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너지솔루션, 초대 CRO로 한웅재 법무실장 낙점 5월 리스크관리책임자 도입...전사 차원의 위기 대응 컨트롤타워 역할
조은아 기자공개 2021-08-23 11:24:22
이 기사는 2021년 08월 19일 08시0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에너지솔루션이 CRO(Chief Risk Management Officer) 보직을 신설하고 한웅재 법무실장(전무)을 선임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급격하게 사세를 확장하고 있고 기업공개(IPO)도 앞두고 있어 리스크 관리가 중요한 과제로 떠올랐다. 화재나 소송을 비롯해 각종 사건사고가 많았던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19일 LG에너지솔루션에 따르면 한웅재 전무(사진)가 5월부터 CRO를 겸직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이 CRO를 선임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위기관리 체계를 강화하기 위해 전사 차원의 위기 대응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하는 CRO를 신설 및 운영하게 됐다”며 “발령은 5월 초 이뤄졌다”고 말했다.

금융회사에서는 CRO가 주요 보직 중 하나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이들은 대표이사(CEO)나 최고재무책임자(CFO)에 버금가는 CRO를 정점으로 독립적이고 전문화된 리스크 관리 조직을 꾸리고 있다. CRO는 회사가 처할 수 있는 위기를 사전에 진단하고 대응책을 모색하는 역할을 한다. 대표적으로 금융회사의 자본적정성 및 자산건전성 등 재무지표를 관리한다.
LG에너지솔루션에서는 법무실장이 CRO를 겸직한다는 점이 눈에 띈다. 보통 CRO를 도입한 기업이 재무적 리스크를 염두에 뒀다면 LG에너지솔루션은 사업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법적 리스크에 방점을 찍은 모양새다. 기업의 법무 직무는 적극적인 법률 지원을 통해 회사의 재산을 보호하고, 경영 활동에 대한 법적 리스크를 관리한다는 점에서 CRO의 역할과 맞닿아 있다.
한 전무는 LG화학이 2019년 말 영입한 인물로 지난해 LG에너지솔루션이 분사하면서 함께 이동했다. 검사 출신으로 2016년 서울중앙지검 형사8부장으로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을 담당했고 2017년에는 검찰 특별수사본부 주임 검사로 박근혜 전 대통령을 대면조사하며 이름을 알린 인물이다.
한 전무는 LG에너지솔루션이 SK이노베이션과 벌인 치열한 배터리 소송전에서 승리를 거두면서 회사 내 입지를 한층 탄탄하게 다졌다는 평이다. 애초에 한 전무의 영입이 해당 소송전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는데 소송전에서 핵심 역할을 톡톡히 하며 존재감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위기 대응을 총괄하는 CRO를 겸직하면서 회사 안팎에서 한층 입지가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한 전무는 현대자동차의 코나EV 자발적 리콜 과정에서도 원만한 합의를 이루는 데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코나EV 등 일부 차종에서 화재가 발생하며 현대차는 리콜에 착수했다. 전체 리콜비용은 1조원 규모로 현대차가 30%를, LG에너지솔루션이 나머지를 분담하기로 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SK이노베이션과는 합의를 이뤘지만 여전히 각종 법률 리스크에 직면해있다. LG에너지솔루션의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소형 2차전지 가격 담합과 관련해 이스라엘의 소비자들이 제소한 1건의 집단소송에 피소돼 있다. 이 밖에 피소돼 계류 중인 소송이 130건이 넘는다.
상장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화재 사고에 따른 리콜 소식도 이어지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의 모회사 LG화학은 제너럴모터스(GM) 쉐보레의 볼트EV 배터리 리콜 충당금 910억원을 올해 2분기 영업이익에 반영해 정정 공시했다. LG에너지솔루션 영업이익은 8152억원에서 7252억원으로 11% 이상 줄었다.
LG에너지솔루션이 화재 사고로 리콜비용을 반영한 것만 벌써 세 번째다. 올해 초 발생한 코나EV 리콜비 분담으로 5500억원을 지난해 실적에 반영했으며 2분기 실적에는 ESS 배터리 리콜 충당금 4000억원을 반영했다. 이번 볼트EV 충당금까지 더하면 배터리 관련 충당금은 1조원을 훌쩍 넘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안에 코스피 시장에 입성한다. 한국 IPO 역사상 최대 규모가 될 것으로 예상되며 현재 상장예비심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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