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시플로 모니터]에쓰오일, 샤힌 프로젝트 대비 부채 줄이기 '총력'상반기 최대 영업익, 현금흐름 개선...차입금 상환, 최우선 순위
박상희 기자공개 2021-08-27 07:38:57
[편집자주]
기업의 안정성을 보는 잣대 중 가장 중요한 것 하나는 '현금'이다. 현금창출능력이 뛰어나고 현금흐름이 양호한 기업은 우량기업의 보증수표다. 더벨은 현금이란 키워드로 기업의 재무상황을 되짚어보는 코너를 마련했다.
이 기사는 2021년 08월 24일 11:1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정유업체 빅4 가운데 상반기 가장 많은 영업이익을 거둔 에쓰오일(S-OIL)이 대규모 자금이 투입되는 샤힌 프로젝트에 대비해 재무 체질개선에 나서고 있다. 상반기 에쓰오일의 현금 지출 가운데 가장 규모가 컸던 항목은 바로 '차입금 상환'이었다. 차입금 규모와 자본적 지출(CAPEX)을 최소화 해 현금을 최대한 쌓아놓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에쓰오일은 상반기 영업이익 1조2002억원을 달성했다. 이는 2016년 상반기 1조1326억원을 뛰어넘은 역대 최대 실적이면서 동시에 정유4개사 가운데 가장 많은 영업이익을 거둔 것이다. SK이노베이션(1조90억원)과 GS칼텍스(1조118억원) 역시 3년 만에 반기 영업이익이 1조원을 넘어섰다. 현대오일뱅크는 영업이익 6785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 증가로 영업활동현금흐름도 자연스럽게 증가했다. 현금흐름표에 따르면 상반기 영업으로부터 창출된 현금흐름은 9389억원으로 1조원에 육박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5454억원 대비 2배 가까이 증가했다.
현금흐름표를 살펴보면 투자 규모를 최소화하고 부채 규모를 줄여 재무구조를 개선하겠다는 에쓰오일의 의지가 읽힌다.
상반기 가장 두드러지는 현금 유출 항목은 차입금의 상환이었다. 차입금을 상환하는데 쓴 3400억원이 가장 큰 지출이었다. 차입금 상환 규모는 지난해 같은 기간 1231억원 대비 3배 가량 늘어난 수준이다.
에쓰오일이 상환한 부채는 단기차입금에 집중됐다. 6월 말 기준 단기차입금 규모는 2조5930억원으로 최근 몇 년 새 가장 낮은 수준이다. 2018년말 기준 2조9350억원으로 3조원에 육박했던 단기차입금은 2019년말 2조8250억원, 2020년말 2조6150억원으로 계속 하향 추이를 그려왔다.
올 1분기말 기준 3조2440억원으로 치솟았던 단기차입금은 에쓰오일이 2분기 차입금 상환에 우선순위를 두면서 다시 2조원 중반대로 내려갔다. 장기차입금 역시 지난해말 3조1950억원에서 6월말 기준 2조9650억원으로 감소했다.
이같은 에쓰오일의 재무구조 개선 노력은 신용평가사에서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글로벌 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3월 에쓰오일의 국제 신용등급 전망을 기존의 ‘부정적’에서 ‘안정적’으로 상향 조정했다.
S&P는 에쓰오일이 지난해 코로나19 영향으로 부진한 영업실적에도 불구하고 전년 대비 차입금을 1조원 가량 줄인 부분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는 현금 확보에 주력한 국내 타 정유사들과는 차별화되는 행보였다.
차입금 상환 다음으로 유출 규모가 컸던 계정은 유형자산의 취득이다. 유형자산이란 토지, 건설중인 자산, 차량운반구, 건물, 기계장치, 구축물 등 기업이 영업활동에 사용할 목적으로 보유하고 있는 구체적인 형태가 있는 자산을 일컫는다. 상반기 유형자산 취득에 쓴 자금은 137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2283억원 대비 절반 가까이 줄었다.
재무활동현금흐름에 포함되는 배당금 지출도 상반기 역대급으로 최소화했다. 2020년 결산 배당금은 보통주는 지급하지 않았고 우선주 1주당 25원으로 결정됐다. 배당금총액은 9594만원으로 1억원에도 미치지 못했다.
상반기 실적이 개선되면서 중간 배당 규모는 2020년 결산배당보다 규모가 증가했다. 중간배당은 보통주 1주당 1000원, 우선주 1주당 1000원으로 결정됐다. 배당금총액은 1164억원이다. 중간배당 지출은 3분기 현금흐름표 재무적투자흐름에 반영된다.
에쓰오일이 이처럼 현금 지출 규모를 최소화 하는 이유는 향후 ‘샤힌 프로젝트’에 대비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샤힌 프로젝트는 아직 구체적인 투자규모도 나오지 않은 상태다. 부채 규모를 최대한 줄여 건전한 재무 상태를 만들어 놓고 샤힌 프로젝트가 구체화할 때 조달 비용을 최소화 하겠다는 복안으로 풀이된다.
에스오일은 ‘2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샤힌 프로젝트는 기본 설계 작업이 코로나 사태로 잠시 중단됐는데 2분기 말 재개가 됐다“면서 ”그 결과를 가지고 내년 하반기에 최종 의사 결정을 위한 투자비 등을 좀 더 정확하게 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실적 개선에 힘입어 에쓰오일의 현금성자산 규모도 증가 추이를 보이고 있다. 에쓰오일의 현금성자산은 현금은 2018년말 7110억원, 2019년말 5550억원, 2020년말 1조820억원으로 1조원을 넘어섰다.
올 1분기말 현금은 1조8920억원으로 2조원에 육박했다. 2분기 차입금 상환 등에 나서면서 현금 규모는 1조487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감소했지만, 에쓰오일의 현금 비축 추세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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