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생법인 'SK배터리', IPO 시점은 언제쯤? 적정 밸류 인정·신속한 자금 조달 사이 '골든 타임' 관건
박기수 기자공개 2021-08-06 07:31:05
이 기사는 2021년 08월 05일 14시1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이노베이션이 배터리 사업 물적 분할을 공식화하면서 단일 법인이 될 'SK배터리'의 기업공개(IPO) 시점에 관심이 쏠린다. 업계는 SK배터리가 충분한 현금창출력을 갖춰 제대로 된 몸값을 책정받을 시점에 IPO를 진행할 것으로 내다본다. 이미 IPO 절차를 밟고 있는 선두주자인 LG에너지솔루션의 사례에도 관심이 쏠린다.IPO를 진행하는 회사 입장에서 가장 큰 관건은 제대로 된 밸류에이션을 측정받을 수 있는지 여부다. 전기차 배터리 산업이 촉망받는 산업군이라는 점에는 업계의 이견이 없으나 회사의 현금창출력이 몸값 책정에 핵심적인 요소라는 점도 부정할 수 없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SK이노베이션 배터리 사업이 물적 분할 직후 IPO에 나설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게 업계의 공감대다. SK이노베이션 배터리 사업부는 올해 1분기 영업손실 1767억원에 이어 2분기에도 979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배터리 사업이 아직 '돈 버는 사업'의 단계까지 올라오지 않았다는 의미다.

통상 IPO는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이나 영업활동현금흐름(OCF) 등이 본격적으로 창출되는 시점부터 진행한다. 다만 대규모 투자가 단기간 내 이뤄져야 한다는 배터리 산업의 특성상 'SK배터리'의 분사 시점은 통상의 경우보다 빨라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실제 SK이노베이션은 5년 동안 배터리 사업에 17조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SK이노베이션의 현금성자산 등을 고려했을 때 외부 자금 조달 없이는 불가능한 투자다. 업계는 자금 조달의 핵심 방안인 IPO가 빨라져야 전체적인 투자 계획이 차질없이 실행될 가능성을 언급한다.
배터리업계 관계자는 "밸류를 인정받는 것도 중요하지만 선제적 투자를 위한 자금조달의 신속성도 중요하다"라면서 "BEP 달성도 하지 못한 시점에서 분사를 서둘러 결정한 것도 신속한 자금조달을 위한 결정이었을 공산이 크다"고 말했다.
SK배터리의 IPO 시점이 동종업계 선발 주자인 LG에너지솔루션의 IPO 타임라인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는 시각도 있다.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 역시 지난 달 열렸던 '스토리 데이' 행사에서 "밸류에이션을 제대로 인정받을 수 있는 시점에 IPO를 진행할 것"이라며 서두름보다 신중함에 방점을 두겠다는 발언을 했다.
LG에너지솔루션의 IPO 플랜은 BEP 달성 후 약 2년 뒤이자 의미있는 영업이익이 창출된 직후부터 가동됐다. 물적 분할 이전 'LG화학 배터리사업부' 였던 LG에너지솔루션은 간간히 소기의 성과를 달성하기는 했으나 소형 전지를 제외한 '전기차 배터리' 사업이 BEP(손익분기점)를 달성한 것은 2018년 4분기다.
이후 계속 손익분기점 아래를 맴돌다가 작년 2분기 의미있는 영업이익을 창출하면서 다시 한번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올해에도 LG에너지솔루션은 상반기 영업이익 1156억원을 기록하는 등 본격적인 현금창출이 시작됐다는 신호를 시장에 꾸준히 보내고 있다.
SK배터리는 흑자전환이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분사가 공식화했다는 점에서 LG의 케이스와 다르다. 다만 물적 분할의 궁극적인 목적은 '분사' 그 자체라기보다는 자금조달을 위한 IPO라는 점을 고려했을 때 서둘러 IPO를 진행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제기된다.

그렇다면 그 시점은 언제일까. 힌트는 SK이노베이션이 직접 밝혔다. 2분기 실적발표회에서 SK이노베이션은 "2022년(내년) 영업이익 BEP 초과 달성에 이어 2023년 미들 싱글 디짓(Middle single digit), 2025년 하이 싱글 디짓(High single digit) 영업이익률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LG에너지솔루션의 타임라인을 밟는다면 IPO 시점은 2022년 이후가 될 것으로 보인다.
배터리업계 관계자는 "SK가 배터리 사업에서 충분히 현금흐름을 창출한 뒤 IPO가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면서 "대규모 투자를 위한 적절한 자금 조달 역시 중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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