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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가이드, ESG센터 '전면에'…전문성 자신 [ESG펀드 인증 태동]②윤우영 부사장·송병운 상무 주도, 가이드라인 제정…공신력 확보 안간힘

이지혜 기자공개 2021-12-10 07:26:24

[편집자주]

ESG펀드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투자자의 관심만큼 우려도 짙다. ‘무늬만 ESG펀드’를 걸러낼 수 있는 변변한 방법이 아직 마련되지 않았다. 금융당국의 규제 움직임만으로는 부족하다. 시장의 자정작용이 먼저 이뤄져야 부작용이 적다는 목소리가 크다. FN가이드가 먼저 팔을 걷어붙였다. 운용사의 ESG 내재화부터 체계, 운용실적까지 검증하기로 했다. 진짜 ESG펀드에 라벨을 붙여 워싱 가능성을 낮추는 게 목표다.

이 기사는 2021년 12월 06일 13:4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전문성’. FN가이드가 ESG펀드 인증시장에 출사표를 던지며 자신감을 보인 배경이다. 펀드평가본부를 이끄는 윤우영 부사장, ESG인증센터의 키맨인 송병운 상무는 펀드와 기업평가, ESG분야에서 전문가로 손꼽힌다.

FN가이드의 ESG펀드 인증사업은 윤 부사장과 ESG인증센터가 만든 가이드라인을 기준삼아 펀드평가실이 라벨을 붙이는 구조로 이뤄진다. 시장도, 사업도 초기단계인 만큼 일단 Pass/Fail 방식으로 통과 여부만 가리기로 했다. FN가이드가 제시한 기준을 넘어서면 ESG펀드 라벨을 획득할 수 있다는 의미다.

FN가이드는 공신력을 얻기 위해 유럽의 투명성코드를 벤치마크하는 한편 인증위원회의 독립성도 강화했다. 각 펀드의 ESG인증을 낼 때에는 반드시 인증위원회를 열기로 했다. 이 위원회 인력은 외부 전문가가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펀드평가본부·ESG인증센터 주도

FN가이드의 펀드평가본부가 ESG펀드를 인증하기 위한 가이드라인을 최근 마련했다. FN가이드는 총 8개 본부와 준법지원팀, 금융소비자보호센터, 로보투자자문센터 등으로 구성됐다. 펀드평가본부는 이 중 하나로 ESG인증센터와 펀드평가실 등을 거느렸다.

윤 부사장이 펀드평가본부를 이끌며 ESG인증센터에 힘을 싣고 있다. 윤 부사장은 한국기업평가에서 30년 이상 근무하며 신용평가업무를 총괄했다. 크레딧업계의 거물급 인사라는 평가를 받는다.

ESG인증센터가 설립된 것은 지난해다. 현재 센터 인력만 10명 정도다. 펀드평가본부 총원이 35명인 점을 고려하면 비중이 크다.

송 상무가 올해 2월부터 ESG인증센터를 이끌고 있다. 송 상무는 1969년생으로 한국신용평가에서 금융평가본부 본부장, 평가정책본부 본부장 등을 지냈다. 특히 ESG분야에서 전문성이 있다는 평가다.

FN가이드 관계자는 “한국신용평가에서 평가정책본부 본부장을 지내며 SRI금융상품 등에 대한 프로세스를 모두 이해하고 있다”며 “ESG인증센터가 관련 사업의 콘트롤타워가 될 예정인 만큼 전문성 높은 송 상무가 적임자”라고 말했다.

◇가이드라인, 글로벌 트렌드·국내 특수성 반영

FN가이드는 ESG펀드 인증 가이드라인을 만들며 해외사례를 참고하는 한편 국내 펀드의 특수성을 반영하는 데 중점을 뒀다. 글로벌 트렌드에 발맞추기 위해서다.
유럽의 투명성코드가 주요 참고사례가 됐다. 투명성코드는 유럽지속가능투자포럼(Eurosif)이 2008년 발표한 것으로 ESG펀드의 정보공시를 위해 만들어졌다.

투명성코드에는 △운용사의 ESG 투자원칙 △운용 인력의 전문성 △ESG분석 방법론 △편입종목 구성방식 등이 담겼다. 투명성코드에 따라 자발적으로 정보를 공시하는 공모펀드만 800개(2018년 기준)에 이른다.

프랑스와 독일도 FN가이드처럼 ESG펀드에 라벨을 붙이고 있다. 이들이 라벨링할 때 활용하는 정보도 유럽의 투명성코드가 기초가 된다.

FN가이드 관계자는 “가이드라인은 운용사가 자율적으로 ESG투자를 점검할 때 활용할 수 있다”며 “외부기관도 ESG펀드가 ESG투자 본연의 취지에 부합하게 운용되는지 점검할 때 쓸 수 있다”고 말했다.

FN가이드의 ESG펀드 인증지표는 반드시 갖춰야 하는 핵심지표와 펀드의 특성을 설명하는 일반지표로 구분된다. 핵심지표에는 △명확한 투자전략 수립 및 공개 △ESG투자전략이 반영된 운용자산 비중 △ESG분석 및 평가방법론 △펀드 회전율 및 벤치마크 설정 적정성 △ESG투자 절차 내부통제 △ESG투자운용 경험 및 성과 등이 담겼다.

이밖에 운용사의 ESG투자 내재화 수준을 평가하는 지표가 10개, 펀드의 ESG투자 이행 수준을 평가하는 지표 27개, 기타 고려사항 등이 있다.

운용사가 FN가이드에서 ESG펀드 인증을 받기까지 한 달 정도 걸린다. FN가이드의 질의서를 받아 관련 자료를 제출하고 인터뷰를 마친 뒤 인증위원회까지 통과해야 한다.

인증은 Pass/Fail 방식으로 진행한다. FN가이드 관계자는 “시장이 초기단계인 만큼 일단 인증 여부만 가릴 것”이라며 “다만 점수는 내부적으로 보유해 데이터를 쌓다가 시장이 성숙하면 ESG펀드 인증등급으로 발전시킬 수도 있다”고 말했다.

FN가이드는 사후관리에도 만전을 기했다. ESG워싱 가능성을 낮추기 위해서다. ESG펀드 인증은 1년 동안 유효하며 다시 점검을 받아 갱신할 수 있다. 인증 부여 이후 6개월마다 다시 점검해 미흡하다고 판단하면 인증을 철회할 수도 있다.

ESG인증을 받은 펀드는 FN가이드 홈페이지에 공시된다. 현재 이런 정보를 활용하려는 외부 기관과도 논의 중이다.

◇인증위원회 독립성 강조, 공신력 확보 의지

FN가이드의 ESG펀드 인증시스템의 또다른 특징은 인증위원회다. 신용평가사가 등급을 매길 때마다 평정위원회를 여는 방식을 차용했다. 인증위원회는 ESG펀드에 대한 기본적인 분석이 완료된 뒤 열린다. 5~6명 정도로 구성된다.

FN가이드는 이 중 절반가량을 외부 인사로 채우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관련 분야의 교수나 전문기관 관계자 등을 자문위원으로 삼았다. 해당 펀드의 ESG 지표를 제대로 평가했는지, 특별한 ESG 관련 이슈는 없는지 등 적정성을 최종 점검한다.

FN가이드 관계자는 “펀드다보니 포트폴리오 종목이 교체되는 등 변동사항이 많을 수 있다”며 “사후관리를 철저히 진행하는 한편 인증위원회의 독립성을 높여 시장 공신력을 얻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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