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테크 오너십 점검]넷마블, 코웨이 인수로 희석된 대주주 지배력④그룹 볼륨 커졌지만 지분 그대로, 이사회 통해 장악력 확보
원충희 기자공개 2021-09-16 07:30:34
[편집자주]
공정거래위원회가 '빅테크'로 불리는 IT 대기업에 대해서도 편법지배 감시의 눈길을 번뜩이고 있다. IT업계에선 네이버, 카카오, 넥슨, 넷마블이 규제감독 사정권에 들었다. 이들 역시 기존 재벌과 유사하게 총수가 적은 지분으로 막강한 장악력을 발휘하고 있다. 공정위가 산출한 내부지분율을 기준으로 IT그룹 오너의 지배력 현황을 점검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9월 10일 07시41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넷마블은 2019년 12월 코웨이 지분 25%를 인수하며 관계회사로 편입했다. 수익성이 불안정한 게임업 의존도를 줄이고 렌탈 비즈니스 등 신사업으로 확장하기 위해서다. 덕분에 그룹 차원에선 안정적인 캐시카우를 얻고 사업영역도 다채로워졌다. 다만 이 과정에서 창업자인 방준혁 이사회 의장(사진)의 지배력은 희석될 수밖에 없었다.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넷마블의 내부지분율은 5월 기준 71.43%로 전년(69.25%)대비 소폭 상승했다. 내부지분율은 공정위가 대주주의 그룹 지배력을 판단할 때 쓰는 지표로 계열사 전체 자본금(액면가 기준) 대비 오너 및 특수관계자(친족, 임원, 계열사, 공익법인 등)와 자사주 등의 주식가액으로 산출된다.

넷마블은 2018년 공시대상기업집단(공정자산 5조원 이상 그룹)으로 지정될 때만 해도 내부지분율이 88.99%로 거의 90%에 육박했다. 2019년에는 87.98% 조금 희석되긴 했으나 큰 폭의 하락은 아니었다. 하지만 지난해 5월 공정위가 공개한 데이터에는 69.25%로 떨어져 있었다.
공정위 관계자는 "상장이나 외부투자 유치가 적은 기업일수록 내부지분율이 높게 나오고 반대로 외부주주의 비중이 클수록 낮아지는 경향이 있다"라고 설명했다.
총수일가가 주식을 팔거나 내부지분율이 희석될 만한 투자유치 및 인수합병(M&A) 등의 이벤트가 있었다는 의미다. 방 의장 일가의 넷마블 지분은 그때나 지금이나 24%대로 크게 달라진 건 없다. 결국 2019년 5월~2020년 4월 사이 넷마블에 있었던 가장 큰 이벤트, 코웨이 인수가 원인인 셈이다.

넷마블은 2019년 12월 웅진그룹이 감당 못하고 토해낸 국내 가전렌탈 1위사 코웨이의 지분을 1조7400억원에 인수했다. 스마트홈 구독경제 비즈니스 강화를 이유로 내세웠다. 작년 2월 최종적으로 지분 인수를 마치고 사명에서 웅진을 뺐다.
이 과정에서 방 의장의 넷마블 그룹 지배력은 희석됐다. 넷마블이 인수한 코웨이 지분은 25%, 나머지 75%는 외부주주들이다. 액면가 기준 넷마블의 자본금은 85억7900만원인데 코웨이는 406억6200만원이다. 코웨이 합류로 그룹 전체의 액면가 기준 자본금은 대폭 늘었지만 오너일가의 지분가액은 거의 변동이 없어 내부지분율이 희석되는 효과가 나타난 것이다.
다만 넷마블은 다른 방식으로 코웨이에 대한 지배력을 확보했다. 대주주 변경작업이 마무리되자마자 방 의장이 직접 나섰다. 작년 2월 그가 사내이사 겸 이사회 의장으로 취임하고 동시에 이사회 내 경영위원장 자리에 앉았다. 대표이사 직함만 없을 뿐 경영 전반을 손수 챙겼다. 사내이사와 사외이사도 넷마블 추천인사가 배치됐다. 이런 구조 덕분에 넷마블이 가진 코웨이 지분은 전체의 4분의 1 수준이지만 실질 지배력은 더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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