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 토탈 솔루션 제공 최종 목적…펀드인증은 '출발점'" [ESG펀드 인증 태동]③윤우영 FN가이드 펀드평가본부 본부장 부사장, 송병운 ESG인증센터 센터장 상무
이지혜 기자공개 2021-12-14 07:18:09
[편집자주]
ESG펀드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투자자의 관심만큼 우려도 짙다. ‘무늬만 ESG펀드’를 걸러낼 수 있는 변변한 방법이 아직 마련되지 않았다. 금융당국의 규제 움직임만으로는 부족하다. 시장의 자정작용이 먼저 이뤄져야 부작용이 적다는 목소리가 크다. FN가이드가 먼저 팔을 걷어붙였다. 운용사의 ESG 내재화부터 체계, 운용실적까지 검증하기로 했다. 진짜 ESG펀드에 라벨을 붙여 워싱 가능성을 낮추는 게 목표다.
이 기사는 2021년 12월 09일 09:0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펀드를 바르게 운용한다고 주장한들 투자자가 순순히 믿어주겠나? 제 3자의 시선이 필요한 이유다.” 윤우영 FN가이드 부사장이 말했다. ESG펀드 인증사업을 시작한 배경이기도 하다. 진짜 ESG펀드에만 라벨을 붙여 운용사에게 진정성을 보일 기회를, 투자자에게 진짜 ESG펀드를 손쉽게 가려낼 수단을 제공하겠다는 의미다.ESG펀드가 넘쳐나지만 정의도, 기준도 희미하다. 이는 역으로 ESG워싱을 저질렀다는 오명을 뒤집어써도 반박하기가 어렵다는 것을 뜻한다. FN가이드가 외부 전문가가 참여하는 인증위원회를 세우고 사후관리를 철저히 진행하는 이유다. 진짜 ESG펀드가 대우받는 시장을 만들려면 까다로운 검증과정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ESG펀드 인증사업이 FN가이드의 최종 도착지는 아니다. FN가이드는 ESG와 관련해 토탈 솔루션을 제공하는 게 목표다. 펀드평가사로서 오랜 기간 업력을 쌓으며 운용사와 기업 정보가 흐르는 길을 닦았다. 이 길을 ESG쪽으로 넓혀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우겠다는 것이다. 글로벌 ESG평가기관의 성장궤도와도 닮아 있다.
◇“ESG, 하지 않는 게 오히려 이상한 일”
“지수, 펀드평가, 기업금융 데이터 제공은 이미 오랫동안 해 온 사업이다. 이미 하고 있는 일을 ESG인증센터가 ESG 쪽으로 넓히고 강화해 ESG토탈 솔루션을 제공하는 게 목표다.” 송 센터장이 말했다.
ESG펀드 인증사업은 ESG인증센터가 시장에 처음으로 선보이는 야심작이다. 자신감은 충분하다. FN가이드의 플랫폼에 ESG를 접목하는 것이기에 경쟁력이 있다고 자평한다. 송 센터장은 "이미 잘 하던 것에 ESG만 덧붙이는 것이기에 하지 않는 게 오히려 이상한 사업"이라며 "FN가이드가 출시하려는 ESG서비스 중 하나일 뿐"이라고 말했다.
FN가이드는 15년 동안 펀드평가사로 활약했다. 3대 연금 등 국내 주요 기관투자자에게 펀드데이터와 성과평가 컨설팅을 제공하며 공신력을 쌓았다. 이밖에 △금융정보서비스 △인덱스사업 등까지 수행했다. 금융시장에서 필요로 하는 모든 데이터와 정보를 제공하는 플랫폼사업자로 거듭난 것이다.
이는 글로벌 ESG평가기관의 발자취를 따르는 것이다. MSCI는 지수, 펀드평가, 데이터서비스 등이 본업이다. 서스테이널리틱스도 펀드평가사 모닝스타의 자회사다. 이런 기업들이 ESG평기기관으로 도약한 데는 ESG평가에 있어서 금융정보가 핵심적이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ESG워싱 예방 3요소, 기준·근거·절차”
“기준과 근거, 절차는 공신력을 얻기 위한 세 가지 조건이다. ESG펀드 인증을 위한 가이드라인과 펀드평가실의 실사체계, 인증위원회를 갖춘 이유다.” 송 센터장이 말했다.
