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환하는 엔씨, 상환하는 넷마블 [캐시플로 모니터]현금 넘쳐도 회사채 발행, 초저금리·자본시장 소통 등 목적
원충희 기자공개 2021-07-29 07:16:20
이 기사는 2021년 07월 28일 15시13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엔씨소프트는 최근 발행한 회사채(2400억원) 가운데 1400억원을 기존 차입금 상환에 쓸 예정이다. 재무구조상 외부조달이 불필요함에도 초저금리 기조와 신용도 유지, 자본시장과의 소통차원에서 채무를 안고 간다. 여력이 생기면 차입금부터 갚는 넷마블과 대조되는 행보다.엔씨소프트는 넥슨, 넷마블과 함께 '3N(쓰리엔)'으로 불리는 국내 3대 게임사 중 하나다. 조 단위 매출과 지난해 8000억원 넘는 영업이익, 7000억원을 웃도는 영업활동현금흐름을 창출한 우량기업이다.
최근 우수한 신용도(AA)를 바탕으로 2400억원의 공모채를 발행, 이 중 1400억원을 기존 발행분(2019년 1월 발행)의 차환에 쓰고 나머지 1000억원은 RDI센터(가칭) 건립을 위한 토지비 가운데 중도금 2~4차 지급 목적에 사용할 예정이다. 기존 회사채는 만기가 내년 1월로 여유가 있지만 미리 갚기로 했다.

사실 엔씨소프트는 게임업계에서 알아주는 현금부자로 회사채를 통해 시장성 조달을 할 필요가 없는 곳이다. 올 1분기 말 기준 현금성자산(단기금융상품 포함)은 8000억원이 넘으며 단기투자자산까지 합치면 2조2000억원을 웃돈다.
또 현금성자산의 상당부분이 개발자회사에 비축돼 있는 넥슨, 넷마블과 달리 엔씨소프트는 개발과 유통(퍼블리싱)을 같이 맡고 있어 현금이 본사에 쌓여 있다. 연결재무와 별도재무 간 현금성자산 규모가 큰 차이가 없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자회사로부터 배당·차입 등의 절차를 거치지 않고도 현금을 적시에 꺼내 쓸 수 있다.
그럼에도 엔씨소프트는 기존 차입금 상환보다 차환을 선택했다. 엔씨소프트가 공모회사채 시장을 처음 찾은 시기는 2016년 1월, 당시 발행한 3년물(1500억원)의 만기가 2019년에 도래하면서 한번 차환발행을 했다. 이번 회사채 발행은 두 번째 차환인 셈이다.
엔씨소프트가 6년째 회사채 부채를 안고 가는 데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일단 자본시장과의 소통창구를 계속 열어놓고 신용등급을 유지하는 것이다. 특히 이번에는 3년물뿐 아니라 5년물(1300억원)과 7년(400억원) 발행에 성공하면서 영역을 넓혔다.
초저금리 기류가 이어지는 것도 원인 중 하나다. 하반기 금리인상 관측이 나오면서 미리 싼 이자에 현금을 확보하려는 기업들이 회사채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배당 등 자기자본 비용이 높은 회사일수록 회사채 시장을 눈여겨볼 요인이 크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회사채는 이번이 세 번째인데 이전에도 차환하는 형식으로 (부채를) 계속 갖고 왔다"라며 "회사 차원에서 신용도나 시장수요에 대해 계속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엔씨소프트의 이 같은 행보는 여력이 생기면 차입금부터 갚는 넷마블과 대조되는 모습이다. 넷마블은 지난해 코웨이 인수목적으로 은행권에서 차입한 5000억원을 최근 전액 상환했다. M&A로 대규모 현금유출이 발생한 지 1년 만에 곳간이 어느 정도 채워지자 빚부터 갚았다.
시장 관계자는 "게임사도 업체마다 재무성향이 다른데 넷마블은 빚지는 걸 좋아하지 않아 단기에 빨리 갚으려는 경향이 있다"라며 "반면 엔씨소프트는 급전이 필요하지 않아도 자금조달처 관리차원으로 회사채 차환을 계속 이어가는 모양"이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임재택 대표 자리 지킨다…KCGI 인수의지는 '여전'
- 임재택 변심에 당황한 다올증권, 황준호 체제 이어지나
- [회생절차 밟는 홈플러스]김광일 MBK 부회장 "전단채 내용 파악 아직"
- [회생절차 밟는 홈플러스]고개 숙인 경영진, "모든 채권 변제 방침"
- '조단위 공모' DN솔루션즈, 유가증권시장 상장 시동
- 운용사 모으는 미래에셋증권, '포스트 IPO'까지 챙긴다
- NH프리미어블루, '알테오젠' 포트폴리오에 담았다
- 르네상스운용, '공모주플러스 2호' 펀드 론칭
- [교보악사운용은 지금]7년만에 ETF 시장 재진출…라인업 확보 필수불가결
- [회생절차 밟는 홈플러스]하나증권, 단기물 투자자 대응에 '분주'
원충희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Board Change]삼성증권, 이사회 합류한 박경희 부사장…WM 위상↑
- [Board Change]삼성생명, 3회 연속 CIO 사내이사 중용
- [그룹 & 보드]기타비상무이사로 본 SK온·하이닉스 중요성
- [Board Change]'반도체 부품' 승부수 LG이노텍, 반도체협회 부회장 영입
- [Board Change]포스코홀딩스, '장인화의 사람들' 주요 계열사 이사 겸직
- 카카오의 M&A, 이사회의 책임
- [Board Change]한화갤러리아, 사내이사 인사코드 '전략→영업'
- [Board Change]현대모비스, R&D 빠지고 HR 합류…인건비 영향?
- [지배구조 분석/삼성생명]삼성화재 자회사 편입…금융지주사 요건은 아직
- [오너가 등기이사 점검]3세 경영 들어선 삼천리, 총수일가 등기는 '제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