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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신이디피, 자사주로 '일거삼득' 효과 노린다 전량 처분·소각 예정, 투자재원 확보·지배력 유지 효과·주주가치 제고 기대

황선중 기자공개 2021-07-22 07:30:19

이 기사는 2021년 07월 20일 07:5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차전지 부품 제조업체 '상신이디피'가 자사주를 매각과 소각을 동시에 진행하기로 하면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지난해 주가 안정을 위해 매입한 자사주를 활용해 당면한 숙제를 해결하려 한다는 관측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코스닥 상장사 상신이디피는 지난 16일 이사회를 열고 자사주 전량(35만주)을 처분 및 소각하기로 결의했다. 전체 주식수(1333만주)의 2.6%에 해당하는 규모다. 지난해 3월 코로나19 사태로 주가가 폭락했을 당시 매입한 물량이다. 자사주 12만주는 처분하고, 나머지 23만주는 소각할 예정이다. 투자재원 확보 및 지배력 유지 방안이란 해석이다.


1992년 1월 상신정밀로 시작한 상신이디피는 2차전지용 부품을 생산하고 있다. 초기에 이른바 브라운관 TV로 알려진 CRT TV용 부품으로 시작했지만, 현재 2차전지 부품에 주력하고 있다. 주요 고객사는 삼성SDI다. 최근 몇 년 사이 전기차 시장 급성장에 따른 2차전지 호황으로 경쟁이 한층 가열됐다.

특히 변화하는 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투자가 필요했다. 2018년 들어서 생산능력(capa)을 늘리기 위해 설비투자를 확대했다. 같은해 11월 삼성SDI 공장이 자리한 헝가리에도 진출했다. 현재 해외 현지법인은 대신전자(중국), 상신하이텍(중국), 상신에너텍(말레이시아), 상신헝가리(헝가리) 등 총 네 곳이다. 모두 2차전지 부품 제조업체다.

연구개발비도 늘렸다. 전체 매출액(별도 기준)과 비교해 연구개발비 비중은 2017년 0.48%에서 올해 1분기 8.73%로 증가했다. 주로 금형 설계와 금형틀 제작, 금형정밀가공 등 연구에 집중했다. 같은 기간 전체 인력대비 연구개발인력 비중도 2.18%(4명)에서 13.5%(26명)로 늘었다.

불어난 투자비용을 감당하고자 외부에서 자금을 조달했다. 2018년엔 120억원 규모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2019년엔 100억원 규모 제2회차 전환사채(CB)를 발행했다. 조달 자금은 대부분 설비투자 등에 투입됐다. 그 이후로 추가적인 외부 자금 조달은 없는 상황이다. 경영권 유지 차원에서 부담으로 작용했을 것이란 관측이다.

현재 최대주주는 창업주인 김일부 대표다. 지분율은 14.82%다. 다음으론 배우자인 장태선 씨(7.27%), 자녀인 김민철 이사(3.02%), 김지현 씨(1.57%) 등이다.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을 모두 합친 오너일가 지분율은 27.06%다. 제2회차 CB 물량 95만여주가 서서히 주식으로 전환된다는 점은 지배력 유지에 악영향을 미치는 요인이다.

난처한 상황에서 꺼낸 카드는 자사주였다. 상신이디피는 우선 자사주 23만주를 소각하는 방식으로 오는 28일 상장 예정인 CB 전환 물량(23만주)에 대응하겠단 계획이다. 새롭게 발행되는 신주만큼의 자사주를 소각해 총 발행 주식수를 유지하겠다는 의도다. 그만큼 최대주주 지분율 변동이 최소화된다. 주주들의 불만도 달랠 수 있다.

동시에 약 21억원 규모의 나머지 자사주 12만주를 처분해 투자 자금도 마련할 예정이다. 처분 주식은 모두 보통주로, 시장을 통해 매도하겠다는 입장이다. 처분 예정기간은 오는 17일부터 10월 16일까지다. 결국 상신이디피 입장에선 자사주를 통해 기업가치와 주주가치 제고뿐 아니라 동시에 지배력 약화도 피할 수 있게 됐다는 분석이다.

상신이디피 관계자는 "기업가치와 주주가치를 위해서 자사주를 처분, 소각했다"면서 "투자 자금은 전반적인 투자 활동에 사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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