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코로나19 명암]고려저축은행, 태광그룹 지배구조 분쟁 중심지①이호진 전 회장 지분 매각 불가피, 1대주주 이원준 변경 가능성
고설봉 기자공개 2021-06-21 07:35:57
[편집자주]
저축은행에게 있어 코로나19는 위기인 동시에 기회이기도 했다. 소비 부진과 경기 침체 늪에 빠진 곳이 있는가 하면 늘어난 유동성과 대출수요 흐름에 올라탄 곳도 있다. 디지털 전환의 가속화를 불러 일으켜 저축은행 업계를 양극으로 나누는 분수령이 되기도 했다. 코로나19를 기점으로 완연히 달라진 저축은행의 상황을 각 하우스별로 진단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6월 10일 14시43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고려저축은행은 태광그룹이라는 든든한 울타리에서 안정적인 성장을 이뤄왔다. 2011년 저축은행 사태 당시에도 그룹의 지원으로 위기를 넘기며 경쟁사들과 다른 면보를 보였다. 그만큼 안정적인 지배구조와 계열사 지원은 고려저축은행의 경쟁력 중 하나다.하지만 최근 태광그룹 지배구조 분쟁의 중심에 고려저축은행이 놓여 앞길을 알 수 없게 됐다.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과 태광그룹 창업주의 장손인 이원준 씨와의 경영권 분쟁을 재개할 조짐이 보이기 때문이다.
이 전 회장이 금융당국의 저축은행 대주주 적격성 심사에서 부적격 판정을 받으며 상황이 꼬였다. 그가 보유한 고려저축은행 지분 매각 명령이 내려진 상황에서 이 씨가 1대주주 자리를 차지할 가능성이 열렸다. 고려저축은행이 경영권 분쟁 전장이 된 모양새다.
◇태광그룹서 꽃 피운 전성기, 금융 계열사 시너지
고려저축은행의 전신은 1971년 설립된 항도흥업주식회사다. 이 회사는 1972년 고려상호신용금고로 상호를 변경하고, 1973년 상호신용금고를 개점했다. 이후 꾸준히 부산 지역을 중심으로 사세를 확장해왔다.
태광그룹은 1978년 고려상호신용금고 경영권을 인수해 금융 계열사 설립의 토대로 삼았다. 2002년 고려상호저축은행으로 명칭을 변경했고, 2010년 고려저축은행으로 한 차례 더 이름을 바꿨다.
고려저축은행은 설립 이후 순탄하게 사업을 이어오고 있다. 2011년 저축은행 사태 때도 모기업인 태광그룹의 지원 아래 위기를 잘 넘겼다. 설립 이래 꾸준히 자산을 불리고 실적을 내면서 태광그룹의 알짜 금융 계열사로 자리잡았다.
태광그룹의 금융 계열사인 흥국생명, 흥국화재, 흥국증권, 흥국자산운용, 예가람저축은행과 함께 금융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 그룹 내에서 이들 금융 계열사들과 협업을 통해 시너지를 내고 있다.

◇'이호진 vs 이원준' 분쟁 암초, 지배구조 리스크 변수→상수
고려저축은행은 태광그룹 내에서 탄탄한 입지도 자랑한다. 지배구조상 이 전 회장이 직접 지분을 가지고 있는 주요 계열사와 어깨를 나란히 한다. 특히 흥국생명, 태광산업, 대한화섬 등 핵심 계열사들도 고려저축은행 지분을 가지고 있어 지배구조가 탄탄하게 얽혀있다.
이 전 회장은 고려저축은행 지분 30.5%를 보유 중이다. 흥국생명 5.9%, 태광산업 20.2%, 대한화섬 20.2% 등 계열사들도 고려저축은행 지분을 가지고 있다. 이에 따라 고려저축은행 지분 100%는 이 회장과 친인척 및 계열사 등 특수관계자들이 전부 보유하고 있다.
이에 따라 표면적으로 고려저축은행의 지배구조는 안정화된듯 보인다. 하지만 변수가 있다. 태광그룹 창업주의 장손인 이원준 씨다. 이 전 회장의 큰 형인 고 이식진 전 부회장의 아들이다. 이 씨는 고려저축은행 지분 23.2%를 가지고 있는 2대주주다.
이 씨는 이외에도 흥국생명 14.65%, 태광산업 7.49% 등 주요 계열사 지분도 가지고 있다. 흥국생명과 태광산업이 고려저축은행 주요 주주로 등재된 만큼 간접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구조다.
이 회장과 이씨는 이미 한차례 경영권 분쟁을 벌인 상태다. 이 전 회장은 태광그룹 창업주의 3남이다. 위로 두 명의 형이 있는데 모두 일찍 세상을 떠났다. 자연스럽게 이 회장이 그룹 지배력 상당부분과 경영권을 물려 받았다.
그러나 창업주의 장손인 이 씨도 적지 않은 지분을 받았다. 단독으로 의결권을 행사할 수는 없지만 이사회에 관여하고 경영을 견제할 수 있는 수준의 지분을 확보했다. 이에 따라 이 회장과 이 씨간 그룹 경영권을 놓고 다툼이 일어났다.
결과는 이미 경영권을 행사하고 있던 이 전 회장의 승리였다. 이후 이 씨는 큰 분쟁을 일으키지 않고 숨죽이고 있었다.
이런 가운데 올해 지배구조에 변수가 생겼다. 금융 당국이 이 회장의 고려저축은행 보유 지분율을 10% 아래로 낮추라는 내용의 주식처분명령을 내렸다. 이 전 회장이 저축은행법상 대주주 적격성 유지 요건을 충족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이 전 회장은 2019년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 등 협의로 기소돼 대법원으로부터 징역 3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조세포탈 혐의에 대해선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 벌금 6억원이 확정됐다.
현재 이 전 회장은 당국의 명령에 불복해 소송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법원의 판단에 따라 고려저축은행을 중심으로 한 경영권 분쟁이 다시 불붙을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이 회장의 지배력이 약해진 틈을 타 이 씨가 고려저축은행을 중심으로 분쟁에 불을 붙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그동안 안정화된 지배구조를 기반으로 실적 성장세를 누리던 고려저축은행에 오너 리스크가 어떤 영향이 미칠지 관심이 모아진다.
태광그룹 관계자는 "소송 결과가 아직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분쟁이 일어날 우려는 없다"며 "흥국생명, 태광산업, 티알엔 등 계열사들이 보유한 고려저축은행 지분이 많기 때문에 경영권 분쟁이 일어나도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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