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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인 지정 원흉' 조광피혁 내부거래, 최고점 찍나 법원, 일감 몰아주기 조사 필요 판단…거래액 3분기 기준 70억 넘어

박창현 기자공개 2021-11-23 07:50:12

이 기사는 2021년 11월 19일 10:5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법원의 검사인 지정 발단이 된 조광피혁과 특수관계자 간 내부거래가 연간 최고치를 향해 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일감 규모가 지난해와 비교해 60% 가까이 늘었다. 이 추세가 이어지면 연간 최대 거래액 경신도 가능하다. 법원이 해당 거래의 사익 편취 여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가운데 오랜 기간 이어지고 있는 주주 갈등 구도에도 변수가 될지 시장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조광피혁이 올해 3분기까지 특수관계자 '㈜조광'에 지불한 외부 가공 비용이 7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44억원)과 비교해 59.1% 늘어난 규모다.

거래 관계는 단순하다. ㈜조광이 조광피혁으로부터 피혁 원단을 매입한 후 이를 가공해 다시 되파는 구조다. 결국 조광피혁이 ㈜조광에 지급하는 외주 가공비가 이 거래의 핵심이다.


조광피혁은 ㈜조광 지분을 단 한 주도 보유하고 있지 않다. 그럼에도 기타 특수관계로 묶인 것으로 비춰볼 때 오너일가 소유 기업으로 추정된다. 조광피혁은 지길순 회장 일가가 경영권을 쥐고 있다. 실제 조 회장의 아들인 이연석 대표이사가 경영을 책임지고 있다.

조광피혁과 ㈜조광 간 내부거래가 시장의 이목을 끄는 이유는 최근 법원이 해당 거래의 성격을 살피기 위해 검사인 지정이 필요하다는 판단을 내렸기 때문이다. 검사인은 주식회사 업무와 재산 상태를 조사하는 임시 감사 직분으로 법원이나 주주 총회를 통해 선임된다.

검사인 지정 이슈는 복잡한 주주 갈등 구도의 연장선에 있다. 갈등의 대척점에 바로 조광피혁 1대 주주인 박영옥 스마트인컴 대표이사와 경영권을 행사하고 있는 이연석 대표가 있다.

박 대표는 2006년부터 지분을 매입하기 시작해 현재 12.32%까지 지분율을 확보한 상태다. 단일 최대주주지만 경영권은 친인척들과 함께 총 26.24%의 지분을 나눠 갖고 있는 이 대표가 행사하고 있다.

박 대표는 조광피혁 측에 수년에 걸쳐 주주 친화 정책 강화를 요구하고 있다. 배당금 상향과 자사주 소각이 대표적이다. 조광피혁은 자기주식 비율이 46%에 달한다. 하지만 10년 넘게 단 한 차례도 자기주식을 소각한 적이 없다.

주주 정책을 두고 이견을 보였던 양측 간 힘겨루기는 올해 초 정점에 다다랐다. 박 대표는 조광피혁과 ㈜조광 간 내부거래에 대해 법원에 검사인 선임을 신청했다. 조광피혁이 오너일가 등에 통행세를 포함해 일감을 몰아줬는지 확인해달라는 취지였다. 조광피혁 측은 사익편취와 통행세 논란에 대해 사실무근이라며 강력하게 반발했다.

하지만 이달 초 법원은 박 대표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조광피혁이 ㈜조광에 부당하게 임가공 용역을 맡겼는지 검사인 조사가 필요하다는 판단을 내렸다. 결국 업무상 배임 행위와 공정거래법상 부당지원 행위를 살펴봐야 한다는 의중으로 해석된다.

조광피혁 측은 법원 결정에 대해 즉시 항고를 한 상태다. 해당 내부 거래가 사업 진행에 있어 필요하다는 점을 주장하는 동시에 검사인을 중립적인 인사로 지정해달라는 요구를 할 것으로 관측된다.

일감 몰아주기 논란이 불거진 상황에서 향후 ㈜조광과의 거래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아예 잡음을 피하고자 관계를 끊는 방법이 있다. 다만 잘못을 인정하는 모양새로 비칠 수 있다는 점이 부담이다. 거래 관계를 이어갈 가능성도 있다. 영업활동을 위해 필요한 거래라는 점을 부각해 법원에 그 당위성을 주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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