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신하는 밥솥명가 쿠쿠]내부거래로 성장한 엔탑, 홀딩스에 고배당⑥쿠쿠전자에 원재료 공급하며 20% 이익률…3년 평균 배당성향은 119%
김슬기 기자공개 2021-06-17 07:13:50
[편집자주]
쿠쿠그룹은 명실상부 밥솥 명가다. 대기업에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밥솥을 납품하다 자체브랜드를 앞세워 이제는 시장 점유율 1위로 발돋움했다. 2017년 인적 분할을 통해 렌탈사업을 강화, 사업 다각화에도 성공했다. 기업 분할 5년을 맞이하는 쿠쿠그룹의 성장사와 미래 성장동력을 조망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6월 16일 14시46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쿠쿠홀딩스의 관계사인 엔탑은 그룹 내에서 독특한 지위를 가진다. 엔탑은 쿠쿠전자가 만드는 밥솥의 핵심 원재료인 코팅 알루미늄판을 공급하는 회사다. 엔탑은 쿠쿠전자를 통해 대부분의 매출을 올리고, 벌어들인 돈은 또 배당을 통해 지주사로 보낸다.엔탑은 20%대에 달하는 높은 영업이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최근 3년간 평균 119%의 배당 성향을 보일만큼 높은 배당금을 지급했다. 엔탑의 높은 영업이익률은 쿠쿠전자가 원가를 보전해주기 때문에 가능하다. 이같은 고원가 구조를 이어가면 그 부담은 장기적으로 소비자에 전가되고 주주 이익을 훼손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쿠쿠홀딩스가 보유한 엔탑의 지분율은 42% 수준이다. 나머지 주주들에 대해선 공개되지 않았다.
◇ 홀딩스, 쿠쿠전자·엔탑서 꾸준한 고배당 수입
올해 1분기 기준 쿠쿠홀딩스는 총 19개의 회사를 계열회사로 두고 있다. 국내기업은 상장사인 쿠쿠홈시스 한 곳이며 비상장사는 쿠쿠전자, 엔탑, 제니스, 가야개발, 쿠쿠사회복지재단 등 5곳이다. 나머지 13곳은 쿠쿠전자 등이 거느린 해외법인 등이다.
쿠쿠전자는 홀딩스의 100% 자회사로 쿠쿠홀딩스의 외형 유지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 2020년 연결 기준으로 쿠쿠홀딩스의 매출액은 5878억원, 영업이익은 1023억원이었다. 이 중 쿠쿠전자의 매출액은 5619억원, 영업이익 982억원으로 연결 실적 대부분이라고 볼 수 있다.
계열사를 관리하는 지주사의 역할만 따로 떼놓고 보면 수익은 크지 않다. 지난해 별도 기준 매출액(수익)은 265억원이었고 영업이익은 201억원이었다. 수익 대부분은 계열사의 배당에서 발생한다. 쿠쿠전자는 150억원, 엔탑은 34억원 가량의 배당금을 쿠쿠홀딩스에 지급했다. 이는 2019년 사업연도에 대한 배당금이다.

지주사 전환 이후인 2018년 이후 배당금 수익을 보면 쿠쿠전자는 25억원, 엔탑은 34억원, 청도복고전자유한공사 11억원 등 배당금수익이 70억원 정도였다. 2019년에는 쿠쿠전자 150억원, 엔탑 55억원, 청도복고전자유한공사 8억원 등 213억원을 배당으로 받았다. 최근 3년간 쿠쿠전자로부터는 325억원, 엔탑 122억원, 청도복고전자유한공사 28억원 총 475억원을 수령했다.
쿠쿠홀딩스는 자회사 및 관계사 배당을 통해 생긴 현금 대부분을 홀딩스 배당으로 지급한다. 쿠쿠홀딩스(옛 쿠쿠전자) 인적분할 당시 사업법인으로 떨어져나간 쿠쿠홈시스의 경우 2019년 사업연도까지는 대주주 등에 대해 차등배당을 했기 때문에 배당금 유입이 이뤄지지 않았다.
하지만 2020년 사업연도부터는 대주주에게도 배당을 실시했기 때문에 지난 1분기 쿠쿠홈시스 지분(40.55%)에 대한 배당금이 들어왔다. 올해 1분기 유입된 배당금은 쿠쿠전자 165억원, 쿠쿠홈시스 55억원, 엔탑 38억원, 청도복고전자유한공사 11억원 등 269억원이었다.
쿠쿠홀딩스가 지주사 전환 이후 지금까지 수령한 배당금 총액은 744억원에 달한다. 지속적인 배당 상승 기조를 보면 2021년 사업연도에 대한 배당수준은 더 상향될 것으로 관측된다.
◇ 엔탑, 쿠쿠전자 덕 20% 이익률…고배당으로 현금 유출
쿠쿠홀딩스에 배당을 지급하는 회사 중 쿠쿠전자와 쿠쿠홈시스는 익숙하지만 엔탑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엔탑은 1985년에 설립된 곳으로 불화탄소수지 코팅 알루미늄판의 제조와 판매를 담당하는 업체다. 쿠쿠전자의 대표제품인 밥솥을 만드는 데 들어가는 핵심 원재료다. 현재 쿠쿠홀딩스는 엔탑 지분 42.4%를 보유하고 있다.
엔탑은 필연적으로 쿠쿠전자와의 거래가 많을 수 밖에 없다. 엔탑 매출 중 쿠쿠전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8년 86.3%, 2019년 87.7%, 2020년 87.7%였다. 금액으로 보면 387억원, 366억원, 403억원이다.
쿠쿠전자 제품원가에서 엔탑이 공급하는 원재료 비중도 상당하다. 지난해 매출원가(3262억원) 중 원재료 등의 사용액이 1724억원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엔탑 원재료 비중은 23%로 볼 수 있다. 2019년에는 17% 정도였다.
엔탑은 내부매출 의존도가 높은 가운데 연간 20%를 상회하는 높은 영업이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2018년 20.9%, 2019년 20.7%, 2020년 24.7% 등을 기록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같은 기간 제조업의 평균 영업이익률이 각각 10.35%, 5.46%, 5.87%였다. 이를 감안하면 엔탑의 영업이익률은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배당성향도 높다. 2018년 배당성향은 95.6%, 2019년 174.5%, 2020년 87.4%였다. 배당금으로 보면 각각 80억원, 130억원, 80억원이었다. 과거에는 더 배당이 컸다. 2014년에는 쿠쿠전자 상장 당시 엔탑이 가지고 있던 지분 구주매출로 972억원의 현금을 쥐면서 2014년과 2015년 각각 500억원의 배당을 진행했다. 2016년과 2017년에도 연간 200억원씩 배당하기도 했다.
엔탑은 쿠쿠홀딩스의 관계사로 연결영업이익에 포함되지 않는다. 배당금 중 절반 이상은 외부 주주들에게 유출된다. 과거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는 엔탑에 대해 평가하면서 "쿠쿠홀딩스로 귀속되어야 할 이익과 배당금의 일부가 내부거래를 통해 지배주주에게 이전될 수 있는 구조이기 때문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엔탑은 쿠쿠홀딩스 외에 나머지 지분(57.8%) 보유 주주에 대해 공개하지 않고 있다. 엔탑의 높은 이익률은 쿠쿠전자의 원가를 높여 향후 소비자가에 전가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하는 대목이다.
쿠쿠그룹 관계자는 "엔탑의 경우 자회사가 아닌 관계사이기 때문에 쿠쿠홀딩스 외에 다른 주주에 대한 사항이나 영업이익률에 대해 설명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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