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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 리츠(REITs) 대해부]'공모 리츠 불모지' 개척한 코람코 이리츠코크렙①앵커스폰서 이랜드그룹이 자산 소싱…배당수익률 7.2→8.2% 확대 전망

고진영 기자공개 2021-11-09 07:42:56

[편집자주]

걸음마만 20년 해온 리츠가 변곡점을 맞았다. 주식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헤지 수단으로 투자 매력히 급격히 부각되는 추세다. 한탕에 ‘벼락 수익’을 노리긴 어렵지만 안정적이고 꾸준한 인컴형 자산이라는 데 강점이 있다. 개화(開花)의 시기, 상장 리츠들의 특성과 기초자산 등을 면밀히 분석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11월 02일 08:2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리츠코크렙 리츠는 시장에서 선봉장격으로 꼽히는 존재다. ‘리츠’의 개념조차 낯설던 시절 만들어진데다 민간이 주도한 첫 대형리츠 상장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코람코자산신탁이 리츠 운용, 이랜드그룹이 앵커(Anchor) 스폰서를 맡아 성장을 도모해왔다.

다만 CR리츠(기업구조조정리츠)이다 보니 그동안 이랜드 자산에만 투자할 수 있는 한계가 있었다. 현재 위탁관리리츠로 전환 작업을 밟고 있는 만큼 앞으로는 일반 상업용부동산으로도 자산 포트폴리오를 넓혀갈 전망이다.

◇사모 일변도 시장의 '퍼스트 펭귄', 시행착오 끝 리츠 상장

1세대 리츠 자산관리회사(AMC)인 코람코자산신탁은 국내 리츠제도가 도입된 2001년 탄생했다. 출범 4년 뒤인 2005년 이랜드리테일과 손잡고 이리츠코크렙 리츠 설립에 나섰는데 시장이 아직 제대로 형태를 갖추지 못했던 시기다.

그러다 정부가 리츠 활성화 정책을 펼치면서 2016년 말부터 이리츠코크렙의 IPO 추진에 나섰다. 지금 코람코 주택도시금앵커리츠투자운용팀을 맡고 있는 조창우 팀장, 이랜드그룹 CFO실 PF팀장 출신인 현 홍경일 네오밸류파트너스 대표 등이 당시 상장 작업을 주도했던 인물이다.

이들의 IPO 시도는 상당한 모험이었다. 당시 국내는 공모 리츠가 각종 이슈로 시장에서 신뢰를 잃으면서 상장 리츠의 불모지와 다름없었기 때문이다. 2011~2012년 에이리츠와 케이탑리츠 등이 증시에 입성하긴 했으나 규모가 200억~400억원 수준에 불과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내부 업무자들 사이에서도 비관적인 분위기가 흘렀다. 시장에 팽배한 부정적 인식을 불식시키기가 쉽지 않았을 뿐더러 스폰서인 이랜드그룹과 운용사 코람코신탁, 상장 주관 증권사 담당자들이 모두 상장 리츠에 대한 경험이 없었던 탓이다.

심지어 한국거래소, 금융감독원 등 심의기관조차 ‘리츠’라는 투자기구 자체를 생소하게 여기던 상황이었다. 관리나 감독 기준을 정할 때 리츠를 펀드로 봐야 할지 회사로 분류해야 할지에 대한 정의가 모호했고 투자자들마저 상장 리츠에 투자한 경험이 없긴 마찬가지였다.

자연히 수차례의 시행착오가 불가피했다. 참고할 사례가 없었다는 것도 큰 난관이었다. 설상가상 이랜드그룹이 이리츠코크렙 상장 당시 재정적으로 어려운 상황에 봉착했던 것 역시 어려움을 더했다. 실제 이리츠코크렙 리츠는 특별한 결격사유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상장예비심사 단계를 오래 벗어나지 못하고 표류했다. 2016년 12월 예비심사청구서가 접수됐는데 이듬해 12월에서야 상장예비심사 통과 소식이 들렸다.

결국 IPO를 추진한지 1년 반이 훌쩍 지난 2018년 6월 증시에 입성할 수 있었다. 뉴코아 아울렛 일산점과 평촌점, NC백화점 야탑점, 등 3개가 기초 자산이었으며 공모규모는 791억원, 시가총액은 3000억원 수준으로 상장 리츠 사상 최대 규모였다.


