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형 퇴직연금 위원회 의무화, 적립금 유치경쟁 '후끈' 일부 증권사, 운용사와 함께 컨설팅 서비스 확대…신한·삼성운용 OCIO펀드 기획
이돈섭 기자공개 2021-11-22 07:26:21
이 기사는 2021년 11월 17일 14시07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160조원에 육박하는 확정급여(DB)형 퇴직연금 적립금 쟁탈전이 본격화하고 있다. 내년 상반기 주요 기업 DB형 적립금 운용위원회 설치가 잇따르기 전,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해 퇴직연금 운용 솔루션을 제공하려는 시도가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 관련 상품 개발 움직임도 가속화하는 모습이다.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고용노동부는 이르면 이달 말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근퇴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할 예정이다. 이번 시행령 개정안에는 구체적인 DB형 적립금 운용위원회 구성 가이드라인이 담길 것으로 보인다. 고용부 관계자는 "늦어도 다음 달 초까지 입법예고를 마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지난해 더불어민주당 안호영 의원이 대표 발의한 근퇴법 개정안이 올해 4월 국회를 통과한 데 따른 후속조치다. 현행 근퇴법에 따르면 상시 근로자 300명 이상인 사용자는 내년 4월부터 DB형 적립금 운용위원회를 의무적으로 구성, 위원회 심의를 거친 운용계획서(IPS)에 따라 적립금을 운용해야 한다.
입법예고를 앞둔 고용부는 최근 일부 퇴직연금 사업자들과 간담회를 갖기도 했다. 관련업계 의견을 수렴하기 위한 차원이었다는 설명이다. 현재 고용부는 몇 가지 버전의 시행령을 작성한 상태. 간담회에 참석한 사업자들은 적립금 운용위원회를 구성하는 방식 등에 대해 여러 의견을 냈다는 전언이다.

업계에서는 시행령 개정안이 발표되면 투자상품 운용 문의가 빗발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위원회 설치를 계기로 원리금보장형 상품으로 운용되고 있는 적립금의 상당부분이 실적배당형 상품으로 이동할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 금융투자업계에선 DB형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움직임이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DB형 적립금 규모는 154조원이다. 1년 전과 비교해 16조원가량 증가했다. DB형 적립금의 95.5%에 해당하는 147조원이 은행 예·적금 등 원리금보장형 상품으로 운용되고 있었다. 지난해 DB형 적립금 전체 평균 연간수익률은 1.91%로 개인형IRP 3.84%의 절반 수준이었다.
원리금보장형 상품으로 운용되는 DB형 적립금의 10%만 실적배당형 상품으로 가져와도 증권사 운용규모 확대 효과는 상당하다는 평가다. 이에 따라 신한금융투자 등 일부 증권사들은 DB형 적립금 운용 컨설팅 서비스를 론칭, 사용자 측에 목표 수익률 설정을 돕고 관련 솔루션 제안 사업을 활성화하는 모습이다.
일종의 OCIO(외부위탁운용관리) 방식인 셈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사용자별로 재정상황과 목표 수익률이 다 제각각이기 때문에 시장 전체를 아우를 수 있는 솔루션을 마련하는 게 어렵다"고 설명했다. 대부분 증권사 OCIO 사업부들이 퇴직연금 사업에 일정부분 관여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 관계자는 이어 "사용자들이 운용위원회를 설치하면 위원회 내 누군가 한명은 반드시 원리금보장형 상품 운용에 따른 낮은 수익률을 지적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지금까지 안정적으로 운용해온 적립금을 어떻게 실적배당형 상품으로 교체해 운용하게 하느냐가 앞으로의 마케팅 포인트"라고 강조했다.
다만 DB형의 경우 사용자가 운용 책임을 지기 때문에 적립금 전액을 실적배당형 상품으로 굴리기엔 부담이 따를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원리금보장형 상품과 실적배당형 상품에 분산 투자하는 방식을 선호할 수밖에 없을 것이란 설명도 나온다. 솔루션으로 제공하는 상품군은 주로 자산배분 전략 펀드다.
미래에셋자산운용과 한국투자신탁운용, 한화자산운용, KB자산운용 등 OCIO 운용전략을 적용한 펀드를 출시한 하우스들은 해당 펀드들을 활용하기도 한다. 아직까진 계열회사 퇴직연금 적립금을 전달받아 운용하는 경우가 많지만, 시장이 커지면서 해당 펀드들 운용규모도 불어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다.
현재 삼성자산운용과 신한자산운용도 OCIO 운용 전략을 녹여낸 공모 펀드를 기획하고 있다. 신한운용의 경우 이르면 연내 출시도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운용위원회 설치를 의무화한 건 DB형 상품 운용 수익률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라며 "앞으로 수익률 경쟁이 본격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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