11월 FN가이드가 ESG펀드 인증을 위한 평가방법론과 평가지표를 확정했다. 신용평가사에서 오랜 기간 몸 담은 윤 부사장과 송 센터장의 경험치가 고스란히 반영됐다.
펀드평가실의 애널리스트는 이를 기준으로 온·오프라인 실사를 진행한다. 투자 가이드라인은 물론 펀드의 종목 포트폴리오가 어떻게 구성되고 변화했는지 낱낱이 살펴볼 계획이다.
그러나 끝이 아니다. ESG펀드 인증평가의 최종관문으로 인증위원회 심사를 거쳐야 한다. 위원장을 포함해 위원회의 절반을 학계 등 전문가로 구성했다. FN가이드가 신용평가사의 평정위원회의 형식을 빌리되 한층 더 발전시키며 공을 들였다.
윤 부사장은 “눈앞의 이익에 휘둘리지 않고 절차적 타당성을 확보하려는 조치”라며 “FN가이드가 펀드 인증을 포함해 ESG사업의 지속가능성을 높이려는 의도”라고 말했다.
사후관리도 체계적으로 진행한다. ESG펀드 인증은 1년간 유효하다. 검증을 거쳐 갱신도 할 수 있다.
그러나 공모펀드를 대상으로 하는 만큼 포트폴리오의 변동성이 크다는 점을 고려했다. 3개월이나 6개월마다 중간 점검을 진행할 계획이다. 이때 문제가 있다고 판단하면 ESG펀드 인증을 철회할 수도 있다. 회사채나 사모펀드 ESG인증평가보다 훨씬 타이트하다.
윤 부사장은 “ESG워싱이 있다고 판단되면 패널티를 주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해외에서는 ESG워싱이 발생하면 인증을 철회한다. 또 물론 일정 기간 동안 인증신청조차 받지 않는다. 이는 기록으로 남아 향후 ESG펀드 인증을 받을 때 감점요인이 될 수 있다.
◇“G가 바로 서야 E와 S도 바로 된다”
“그동안 재무정보에 반영되지 않았던 ESG가 앞으로 핵심 축이 될 거다. 기업의 금융정보 제공이 FN가이드의 업(業)이었기에 ESG를 바라보지 않을 수 없었다.” 윤 부사장이 말했다.
2001년 FN가이드가 설립돼 가장 먼저 출시한 것은 리서치 서비스였다. 이듬해 삼성증권 리서치DB 구축 프로젝트를 수주했고 2003년 파이낸셜모델링툴 DataGuide, 2004년 상장기업 분석용서비스 CompanyGuide를 출시했다. 기업의 재무제표가 무엇보다 중요하던 시절이었다.
그러나 설립 이후 20여년이 흐른 지금은 ESG가 재무제표에 버금가는 데이터로 여겨진다. 종합금융정보기업 FN가이드이기에 ESG를 주목하지 않을 수 없었다.
더욱이 이는 윤 부사장이나 송 센터장의 가치관과 맞닿아 있는 지점이기도 했다. 윤 부사장은 “E가 미래세대에 대한 이야기이자 성장에 대한 반성이라면, S는 동시대 이해관계자 간 연대를 촉구한다”며 “G는 공정과 정의에 대한 화두”라고 말했다.
그는 “G라는 시스템 위에 E와 S가 서 있는 구조”라고 덧붙였다. FN가이드의 ESG펀드 인증은 G가 바로 서도록 돕는 사업인 셈이다.
◆윤우영 FN가이드 펀드평가본부 본부장 부사장 약력
△서울대학교 경영학과 학사, 석사, 박사 과정 수료
△한국기업평가 신용평가 총괄 전무이사
△한국채권연구원 연구위원
△에프앤가이드 펀드평가본부 본부장
◆송병운 FN가이드 ESG인증센터 센터장 상무 약력
△1969년생
△연세대학교 경제학과 학사, 석사
△한국신용평가 건설평가팀장
△한국신용평가 금융평가본부장
△한국신용평가 평가정책본부장
△에프앤가이드 ESG센터장(現)
△금융감독원 회계심의위원회 위원(現)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중소기업정책자금 기업평가 자문위원단 위원(現)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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