상장을 통해 조달한 자금으로는 추가 자산을 사들여 덩치를 더 키웠다. KB와이즈스타제6호 리츠가 2001아울렛 2개점(중계, 분당)을 매입하고 이리츠코크렙 리츠가 해당 리츠의 보통주 100%를 취득했다. 기존 3개 자산은 이리츠코크렙의 직접 소유자산이고 새로 인수한 2001아울렛 점포는 자(子)리츠를 통해 간접 소유하는 형태인 셈이다.

자산을 세부적으로 보면 모든 면적을 이랜드리테일이 책임임차하고 있다. 이랜드리테일의 매출액 상위 10위권 내 매장들이다. 기존 3개 자산의 경우 총 연면적은 6만2572평(3.3㎡), 임대료는 연 270억원 수준이며 임대차 기간은 2032년 8월까지다. 2001아울렛 점포 2개는 총 연면적 2만3397평, 연간 임대료가 133억원 가량이다. 임대차 기간은 2038년까지로 약 16년이 남았다.

코로나19로 이랜드리테일 매출이 다소 타격을 받긴 했으나 이리츠코크렙 수익에는 영향이 없었다. 임대차계약상 고정임대료에 더해 CPI(물가상승률)와 연동된 인상률을 적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계약이 전부 트리플넷(Triple-Net) 방식으로 짜여졌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트리플넷 리스는 임차인이 임대료뿐 아니라 세금과 유지비까지 부담하기 때문에 수익기반 측면에서 변동성이 낮다는 장점이 있다.


◇리파이낸싱 통한 배당 확대, 위탁관리리츠 전환 착수

이리츠코크렙 리츠는 올해 차입금 리파이낸싱을 통해 금융비용을 대폭 축소하기도 했다. 리츠 측은 2001아울렛 중계점, 분당점 확보를 위해 차입금을 늘린 이후 2019년부터 연간 189억원의 금융비용을 지불해왔다. 기준금리가 낮아지는 상황에도 불구하고 차입금 이자율이 상장 당시 정해졌던 수준에서 그대로 이어진 탓에 이자부담이 적지 않았다.

이에 따라 코람코신탁은 지난해부터 담보부사채 발행 논의에 들어갔다. 기존 차입금의 경우 연결기준 4350억원 규모로 이자율이 3.9~4% 선에 형성돼 있었다. 하지만 올해 5월 담보부사채를 찍어내면서 이를 차입금 3150억원(금리 3.1%)과 담보부사채 1150억원(금리 2.75%)으로 리파이낸싱했다.

빠져나가는 금융비가 줄어든 만큼 배당여력이 확대되는 효과도 있었다. 반기배당을 하는 이리츠코크렙 리츠는 올해 상반기 주당 179원을 풀었으며 공모가 기준 배당수익율을 따지면 7.2%다. 그러나 연말에는 8.2% 정도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향후 추가적인 자산 편입에도 속도가 날 전망이다. 이리츠코크렙은 상장 리츠 중 유일한 CR리츠로 대주주인 이랜드리테일이 지분의 75%를 보유하고 있었다. CR리츠는 대주주 지분율에 제한이 없으나 구조조정대상기업 부동산자산에만 투자할 수 있다는 제한이 있다.

전략 선회에 나선 코람코신탁은 이리츠코크렙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지난 7월부터 위탁관리리츠 전환을 준비해왔다. 현재 블록딜을 통해 이랜드리테일 지분율을 50% 초반대로 낮췄으며 향후 50%까지 낮출 계획이다. 부동산투자회사법상 위탁관리리츠는 대주주 지분율이 50%를 넘을 수 없어서다.

리츠 측은 자산 인수를 위한 추가 대출 등 자금조달 여력 역시 충분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현재 LTV(담보인정비율)가 43%로 차입비율이 낮아 운용 안전성이 확보된 덕분이다.

코람코신탁 관계자는 “이리츠코크렙은 상장 리츠 최초로 공모사채를 통한 자금조달 경험을 쌓은 만큼 향후 유보현금, 증자, 담보대출, 사채발행 등 다양한 루트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노하우를 확보했다”며 “우선 이랜드그룹의 간접(유동화 물건) 및 직접보유자산 위주로 편입 검토를 진행 중이며 위탁관리리츠로 변경인가 후에는 일반 상업용 부동산으로 투자대상을 넓힐 방침”이라고 말했다.

주가의 경우 상장 초기 공모가(5000원)를 밑돌며 부진했지만 2019년 5000원대로 올라왔다. 올해 리파이낸싱 직후에는 6700원 수준까지 뛰기도 했으나 현재 다소 내렸다. 1일 기준 종가는 6100원으로 연초와 비교하면 13~14% 정도 상승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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