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임운용, 외형확대 과제…이벤트드리븐으로 '우회' [행동주의 헤지펀드 분석]①2016년 라임데모크라시펀드 첫 출시…장기투자자 여전히 물색중
이효범 기자공개 2019-04-22 13:00:00
[편집자주]
투자자들이 기업을 상대로 주주행동에 나서고 있다. 스튜어드십코드 확산으로 행동주의 펀드들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여건도 충분히 조성돼 있다. 덩치가 크지 않지만 국내 사모 헤지펀드들도 액티비스트(Activist)로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더벨은 행동주의 펀드를 표방하고 있는 국내 헤지펀드 하우스의 운용철학과 전략, 핵심인물의 면면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19년 04월 16일 08:1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라임자산운용이 행동주의 헤지펀드를 출시한 지 올해로 4년차에 접어들었다. 2016년 당시 국내 헤지펀드 중에서 행동주의 전략에 주목한 운용사는 드물었다. 그러나 라임자산운용은 행동주의 펀드들이 활동무대를 아시아 지역으로 옮기는 트렌드에 주목했다. 향후 국내에서도 이같은 전략이 확대될 것으로 보고 일찌감치 펀드를 출시했다.펀드 출시 이후 성과는 그다지 만족스럽지 않다. 설정액은 수년째 제자리를 맴돌고 있다. 펀드 출시 후 만 2년이 넘었지만 투자 기업을 대상으로 눈에 띄는 주주활동을 실시한 적도 없다. 미미한 설정액을 감안해 당장은 지배구조 개선과 주주환원 확대가 기대되는 기업에 투자하는 우회전략으로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글로벌 행동주의 트렌드 '아시아'로 전환
라임자산운용은 지난 2016년 11월 '라임데모크라시전문투자형사모투자신탁제1호(현 라임서스틴데모크라지펀드1호)'를 출시했다. 당시 국내 다른 헤지펀드들은 행동주의 전략에 대한 관심이 크지 않던 시기다. 하지만 라임자산운용은 전세계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행동주의 헤지펀드들이 점차 아시아 지역으로 활동반경을 넓히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글로벌 행동주의 헤지펀드들은 미국과 유럽지역에서 심화된 경쟁과 분산투자를 위해 아시아 지역으로 투자를 확대하는 추세였다. 일본, 호주, 홍콩, 기업 투자하는 행동주의 펀드도 점차 늘었고, 성공사례들도 나타났다. 라임자산운용은 이같은 분위기가 국내 시장으로 확산될 것으로 예상하고 2016년 하반기부터 펀드를 출시를 기획해왔다.
라임자산운용은 펀드 출시 후에도 행동주의 전략을 한층 더 가다듬었다. 2017년 '라임데모크라시펀드1호'의 명칭을 '라임서스틴데모크라시펀드1호'로 바꿨다. 의결권 자문업체 서스틴베스트가 해당 펀드에 컨설팅을 제공키로 하면서 펀드명을 변경했다. 행동주의 전략을 펼치기 위해 좀더 전문적인 역량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국내 시장에서 행동주의 전략은 여전히 생소했던 것으로 보인다. 예상과 달리 자금모집은 수월하지 않았다. 라임자산운용 뿐만 아니라 행동주의를 표방한 국내 다른 펀드들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다만 최근 국내에서도 토종 행동주의 펀드들이 늘면서 점차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는 점을 고무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라임자산운용 관계자는 "작년 하반기부터 국내에서 자생적으로 행동주의 펀드들이 등장한 가운데, 해외에서도 국내 행동주의 전략으로 운용하는 펀드에 투자하려는 기관들이 미팅을 요청해오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기관들과 꾸준히 접촉하면서 투자자를 유치하는데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3월말 기준 라임서스틴데모크라시펀드1호의 설정액은 16억원에 그쳤다. 라임자산운용은 장기적으로 200억~300억원 가량의 자금을 모으면 투자기업을 대상으로 활발한 행동에 나설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행동주의 전략을 펼치기 위해서는 장기 투자자 확보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지배구조 개선·주주환원 확대 '주목'…설정액 확대 '여전한 과제'
자금 모집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라임데모크라시펀드1호는 출시 이후 괄목할만한 성과를 거두지는 못했다. 이 펀드는 누적수익률이 2.82%, 올해 연초후 수익률은 8.46%를 기록했다.
펀드 운용전략은 크게 두가지로 나뉜다. 다른 행동주의 펀드와 마찬가지로 투자기업을 대상으로 일정 수준의 의결권을 확보한 뒤 배당확대, 자사주 매입, 인수합병(M&A), 재무구조 개선, 지배구조 개편 등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방안을 적극적으로 요구하는 전략이다.
주주활동을 실시할 대상기업을 정량적·정성적 기준으로 선별한다. 정량적으로 대주주 지분 및 우호지분이 낮은 기업, 대규모 순현금을 보유하고 있지만 배당성향이 낮고 주주환원 정책에 소극적인 기업, 외국인 지분율과 자사주 비중이 높은 기업 등을 타깃으로 삼는다. 정성적으로는 대주주와 경영진의 경영방침이 향후 적극적인 주주행동주의 전략을 바탕으로 개선될 여지가 높다고 판단되는 기업들을 대상으로 한다.
주주활동을 위한 단계별 실행계획도 마련했다. 경영진과 대화, 공개적인 주주 서한 발송, 주주제안 등의 순으로 기업가치를 개선시킬 수 있는 방안을 투자기업에 요구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행동주의 전략을 펼칠만큼 외형을 키우지 못한 상태라 펀드 출시 이후 눈에 띄는 주주활동에 나선적은 없는 상태다.
이 펀드는 그동안 이벤트드리븐 전략을 펼쳤다. 기업지배구조 개선과 주주환원 정책 확대가 예상되는 기업에 투자하는 전략으로 운용되고 있다. 지난 2007~2016년 인적분할 상장사 27개 사례를 검토한 결과, 분할 이후 양사 합산 시가총액 평균 상승률은 3개월 6.1%, 6개월 22.9%, 9개월 31.6% 등으로 나타났다는 점에 착안했다. 인적분할 이후 대주주 지배력이 강화되면서 배당성향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다만 라임자산운용은 국내 주요 기업들의 인적분할 이벤트가 점차 감소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따라 최근에는 주주환원 정책을 확대하는 기업에 투자하는 쪽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라임자산운용 관계자는 "인적분할 이벤트가 점차 줄고 있는 추세로 최근에는 주주환원 정책을 확대하는 기업들을 눈여겨 보고 있다"며 "해외에서도 애플의 성장성이 떨어졌지만 주가가 상승세를 보이는 것은 주주환원 정책을 확대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나라 기업들의 배당성향이 점차 높아지고 있는 추세라 해외투자자들의 진입도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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