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vs SK '배터리 대전', 소재로 전선 확대 SK 생산능력 확대 - LG 인재·기술확보...배터리소재 100조원 시장 확대 전망
조은아 기자공개 2021-07-21 07:52:22
이 기사는 2021년 07월 19일 08:0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와 SK가 나란히 배터리사업에 10조원이 넘는 대규모 투자를 예고했다. 특히 LG화학이 배터리 주요 소재 가운데 하나인 분리막에 진출할 뜻을 적극적으로 내비치면서 소재 분야로 전선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최근 SK이노베이션과 LG화학이 2주 간격으로 나란히 CEO 간담회를 열었다. SK이노베이션은 1일, LG화학은 14일이다. 두 회사의 투자계획에서 단연 눈에 띄는 부분은 소재를 비롯해 배터리사업 관련 부분이다. 산출기준과 투자기간이 다른 만큼 명확한 비교는 어렵지만 두 회사의 방향성을 어느 정도는 엿볼 수 있다.
LG화학의 배터리 투자계획은 자회사 LG에너지솔루션이 8일 ‘K-배터리 발전 전략 보고대회’에서 밝힌 바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국내에서 10년 동안 배터리사업에 12조40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SK이노베이션은 5년 동안 배터리사업에 18조원을 투자한다. 투자금은 '생산능력 확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생산능력은 40GWh로 LG에너지솔루션(120GWh)의 3분의 1 수준에 그친다. SK이노베이션은 과감한 배터리 투자를 통해 생산 능력을 2025년에 현재의 다섯 배 규모인 200GWh로 늘리고, 2030년에는 500GWh로 확대할 계획이다.
LG에너지솔루션의 투자는 ‘인재와 기술 확보’에 방점이 찍혀 있다. 이미 글로벌 배터리 시장에서 업계 선두를 지키고 있는 만큼 이제는 기술력에서 승부수를 띄우는 모양새다. 오창, 대전, 수도권을 중심으로 ‘배터리 R&D(연구개발) 및 생산기술 삼각 허브’를 구축하고 차세대 배터리 전문인력을 육성하기 위해 오창2공장에 교육기관인 'LG IBT(Institute of Battery Tech)'도 설립한다.
배터리에 이어 소재 분야에서도 LG와 SK의 접전이 예고된다. 두 회사가 배터리 소재 투자를 강화하는 이유는 이 시장이 2021년 39조원에서 2026년 100조원 규모로 급격하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앞으로 전기차 시장이 본격 열리면 전기차의 성능 향상 및 원가 절감을 위한 소재의 중요성도 한층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배터리 4대 핵심소재로 양극재, 분리막, 음극재, 전해질이 꼽힌다. 양극재는 4대 소재 중에서도 핵심으로 꼽힌다. 생산원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40% 수준으로 가장 높으며 전기차의 경쟁력을 보여주는 주행거리에도 결정적 영향을 미친다.
또다른 핵심 소재인 분리막은 생산원가의 15%를 차지하며 안전성에 영향을 미친다. 양극재와 음극재의 접촉을 막아 발열·화재 등을 예방하는 역할을 한다.
LG화학은 5년 동안 배터리 소재 분야에 6조원을 투자한다. LG화학은 온라인 간담회에서 모두 10조원의 투자계획을 밝혔는데 이 가운데 배터리 소재 분야에 6조원으로 절반 이상의 투자가 집중된다.
현재 이미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양극재 뿐만 아니라 분리막, 음극 바인더, 방열 접착제, 탄소나노튜브(CNT) 등 폭넓게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분리막 시장에 적극적으로 진출하겠다는 의지를 밝혀 분리막사업을 하고 있는 SK이노베이션의 자회사 SK아이이테크놀로지와 새로운 전선을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과거 LG화학은 분리막사업을 하다 외부 조달이 낫다는 판단에 지난 2015년 생산시설을 일본 도레이에 매각했다. 하지만 신학철 LG화학 대표이사 부회장은 간담회에서 배터리 소재사업 확대를 위해 분리막사업을 본격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는 기술력과 시장성을 모두 갖춘 기업을 대상으로 인수합병(M&A)이나 조인트벤처(JV) 등을 검토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분리막에 5조원을 투자한다. 자회사 SK아이이테크놀로지의 분리막 생산능력을 현재 연간 14억㎡에서 2025년 40억㎡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SK아이이테크놀로지는 지난해 프리미엄 습식 분리막 시장에서 점유율 26.5%로 세계 1위를 차지하는 등 높은 경쟁력도 갖추고 있다.
자금 조달은 두 회사 모두 기업공개(IPO)가 핵심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안에 상장한다는 목표로 현재 관련 절차를 밟고 있다. 현재 몸값은 최소 50조원에서 최대 100조원까지 거론된다.
SK이노베이션 역시 분사 및 상장 계획을 밝혔다. 김준 총괄사장이 직접 배터리사업의 분사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시기를 놓고는 “밸류에이션을 제대로 인정받을 수 있는 시점에 IPO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무리하게 시기를 앞당겨 추진하지는 않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두 회사의 간담회 방법도 눈에 띈다. SK이노베이션은 ‘스토리 데이’란 이름으로 행사를 열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강조하고 있는 ‘파이낸셜 스토리’에서 착안한 이름이다. 행사에 김준 사장뿐 아니라 조경목 SK에너지 사장, 나경수 SK종합화학 사장, 노재석 SK아이이테크놀로지 사장 등 주요 계열사 대표가 모두 출동했다. 사외이사인 김종훈 이사회 의장까지 연단에 섰다.
반면 LG화학은 신학철 부회장의 ‘원맨쇼’였다. 사회자를 제외하면 신 부회장이 처음부터 끝까지 혼자서 간담회를 채웠다. 투자전략을 직접 설명했고 질의응답도 혼자 모두 소화했다. LG화학은 당초 여수공장에서 간담회를 열 계획이었으나 코로나19 상황이 심각해지면서 행사를 온라인으로 대체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
- 아이온운용, 부동산팀 구성…다각화 나선다
- 메리츠대체운용, 시흥2지구 개발 PF 펀드 '속전속결'
- 삼성SDS 급반등 두각…피어그룹 부담 완화
조은아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반환점 돈 진옥동 체제]톱티어 부족한 '비은행'…전략 마련 고심
- [반환점 돈 진옥동 체제]제2의 '베트남' 찾을 수 있을까
- 미국 증권사 인수한 한화생명…자산운용 시너지 겨냥
- [반환점 돈 진옥동 체제]높은 주가 상승률…'의지'가 '타이밍'을 만나면
- [반환점 돈 진옥동 체제]불리한 출발선…'내실'은 챙겼다
- [반환점 돈 진옥동 체제]'연착륙' 끝났다…'연말 인사'에 쏠리는 시선
- [반환점 돈 진옥동 체제]후반전 시작, 남은 과제는
- [금융지주 밸류업 비교]배당과 자사주 매입·소각 균형점은
- [금융지주 밸류업 비교]'결과'로 말한다, 달랐던 시장 반응
- [한화 금융 계열사는 지금]한화생명, 본업 경쟁력과 미래 먹거리 '이상 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