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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사모펀드 소송 패소 충격…'책임자 누구' 인사 불가피 공식입장 유보, “판결문 검토 후 결정" 입장만 되풀이…5분만에 끝난 간담회

고설봉 기자공개 2021-08-30 07:20:55

이 기사는 2021년 08월 28일 07:47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법원이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 회장 손을 들어주면서 금융감독원이 난감한 처지에 놓였다. 특히 원장 교체 후 당장 시급한 금감원 인사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 사안으로 거론된다.

이번 징계를 주도한 윤석헌 전 원장은 금감원을 떠났지만 이를 도왔던 임원들은 여전히 남아 있다. 이번 사안을 계기로 이들에 대한 '징계성' 인사가 이뤄질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1부는 27일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이 금융감독원장을 상대로 낸 문책경고 등 취소 청구 소송을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앞서 손 회장은 해외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사태 관련 금감원으로부터 중징계 처분을 받았고, 제재가 부당하며 행정소송을 신청했다.

법원이 손 회장의 손을 들어줌에 따라 금감원 제재심의위원회의 정당성과 권위도 약화됐다는 평이다. 그동안 금감원은 소비자피해를 불러온 DLF와 라임펀드 등 사모펀드 부실 사태와 관련해 금융사 CEO들을 압박해왔다.

하지만 CEO 중징계에 활용된 논리인 ‘내부통제의무 위반’이 법원에 막히면서 힘을 잃게 됐다. 특히 재판부는 판결에서 금감원이 금융사 CEO 제재의 핵심 근거로 활용한 내부통제의무 위반은 제재의 근거가 될 수 없다고 밝혔다.

이날 재판부는 “금융회사지배구조법(지배구조법)상 내부통제를 소홀히 했는지는 (금융사 CEO) 제재사유가 아니다”면서 제재 사유 5건 중 4건은 무효라고 판단했다.

현행법상 내부통제 기준 ‘마련 의무’ 위반이 아닌 ‘준수 의무’ 위반을 이유로 금융회사나 그 임직원에 대해 제재조치를 가할 법적 근거가 없는데도 금감원이 법령상 허용된 범위를 벗어나 처분 사유를 구성했기에 징계를 인정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금감원은 이날 손 회장의 징계 취소소송 1심 패소 판결에 대해 입장을 유보했다. 온라인 기자 간담회를 통해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지만 특별한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특히 핵심 쟁점인 항소 여부 및 향후 제재심 추가 개최 등에 대해선 함구했다.

금감원은 항소 계획 및 일정, 다른 DLF 소송 영향, 무리한 제재심 진행, 향후 제재 일정 및 방향, 하나은행 제재심 영향, 내부통제 제도 운영 개선 여지, 내부통제의무 위반에 따른 향후 제재 기조, 제재심 관련 재량권 수정, 불완전 판매에 대한 CEO 책임 등 10가지 질문에 답변했다.

하지만 답변은 대동소이했다. 질문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못한채 유보했다. 금감원은 “판결문 입수 전으로 아직 구체적인 내용을 알 수 없는 만큼 판결문을 면밀히 검토한 후 항소여부 및 제재심 등을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감단회는 금감원 내부 검토를 거친 공식적인 자리였다. 사전 질의를 받았고, 이에 대한 답변을 사전에 내부에서 조율해 발표하는 형태로 간담회를 진행했다. 그럼에도 명확한 공식 입장을 낼 수 없을 정도로 금감원으로선 이번 패소에 따른 충격이 큰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 내부에서 금융사 CEO들의 행정소송에 대한 대응책을 마련하지 못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항소 여부를 떠나 ‘금융사 CEO를 겨냥한 무리한 제재심이 근거가 없었다’는 점에서 금감원 제재심의 공신력 자체가 땅에 떨어졌기 때문이다.

향후 열릴 제재심과 금융사에 대한 감독 업무도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권위 회복과 제재심 뒷수습을 동시에 진행해야 하는 만큼 묘수를 찾는데 골머리를 앓게 됐다는 평이다.

또 이번 패소와 향후 대책 마련 과정에서 어느 선까지 책임을 질 것인가에 대한 부분도 향후 정리해야할 문제다. 일련의 사모펀드 부실 사태와 제재심 과정에서 강경모드로 일관했던 금감원 내부 기류를 주도한 인사들에 대한 책임론이 일고 있다는 후문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신임 원장 취임 뒤 임원 일괄사표를 제출한 상태고 아직 후임인사 등에 대해선 명확히 정해진 것은 없다”며 “다만 금융사 CEO 제재에 강경일변도로 임했던 부분에 대해선 누군가 책임을 져야한다는 기류가 있다”고 밝혔다.

또 다른 금감원 관계자는 “정은보 원장은 법과 원칙에 의거해 일을 풀어가는 원칙주의자인데, 이번 판결은 과거 금감원이 법과 원칙 없이 자의적으로 CEO를 중징계했다는 법원의 판단을 받은 것”이라며 “향후 이 부분을 바로잡고 그에 대한 책임을 물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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