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 콘텐츠 기업 탐방]유니언플레이스, 직영 브랜드 갖춘 '디벨로퍼레이터'2호선 라인, 공실 건물 타깃…개발사업총괄·책임임차구조
신민규 기자공개 2021-09-06 10:26:29
[편집자주]
기능을 상실한 노후부지를 새롭게 해석해 복합적인 임차수요를 창출하는 '공간 비즈니스'가 뜨고 있다. 임차인의 업무와 주거생활 공간을 동시에 제공하면서 판매전시까지 가능하도록 하는 등 다양한 기능을 한 공간에 엮는 방식이다. 초기 부동산 개발 기획부터 설계, 시공을 넘어 위탁영업 역할까지 맡는다는 점에서 수요자에 한층 특화된 점이 특징이다. 더벨이 기존 공간상품 영역을 허물고 있는 공간 콘텐츠 기업의 행보를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21년 09월 01일 15:3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유니언플레이스는 새롭게 확보한 공간을 자사 직영 브랜드로 채워나가는 운영전략을 세웠다. 코리빙(co-living)과 코워킹(co-working)에 더해 식음료(F&B), 교육·헬스 등의 리테일 브랜드까지 직접 개발해서 입주하는 프로세스를 갖췄다.일반 공간 플랫폼 기업과 비교하면 인하우스 브랜드를 입주시킨다는 점에서 한발짝 나아간 것으로 평가된다. 건물주가 건물 전체를 직영하는 셈으로 상당한 품이 들어가긴 하지만 의사결정이 빨라지고 수익성도 개선되는 측면이 있다.
유니언플레이스는 KB부동산신탁 출신 이장호 대표(사진, 45세)가 2017년 설립했다. 부친으로부터 물려받은 교대역 인근 노후건물이 사업의 단초를 제공했다. 뉴욕대 부동산학과 유학시절부터 가지고 있었던 건물이 공실이 발생하자 건물주 입장에서 사업 필요성을 느꼈다. 유니언타운 교대점은 이렇게 탄생한 첫 작품이다.
이후 개발부지들은 2호선 라인을 따라 역세권으로 공략했다. 서울 부도심에 임대율 50% 미만의 저평가 자산이 주요 타깃이다. 유니언타운 당산점의 경우 2018년 매입 당시 137억원짜리 직업 전문학교 부지로 공실률이 60%에 달했다.
리모델링과 부대비용 40억원을 들여 공유주거, 공유오피스, 공유주방, 어학콘텐츠와 각종 F&B, 헬스 등의 리테일 시설을 자체 브랜드로 개발해 넣었다. 공실률은 제로로 떨어졌고, 올해 감평가는 230억원으로 늘었다.
유니언플레이스는 일차적으로 부지 딜소싱단계부터 참여해 개발사업을 총괄하는 디벨로퍼 역할을 맡는다. 매입과정에서 일부 지분을 투자하기 때문에 건물주 지위를 가진다. 완성된 건물에 대해 장기 책임임차를 맺어 오퍼레이터 역할도 하고 있다. 디벨로퍼와 오퍼레이터의 합성어로 '디벨로퍼레이터(devel-operator)'를 지향하고 있다.
브랜드 직영체제는 개발과정에서 필요를 체감하면서 굳어진 케이스다. 다른 곳에 임차를 주는 렌트 비즈니스로는 수익성은 물론 건물전체의 효과적인 운영이 어렵다고 판단했다.
딜소싱부터 입주까지 걸리는 공사 시간을 최소로 단축시킬 수 있다는 이점도 제공하고 있다. 입점할 브랜드를 스스로 만든 것이기 때문에 의사결정이 빠를 수밖에 없는 셈이다. 부동산 계약후 설계, 시공까지 통상적으로 15주 가량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니언타운 강남점의 경우 지난해 9월 300억원을 들여 매입했는데 리모델링을 완료하는데 3개월여밖에 소요되지 않았다. 올해 상반기 감평가액은 400억원대로 나타났다.
인하우스 브랜드간 운영과정에서 자연스레 협력하는 사례도 생기고 있다. 헬스클럽을 운영하는 '업핏 피트니스'에서 단백질빵 개발을 요청하면 공유주방을 운영하는 파티시에가 만들어서 공급하는 식이다.
전체 브랜드 총괄은 박지빈 이사(사진, 30세)가 맡고 있다. 박 이사는 이 대표와 함께 유니언플레이스 지분 일부를 가지고 있다. 한국체육대 출신으로 헬스클럽을 비롯한 스포츠 공간개발과 운영은 직접 맡기도 했다.
박 이사를 포함해 임직원 전체가 20대 초중반~30대 중반대 젊은 나이라 밀레니얼 세대 수요층을 공략할만한 시설운영과 상품 아이디어가 자유롭게 공유되고 있다.
사업개발축이 부지 딜소싱을 맡는다면 브랜드운영축이 공간을 채우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브랜드운영축은 스포츠, 어학, F&B, 공유오피스, 공유주거 등으로 나뉜다. F&B 브랜드 전반은 김혁진 실장이 맡고 있다.
박지빈 이사는 "기관투자가들이 선호할만한 역세권 입지를 공략해 리파이낸싱 부담을 덜고 있다"며 "공간 비즈니스 특성상 양적 팽창 방식으로 지속가능하기 어렵다고 보고 하나씩 품을 들여 늘려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