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너십 시프트]새 주인 맞는 '엔케이물산', 곳간에 770억 현금 쌓인다③유증·CB발행+미래아이앤지 지분 매각, '신사업' 재원 활용 관측
신상윤 기자공개 2021-09-16 08:23:23
[편집자주]
기업에게 변화는 숙명이다. 성장을 위해, 때로는 생존을 위해 변신을 시도한다. 오너십 역시 절대적이지 않다. 오히려 보다 강력한 변화를 이끌어 내기 위해 많은 기업들이 경영권 거래를 전략적으로 활용한다. 물론 파장도 크다. 시장이 경영권 거래에 특히 주목하는 이유다. 경영권 이동이 만들어낸 파생 변수와 핵심 전략, 거래에 내재된 본질을 더 면밀히 살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1년 09월 14일 15:3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경영권 변경 절차를 밟는 '엔케이물산'에 770억원이 넘는 현금이 쌓인다. 경영권 구주 거래를 제외하고 유상증자와 전환사채(CB) 발행과 맞물려 종속회사 지분 처분 등으로 확보하는 자금이다. 기업구매대행(MRO) 사업 외 뚜렷한 매출원이 없었던 엔케이물산은 새 주인 김재욱 전 대표를 맞아 조달 자금을 활용해 신성장동력 찾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유가증권 상장사 엔케이물산은 지난 8일 최대주주 지분 및 경영권 양수도 계약을 시작으로 새 주인 맞을 채비가 한창이다. 최대주주 '하나모두'와 남궁견 회장 등 5인이 가진 경영권 지분 794만3930주가 매각 대상이다. 2006년 12월 남궁 회장이 하나모두를 동원해 인수한 엔케이물산은 16년 만에 지배구조가 수술대에 올랐다.
최대주주에 오를 주체는 '트라이콘1호 투자조합(이하 트라이콘1호)'이다. 남궁 회장 등 5인의 지분을 300억원에 인수한다. 트라이콘1호의 출자자들과 지배구조를 거슬러 올라가면 정점에 비덴트와 빗썸 최고경영자(CEO)를 역임한 김재욱 전 대표가 있다. 트라이콘1호는 추후 엔케이물산 유상증자에도 참여한다. 발행된 신주를 포함해 19% 수준의 지배력을 확보할 예정이다.
김 전 대표는 45% 지배력을 가진 '자람어드바이저리'를 통해 엔케이물산이 발행할 250억원어치의 30회차 CB도 인수한다. 인수 주체는 '블루웨일1호 투자조합(블루웨일1호)'이다. 블루웨일1호는 자람어드바이저리(80%)와 유상진 전 비덴트 감사(12%) 등 주주 3명이 출자해 만들었다.
엔케이물산 M&A는 경영권 구주 매각을 시작으로 432억원에 달하는 파생 거래를 예고했다. 오는 17일 10억원에 달하는 소액 유상증자를 시작으로 곳간을 채운다. 내달 29일 트라이콘1호가 71억8900만원 규모 엔케이물산 유상증자에 참여한다. 같은 날 30회차 CB도 발행해 250억원을 조달할 예정이다. 오는 11월12일 31회차 CB를 발행해 100억원을 추가로 마련한다.
여기에 엔케이물산은 미래아이앤지 주식도 일부 처분한다. 미래아이엔지 최대주주인 엔케이물산은 보유 지분 중 일부인 1727만1160주를 매각한다. 양도 예정일은 오는 11월 5일, 거래 규모는 100억원이다.
엔케이물산의 올해 상반기(별도 기준) 현금성 자산은 245억원이다. 이를 고려하면 새 주인에 오를 김 전 대표가 가용할 자산은 800억원에 달하는 셈이다.
주목할 점은 사업부문 변화다. 현재 엔케이물산 사업부문은 MRO와 영상콘텐츠, 자원개발 등으로 나뉜다. 다만 MRO 사업을 제외하면 사실상 개점휴업 중이다. 올해 상반기 매출액 194억원은 모두 MRO 사업에서 나왔다. 전년동기대비 72% 증가한 수준이다. 영업손실은 6억원으로 적자를 면치 못했지만 같은 기간 45.3% 개선되면서 구조조정 효과가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지분을 일부 처분한 미래아이앤지가 사실상 독립적으로 움직일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엔케이물산 변화는 불가피한 상황이다. 미래아이앤지는 금융솔루션 및 영상콘텐츠 제작 등의 사업을 영위한다.
엔케이물산이 최대주주로 지배력을 가지고 있었으나 관계기업으로만 분류했던 곳이다. 연결 재무제표에 산입하지 않았지만 양사는 영상콘텐츠 사업부문에선 다각도로 협력했다. 결국, 엔케이물산이 MRO 사업을 제외하면 독자적으로 먹고살 수 있는 사업부문을 찾아야만 하는 상황이다.
엔케이물산 관계자는 "MRO 사업 등 수익성 제고 노력이 성과를 내고 있다"며 "경영권 양수도 절차가 진행되고 있어 인수자 측이 납입된 자금으로 구상하는 새로운 사업 영역은 정확히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윤승규 기아 부사장 "IRA 폐지, 아직 장담 어렵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셀카와 주먹인사로 화답, 현대차 첫 외국인 CEO 무뇨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무뇨스 현대차 사장 "미국 투자, 정책 변화 상관없이 지속"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
신상윤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2024 이사회 평가]SNT모티브, 우수한 '경영성과' 가린 아쉬운 운영 방식
- '시공능력 99위' 보미건설, 캠코 담보채로 유동성 숨통
- [엔지니어링업 리포트]도화엔지니어링, '설계·CM' 부진에 이례적 분기 적자
- 디벨로퍼 시티코어, 서소문 사업성 개선에 '본PF' 기대
- [건설사 인사 풍향계]삼성물산 건설부문, 긴장감 더하는 '외부 영입' 눈길
- [건설부동산 줌人]현대엔지니어링 대표이사 직급, '부사장→사장' 재격상
- SK에코플랜트, 리스크 전담 'BRM센터' 신설
- [건설사 인사 풍향계]현대엔지니어링, '재무통' CEO 체제 전환 눈앞
- 극동건설, 웅진 '렉스필드CC' 증자 참여 '외통수'
- '일본 골프장 인수' 웅진그룹, 극동건설 반대 '정면돌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