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 M&A 기싸움 KB-미래에셋, 결국 교통정리 인수금융-자문서비스 실적 각각 나눠 갖기로
감병근 기자공개 2021-09-06 08:05:57
이 기사는 2021년 09월 03일 11:3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중흥그룹이 대우건설 인수자금 조달 방안을 구체화하고 있다. 핵심 파트너인 KB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이 금융 조력 역할을 놓고 합의에 근접한 것으로 보인다. 대우건설 실사에서 큰 문제가 발견되지 않는다면 연말 딜 클로징 계획도 차질없이 진행될 전망이다.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KB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은 대우건설 금융 조력 분야에서 각각 주도적으로 맡을 역할에 대해 큰 틀에서 합의했다. 두 증권사는 그동안 대우건설 인수금융 주선과 인수자문 주도권을 두고 신경전을 벌여온 것으로 알려졌다.
KB증권은 인수금융 주선을 전반적으로 이끌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위해 대표금융 주선기관(MLA: Mandated Lead Arranger)을 맡는 방안이 유력하다.
KB증권은 대우건설 본입찰 발표 뒤 2주 만에 9000억원 규모의 투자확약서(LOC)를 제출하는 등 상대적으로 인수자문보다 인수금융에 힘을 실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다만 조단위로 추정되는 인수금융 일부에 대해서는 미래에셋증권도 공동주선 권한을 보유할 것으로 전해졌다. 중흥그룹이 대우건설 인수 우선협상대상자에 선정된 뒤 복수의 시중은행과 접촉해왔다는 점을 고려하면 KB증권, 미래에셋증권 외에 제3의 인수금융 주선기관이 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중흥그룹 입장에서는 제3의 인수금융 주선기관을 활용하는 것이 더욱 합리적인 조달방안을 짜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기관들이 딜 초기부터 협력해온 KB증권, 미래에셋증권의 우선권을 인식하고 있는 만큼 중흥그룹에게 유리한 조건을 제안했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렇게 된다면 미래에셋증권은 인수금융보다는 인수자문 역할에 집중할 가능성이 크다. 미래에셋증권은 대우건설 인수와 관련해 중흥그룹에게 초기부터 인수자문을 제공해왔다. 여기에는 정창선 중흥그룹 회장과 최현만 미래에셋증권 수석부회장이 같은 호남 출신으로 친분이 있다는 점이 작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중흥그룹이 자금조달 방안을 구체화하면서 올해 안에 잔금을 납부하고 딜을 마치겠다는 계획에도 속도가 붙는 모양새다. 중흥그룹은 2조1000억원에 달하는 대우건설 인수금액 가운데 절반 가량은 인수금융을 활용하고 나머지 절반은 가용 현금을 모아 마련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흥그룹 핵심계열사인 중흥토건과 중흥건설은 지난해 연결기준으로 6500억원 규모의 현금성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기타 계열사들의 자금까지 모두 끌어온다면 현금성자산이 1조원에 이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변수는 현재 진행중인 대우건설 실사에서 중대한 문제가 발견될 지 여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중흥건설은 해외사업을 중심으로 대우건설 상세실사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017년 호반건설로 매각이 무산됐을 때 해외사업 부실이 드러나며 딜이 무산됐기 때문이다. 당시 호반건설은 모로코 복합화력발전소 사업에서 잠재손실이 3000억원 규모라고 판단하고 대우건설 인수를 포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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