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채 '다시 주춤', 연초 바라본다 [Market Watch]미매각 셀다운 난항, 크레딧 스프레드 축소 제한…기준금리 영향 선반영
이지혜 기자공개 2021-11-29 14:24:28
이 기사는 2021년 11월 26일 14시49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여신전문금융사채권(여전채) 시장에 여전히 찬바람이 분다. 이달 초까지만 해도 온기가 확산되는 듯했지만 다시 매수세가 사그라들었다. 미매각 물량이 1조원이 넘은 것으로 파악된다. 크레딧 스프레드도 확대된 채 멈춰섰다.연말이 돼야 여전채 시장에 훈기가 돌 것으로 예상됐다. 2022년 연초효과를 염두에 둔 기관투자자가 매수에 나서면서다. 내년 1분기 기준금리가 또 오를 가능성이 있지만 이미 스프레드가 크게 벌어져 있어 큰 영향은 없을 것으로 전망됐다.
◇미매각분 셀다운 ‘깜깜’…투심 위축 계속
26일 KB증권에 따르면 팔리지 못한 채 쌓여 있는 여전채가 1조2800억원 규모인 것으로 추정됐다. 9월 발행분 중에서는 3500억원, 11월 발행분 중에서는 5600억원 정도가 셀다운 되지 못했다. 1~1년 6개월물과 5년물이 대부분인 것으로 집계됐다.
크레딧업계 관계자는 “11월 초 일부 기관투자자가 여전채를 매수하면서 스프레드가 축소되는 듯 했다”며 “그러나 매수세가 끊기면서 스프레드가 다시 주춤했다”고 말했다.

월별 여전채 발행규모에서도 투자심리가 드러난다. 여전채는 올 3월 7조6000억원 발행돼 연중 최대치를 기록했다. 4월과 5월에도 각각 6조원과 5조원대를 기록하더니 6월 다시 7조원을 돌파하며 시장이 활기를 보였다.
그러나 7월과 8월 여전채 발행규모는 각각 5조원대를 기록, 급기야 10월에는 2조원대로 급감했다. 11월 발행규모가 4조6000억원대로 회복됐지만 발행사가 느끼는 시장 분위기는 여전히 싸늘하다. 캐피탈사 관계자는 "여전히 하위 등급 여전사에게 발행시장은 녹록지 않다"고 말했다.
정대호 KB증권 연구원은 “금리 상승기인 데다 투자수요가 없어 여전사들이 디레버리징 압력을 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카드사와 캐피탈사 등 여전사는 수신기반이 없다. 이 때문에 비교적 자금조달 수요가 계절성 없이 고른 편이다. 그러나 올해는 투자심리 악화로 여전채 발행규모가 하반기에 줄었다.
정 연구원은 올해 여전채 순발행규모가 지난해보다 감소할 수 있다고 바라봤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 들어 현재까지 기타금융채 순발행량은 14조원 정도다. 기타금융채 순발행량은 2018년 20조원대, 2019년과 지난해 각각 18조원대를 기록했다.
김기명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시장이 혼란스러운 상황”이라며 “여전채 강세는 초단기에 그쳤고 회사채 등 다른 크레딧물로 확산되지 못했다”고 진단했다.
그는 투자자들이 연말 북클로징을 앞둔 데다 9월과 10월 대규모 손실을 보면서 투자여력이 부족하다고 분석했다. 더욱이 제2금융권은 은행권의 가계대출 규제 등의 여파로 대출이 몰리면서 크레딧물을 사들일 여력이 많지 않다.
◇이른 연초효과 기대
여전채를 향한 투자심리는 12월 중순 이후에야 풀릴 것으로 예상됐다. 크레딧업계 관계자는 “수급 때문에 꼬인 시장은 수급으로 풀어야 한다”며 “이미 스프레드가 크게 벌어진 데다 크레딧 이슈도 없어 투자자들이 연초에 여전채를 사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나이스P&I에 따르면 AA- 여전채의 3년물 등급민평금리는 25일 기준 2.675%다. 10월 말 2.817%에서 소폭 낮아졌지만 2018년 하반기 이후 최고 수준이다.
이 때문에 기준금리가 2022년 1분기 또 오르더라도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으로 예측됐다. 여전채의 금리와 스프레드가 이미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반영해 크게 올랐다는 것이다. 기준금리는 25일 0.75%에서 1%로 인상됐다. 기준금리가 1%대로 오른 것은 지난해 3월 이후 1년 8개월 만이다.
늦어도 내년 초면 여전채가 다시 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김은기 삼성증권 연구원은 “연초 투자자가 활동을 재개했을 때 가장 빨리 확보할 수 있는 물량이 여전채”라며 “회사채보다 발행절차가 간편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여전채는 대부분 일괄신고제로 발행되기에 1월 초부터 발행된다. 반면 회사채는 수요예측 등 절차를 거쳐야 해 1월 중순 이후부터 발행량이 늘어나는 경향이 있다. 회사채의 연초 공백을 여전채가 메우면서 활발하게 발행될 수 있다는 의미다.
그러나 회의적 시각도 있다. 정 연구원은 "기준금리 인상을 피해 올해 발행하려던 회사채를 내년에 발행하면서 공급이 급증할 수도 있다"며 "미매각 물량에 기업어음(CP)까지 쏟아진다면 연초효과는 기대보다 못하거나 짧게 끝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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