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석유화학의 변신]오너家 1년 만에 '상전벽해'…어떻게 변했나③2세 퇴장·3세 부상…'분쟁 패배' 박철완 전 상무는 여전히 최대주주
박기수 기자공개 2021-06-29 14:20:39
이 기사는 2021년 06월 28일 13:0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호석유화학에 '변신', '변화'라는 수식어를 붙일 수 있는 또 다른 배경은 오너 일가의 신분 변화다. 금호석유화학 경영에 깊숙이 참여하고 있던 오너 일가들은 모두 1년 전과 180도 다른 변화를 맞이했다.◇2세의 퇴장, 3세의 부상
우선 금호석유화학 역사의 산 증인인 박찬구 회장의 대표직 사임이다. 금호석유화학을 비롯해 금호미쓰이화학, 금호폴리켐, 금호티앤엘 등의 대표이사직을 맡고 있던 박 회장은 최근 모든 대표직을 내려놨다. 박 회장은 대표직과 함께 맡고 있던 이사회 의장직도 내려놨다.
'조카' 박철완 전 금호석유화학 상무와의 경영권 분쟁에서 사실상 승리한 후 그룹 경영의 상당 부분을 내려놓은 셈이다. 금호석유화학그룹은 전문경영인 위주의 거버넌스 확립을 위한 결정이었다고 밝혔지만 일각에서는 박 회장이 처해있는 '취업제한' 관련 법률 리스크가 작용했다는 추측이 나온다.
앞서 박 회장은 2018년 말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배임 등 혐의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받고 법무부로부터 사내이사 취업제한 처분을 받았다. 이에 불복했던 박 회장은 불복 행정소송을 냈지만 올해 초 1심 판결에서 패소했다.
이와 함께 박 회장의 자녀인 박준경 금호석유화학 전무와 박주형 금호석유화학 상무가 각각 부사장과 전무로 승진했다. 장남인 박 부사장은 직책도 최근 영업본부장으로 바꿔 달았다. 금호석유화학의 영업본부장은 현 대표이사인 백종훈 사장도 거쳤던 직책으로 사내 요직으로 꼽힌다. 장녀 박주형 전무가 맡아왔던 구매·자금담당 역시 최고재무관리자(CFO)인 고영도 전무가 밟아왔던 직책으로 핵심 직책에 속한다.
박찬구 회장 역시 대표에서는 물러났지만 경영에서 물러났다고 보기는 어렵다. 등기임원직에서만 퇴임했을 뿐 금호석유화학의 임원진에는 여전히 이름을 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금호석유화학은 박 회장이 향후 그룹 내에서 어떤 역할을 맡을 것인지에 대해서 "명확히 정해진 것은 없다"고 밝혔다.
◇박철완 '전' 상무, 여전히 최대주주
작년 7월은 박찬구 회장의 조카인 박철완 전 상무(사진)가 경영권 분쟁을 일으켰던 기폭제가 터진 때였다. 임원인사에서 박 회장의 장남 박준경 전무는 상무에서 전무로 승진한 와중에 동갑내기인 박철완 전 상무는 승진하지 못하면서다.
이후 박 전 상무는 올해 1월 박 회장과의 특수관계를 해소하겠다고 선언하면서 이사회 교체, 배당 확대 등을 요구하고 나섰다. '조카의 난'의 시작이었다. 박 전 상무는 금호석유화학의 금호리조트 인수 역시 기업가치를 저해하는 일로 규정하며 박 회장을 강하게 압박했다.
다만 정기주주총회를 통해 사실상 박 전 상무는 패배했고 해외고무영업 담당 임원으로서 회사에 대한 충실 의무를 위반했다는 명분으로 임원 귀임 계약을 해지당했다. 박 전 상무는 3월 말 서신을 통해 "끝이 아닌 시작"이라면서 "앞으로도 동료주주 및 이해관계자들과 활발히 소통하며 금호석유화학을 위한 제안을 계속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이후 금호석유화학의 거버넌스 변화와 박 회장의 퇴임 등 여러 이슈가 있었지만 박 전 상무는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다만 여전히 금호석유화학의 최대주주(10.03%)라는 점은 변함이 없기 때문에 경영권 분쟁의 불씨가 완전히 꺼졌다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시각이 있다.
업계 관계자는 "박 전 상무의 지분율이 여전히 높기 때문에 다시 한 번 올해 초와 같은 상황이 일어나지 말라는 법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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