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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N의 넥스트레벨]이준호, 창립 8주년 만에 '비전' 꺼냈다①자회사 IPO 계획 발표, 신사업 로드맵 공유…어수선한 내부 다잡기

원충희 기자공개 2021-08-23 08:07:42

[편집자주]

2013년 네이버와 결별한 후 홀로서기에 나선 NHN은 그간 '탈게임' 행보를 걸으며 고군분투했지만 존재감이 큰 곳은 아니었다. 그러던 중 최근 8주년 기념 비전 선포를 통해 종합 ICT기업을 표방하고 자회사 상장계획 등을 밝히며 화제가 됐다. 새로운 10년을 준비하는 NHN의 '다음 단계'가 무엇일지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8월 19일 07: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30년까지 글로벌 톱티어 테크 기업으로 성장하겠다."

NHN이 지난 2일 창립 8주년 행사에서 선포한 'VISION 10'의 주요 내용이자 목표다. 2013년 네이버와 분할을 통해 탄생한 지 8년여 만에 나온 공식적인 비전이란 점에서 주목되고 있다. 이준호 회장은 왜 지금 갑작스레 '비전'을 꺼냈을까. IT업계에선 작년 말, 올 초 임원 물갈이와 조직쇄신 이후 어수선해진 분위기를 다잡기 위한 카드로 보는 시각이 있다.

NHN이 제시한 비전은 △클라우드 △커머스 △콘텐츠 △페이먼트 등 신사업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향후 10년 내 일본, 중국, 동남아 등 아시아 시장과 북미·유럽지역 법인을 설립하고 글로벌 기업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종합 ICT 기업이 되겠다는 목표다. 아울러 NHN커머스와 NHN고도를 시작으로 NHN클라우드의 분사 및 상장(IPO) 계획도 알렸다.

*정우진 NHN 대표

이날 행사에는 정우진 NHN 대표(사진)를 비롯해 정연훈 NHN페이코 대표, 백도민 클라우드사업본부장, 박근한 AI사업본부장, 이진수 NHN데이터 대표, 백창열 NHN두레이 대표, 이윤식 NHN커머스 대표, 폴 리(Paul Lee) NHN글로벌 대표 등이 참여해 사업부문별 목표와 전략을 공유했다.

은둔의 경영자라 불리는 이준호 회장(사진)도 나섰다. 사내통신망에 레터를 띄워 NHN의 그간 성과와 향후 비전에 대해 자평했다. 이 회장이 사내 임직원들에게 이렇게 메시지를 보내는 것은 상당히 이례적인 일이다.

NHN은 2013년 네이버와 결별할 때 한게임으로 대변되는 게임과 엔터테인먼트 사업부문을 들고 나왔다. 분할 후 고도소프트(현 NHN고도) 인수, 페이코 사업 신설, 음원사이트 벅스 인수 등 탈게임 행보를 보였다.

그동안 다양한 사업을 벌였지만 이 회장이 비전을 내·외부적으로 공표한 적은 없었다. 특히 이번에는 분사도 안한 클라우드 부문에 대해 IPO부터 먼저 얘기한 것도 너무 앞서나간 행보로 여겨졌다.

NHN 관계자는 "클라우드는 공공·민간사업 주도권을 잡기 위해 독립적으로 떼어낼 필요가 있다고 고민한 끝에 내년으로 목표로 잡고 분사를 준비 중"이라며 "IPO 방식과 시기 등은 아직 결정된 것이 없고 클라우드 분사 외에 가시화된 부분도 없다"라고 설명했다.

IT업계에선 NHN의 이번 비전 발표식이 내부행사였다는 점을 주목했다. 임원 물갈이와 게임사업 축소로 내부 분위기가 어수선한 타이밍에서 8주년 기념을 계기로 이번 비전 선포가 나왔다는 것이다. 내부 다잡기를 염두에 뒀다는 관측이 나왔다.

실제로 올 초 NHN 본사와 개발 자회사 등에서 게임사업을 총괄하고 있는 실무 임원들이 대거 사임하거나 보직 해임됐다. 최근에는 진은숙 최고기술책임자(CTO)를 비롯해 커머스 사업의 일부 임원들도 자리를 떠났다. 개발인력은 물론 홍보 등 경영지원 업무에서도 인력이 상당수 이탈했다는 전언도 들린다. 어수선한 사내 분위기 다잡을 필요가 큰 시점이다.

IT업계 관계자는 "최근 NHN의 임원 물갈이는 몇 년간 게임 신작의 성과가 부진하자 단행된 책임성 인사"라며 "2013년 홀로서기 이후 시작한 커머스·콘텐츠·페이먼트 등 게임 외 신사업의 실적이 궤도에 오르면서 경영진 사이에선 이제 내보일 수 있을 자신감이 생겼다"라고 말했다.

*이준호 NHN 회장

NHN의 신사업 실적은 상반기 기준 결제 및 광고 매출이 3774억원, 웹툰·음원·커머스 등이 3028억원으로 각각 41%, 33% 수준이다. 게임은 26.2%에 그쳐 본류라고 할 만한 비중이 되지 못했다. 성장동력은 결국 게임이 아닌 비게임 신사업에 있는 셈이다. 특히 클라우드, 이커머스, 테크핀 사업은 자본시장에서 몸값이 핫한 업종이기도 하다. NHN이 내세운 종합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은 이 같은 시장흐름에 부합한다.

NHN 관계자는 "결제, 클라우드 등 신사업이 잘 진행되고 있는 걸 내부직원들에게 알리고 10년 후의 로드맵 등을 내·외부적으로 알리고자 하는 취지"라며 "비전선포식 같은 건 내부향으로 메시지 담은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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