 부실채권이 많았다는 뜻이다.
◇충당금 설정률 하락, 리스크 대비 우려 공존
부실채권 매각 효과로 NPL이 감소하고 정상과 요주의 여신이 크게 늘어나는 등 자산건전성 지표는 좋아졌다. 이에 따라 대손충당금 설정률도 개선되고 있다. 2019년 5.86%를 기록했던 충당금 설정률은 지난해 4.34%까지 낮아졌다.
특히 NPL에 대한 충당금 설정률이 크게 낮아진 점이 특징이다. 2019년 21.08%였던 고정 여신에 대한 충당금 설정률은 지난해 20.85%로 낮아졌다. 같은 기간 회수의문 여신 충당금 설정률은 63.58%에서 63.44%로 낮아졌다. 추정손실은 100%로 똑같았다.
다만 NPL 충당금 설정률을 낮추면서 리스크 발생에 대한 준비는 부실해진 것으로 평가된다. 페퍼저축은행의 경우 대출채권의 90% 이상이 일반자금대출로 구성된다. 대부분 신용대출이다. 이 대출은 부실이 났을 경우 담보 등이 없기 때문에 리스크가 더 크다.
특히 추정손실 여신의 경우 손실률이 90%에 육박해 사실상 원금회수가 불가능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2019년 63.62%를 기록했던 일반자금대출 회수의문 여신에 대한 충당금 설정률은 지난해 63.53%로 낮아졌다. 이런 여신에 대해 충당금 설정률을 낮춘 것은 리스크 관리에 있어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더불어 정상과 요주의 여신에 대한 충당금 설정률이 상승한 점도 리스크 요인으로 분석된다. 이들 여신에 대한 설정률이 상승한 건 그만큼 리스크 요인이 내제돼 있다는 것을 뜻하기 때문이다. 정상으로 분류했지만 그 안에 깜깜이 리스크가 숨어 있다는 뜻이다.
실제 2019년 0.93%였던 정상 여신에 대한 충당금 설정률은 지난해 1.04%로 높아졌다. 또 요주의여신도 같은 기간 6.12%에서 7.77%로 높아졌다. 정상과 요주의 여신에 전체적으로 깜깜이 리스크가 내재돼 있다는 뜻이다. 그만큼 드러나지 않고 통제되지 않는 리스크가 상존하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는 지난해 코로나19 관련 자금 수요가 증가한 것과 맞물린다. 당국에서도 이러한 우려를 의식해 저축은행들의 충당금 설정 기준을 일부 강화하고 있다.
페퍼저축은행 관계자는 "코로나19 관련 부실을 선제적으로 털어내는 차원에서 상각을 많이 했다"며 "자산건전성 관리와 충당금 설정 등은 당국의 권고에 맞게 착실히 수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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