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코로나19 명암]'본업 주력' 애큐온저축은행, 펀더멘털 개선세 뚜렷②일회성요인 제외 수익성 개선, 투자 성적은 부진
이장준 기자공개 2021-07-12 13:00:00
[편집자주]
저축은행에게 있어 코로나19는 위기인 동시에 기회이기도 했다. 소비 부진과 경기 침체 늪에 빠진 곳이 있는가 하면 늘어난 유동성과 대출수요 흐름에 올라탄 곳도 있다. 디지털 전환의 가속화를 불러 일으켜 저축은행 업계를 양극으로 나누는 분수령이 되기도 했다. 코로나19를 기점으로 완연히 달라진 저축은행의 상황을 각 하우스별로 진단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7월 07일 07:2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애큐온저축은행은 본업인 예대업무에 집중해 영업력을 끌어올리고 있다. 코로나19 여파 속에서도 대출자산 볼륨을 불리며 안정적인 성장세를 보였다. 여기 힘입어 영업이익이 크게 개선됐다.다른 수익성 지표를 보면 1년 전보다 주춤한 것처럼 보이지만 과거 업무용부동산을 매각하면서 일회성이익이 발생한 걸 고려하면 펀더멘털은 오히려 나아졌다는 평가다. 다만 투자 부문에서의 부진이 아쉬움을 남겼다.
◇기업대출 중심 성장세 '뚜렷', 베어링 체제 순항
애큐온저축은행은 지난해 340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1년 전과 비교해 46.2% 증가한 수치다. 100% 모회사인 애큐온캐피탈이 2019년 8월 홍콩계 사모펀드 베어링PEA에 매각된 이후 경영 성과가 뚜렷하게 개선됐음을 보여준다.
애큐온저축은행은 대출채권을 대폭 늘리는 '성장 정책'을 택했다. 애큐온저축은행의 대출채권은 1년 새 1조9612억원에서 2조9765억원으로 1조원 넘게 불어났다. 이에 따라 영업수익과 영업비용 모두 늘어났다.
지난해 영업수익은 2772억원으로 1년 전 2279억원 대비 21.6% 증가했다. 그중 이자수익은 전체 영업수익의 89.5%를 차지했다. 유가증권 평가 및 매각, 대출채권 매각, 수수료 등 다른 수익을 다 합쳐도 전체 영업수익의 10% 수준이라는 의미다. 그만큼 '이자 장사'에 집중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대출 종류와 상관없이 전반적으로 채권 규모가 늘어났다. 중소기업 대출은 2019년 1조1440억원에서 1년 만에 1조8851억원으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가계대출도 8531억원에서 1조1317억원으로 늘었다.
다만 기업대출 성장세가 더 가팔라 기존에 강점을 갖고 있던 기업대출에 조금 더 무게중심이 쏠렸다. 기업대출이 전체 대출채권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60%를 넘겼다. 주주사인 애큐온캐피탈과 협업을 통해 기업대출 실적이 증가했다는 설명이다.
애큐온저축은행 관계자는 "코로나19에 따른 불확실성을 방어하기 위해 팬데믹 초기부터 신용정책을 강화해 현재까지 유지하고 있어 건전성을 양호하게 관리하고 있다"며 "그동안 디지털전환(DT)에 공들여왔는데 비대면 거래가 활성화되면서 플랫폼 연계대출 실적이 증가했다"고 밝혔다.
예수부채도 여기 발맞춰 늘어나며 이자비용도 증가했다. 1년 새 애큐온저축은행의 예수부채는 2조346억원에서 3조1399억원으로 늘어났다. 2019년과 마찬가지로 대출채권보다는 예수부채가 조금 더 많은 수준을 유지했다. 2019년 490억원이었던 이자비용은 지난해 585억원으로 불어났다.
비용 측면에서는 대출채권 관련 손실이 최근 몇 년 새 가장 많았다. 코로나19라는 변수를 안고 있는 상황에 성장정책을 펼친 만큼 대손충당금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애큐온저축은행이 대출채권에 대해 쌓은 충당금은 1년 만에 885억원에서 1205억원으로 늘어났다. 이에 따라 대손상각비도 607억원에서 883억원으로 증가했다.
◇업무용부동산 매각 일회성요인, 근본적 펀더멘털 개선
정작 애큐온저축은행의 순이익은 오히려 감소해 눈길을 끈다. 영업이익이 큰 폭의 성장세를 보인 것과 달리 지난해 279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면서 1년 전 281억원에 살짝 못 미치는 수준을 기록했다.
이 때문에 총자산순이익률(ROA)은 1년 새 1.27%에서 0.94%로 떨어졌다. 같은 기간 자기자본이익률(ROE)도 12.11%에서 10.71%로 하락했다.
하지만 이는 2019년 발생한 일회성 요인 탓이 크다. 당시 애큐온저축은행은 순이익의 절반에 달하는 141억원의 유형자산처분이익을 냈다. 업무용부동산인 남대문지점과 청량리지점을 매각해 각각 39억원, 102억원의 처분이익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2019년 6월에는 남대문 시장에 위치해 건물이 협소하고 고객의 접근성이 떨어진다고 판단해 남대문지점을 매각하고 공덕역 인근으로 지점을 옮겼다. 그해 11월에는 노후 건물로 당시 인근 지역일대가 재개발지구로 지정된 청량리지점을 매각하고 수유지점으로 통합 운영하게 됐다. 이들 일회성 요인을 제외하면 지난해 수익성은 크게 개선됐음을 알 수 있다.
다만 이자 부문을 제외한 수익원 다각화 측면은 부진했다. 지난해 시장에 유동성 공급이 풍부해지면서 SBI저축은행 등 일부 대형사가 투자 부문에서 쏠쏠한 재미를 본 것과는 달랐다.
애큐온저축은행의 유가증권 관련 수익은 오히려 줄었다. 단기매매증권, 매도가능증권 매매이익은 1년 새 20억원에서 11억원으로 감소했다. 되레 매도가능증권에서 손실을 보기도 했다. 지난해 유가증권 관련 비용은 18억원으로 1년 전 4000만원에 비해 크게 늘었다. 투자 이익만 놓고 보면 사실상 5분의 1 수준으로 후퇴했다는 의미다.
이 관계자는 "투자 관련 규제를 준수하면서 충분한 모니터링을 통해 가용자금 내 단기 위주의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며 "기본적으로 투자보다는 주력사업인 리테일, IB 사업의 성장에 더욱 집중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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