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독일법인 자본금 2배로 확대 3년만에 5000만유로 증자, 브렉시트 이후 유럽 진출 '전초기지' 입지 굳히기
이장준 기자공개 2021-10-15 07:30:33
이 기사는 2021년 10월 14일 10:2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우리은행이 독일법인 진출 3년 만에 자본금을 두 배로 늘렸다. 현지 기업투자금융의 허브로 빠른 속도로 자리잡고 있어 영업력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다. 브렉시트(Brexit) 이후 유럽 진출의 전초기지로서 입지를 단단하게 굳혔다는 평가가 나온다.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지난달 독일 프랑크푸르트에 위치한 유럽법인(유럽우리은행)에 5000만유로(한화 약 689억원) 증자를 완료했다. 5월 이사회 의결을 마친 후 약 4개월 만에 모든 작업이 끝났다.
앞서 우리은행은 IMF 외환 위기 여파로 2000년 독일 프랑크푸르트 현지법인을 폐쇄한 바 있다. 다시금 독일에 발을 들인 건 2018년 10월에 들어서다.
그동안 런던지점이 유럽 네트워크의 거점 역할을 수행했지만 영국이 EU를 탈퇴(Brexit)하기로 결정하면서 우리은행은 이를 대체할 필요성이 커졌다. EU 소속 국가에 현지법인을 설립하면 다른 EU 국가에서는 간소한 절차로 지점을 새로 만들 수 있는 'EU지역 동일인 원칙(Single Passport Rule)'을 고려해 독일을 유럽 진출의 새 발판으로 삼게 됐다.
독일법인의 최초 자본금은 5000만유로였다. 이번에 3년 만에 기존 자본금만큼을 추가로 투입한 것이다. 현지법인은 자기자본 규모에 따라 대출 한도가 정해지는 규제가 있어 추가 성장을 위해선 증자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런던지점과 더불어 투트랙으로 유럽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전략적 판단도 담겨 있다. 독일은 지난해 초 브렉시트 이후에도 유럽연합 국가들을 자유롭게 출입국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런던지점의 IB데스크도 그대로 운영하면서 영국에서 미처 커버할 수 없는 지역까지 아우르기 위해 독일법인을 선제적으로 키우겠다는 구상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브렉시트 이후에도 유럽 전체를 커버하기 위해 독일법인을 만들었고 이번에 영업력 강화 차원에서 증자했다"며 "추후 유럽 전체적으로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기 위해 전초기지 역할을 잘 수행할 수 있게 힘을 실어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브렉시트 이후 독일은 유럽 금융 허브로서 역할이 커지고 있고 국내 기업의 EU 지역 진출이 늘어나면서 금융 수요도 증가하는 추세다. 우리은행은 독일에서는 판매법인 중심의 수출입거래 수요 증가를, 생산법인 중심의 동유럽지역에서는 시설자금 등 여신거래 수요 증가를 예상하고 있다.
독일법인은 유럽에 위치한 국내외 기업을 대상으로 영업하는 상업은행이다. 한국계 은행 중에서는 1970년 하나은행, 1991년 신한은행에 이어 진출해 여신 및 외환 업무를 취급하고 있다. 특히 유로화 대출 시 경쟁력 있는 금리를 제공하고 고객 니즈에 맞는 로컬 금융상품(SSD 등)을 제공하고 있다.
현지에 진출한 국내 지상사 영업을 비롯해 현지기업에 대한 신디케이트론 등 IB금융도 적극적으로 영위한다. 이밖에 자금중개를 포함한 송금, 외환, 수출입 결제 등 수수료 수입을 취득으로 하는 부수업무를 담당한다.
아직 출범 초기이지만 빠르게 자리를 잡는 양상이다. 올 6월 말 기준 유럽우리은행의 총자산은 3689억원을 기록했다. 작년 말 3231억원 대비 14.2% 증가한 수치다. 대출금은 1억4500만달러(한화 약 1729억원) 수준이다.
손실 폭도 상당히 줄었다. 1년 전 같은 기간 유럽우리은행은 11억원 순손실을 기록했다. 총포괄손익도 마이너스(-) 91억원을 기록했다. 올 상반기에는 지배기업 순손실이 1억원 미만으로 떨어졌고 총포괄손익은 흑자로 돌아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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