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1년 12월 20일 07시2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어느 업종이든 대기업에서 중소기업으로 이직하는 사례를 간혹 본다. 가장 주된 이유는 ‘본인의 역량 향상’이다. 대기업에서는 안정적인 시스템을 제공받을 수 있고 특정 분야에서 전문성을 쌓기에 용이한 반면 새로운 일에 도전하는 데는 제약이 따르기 때문이다.벤처캐피탈(VC) 업계도 마찬가지다. 대형 하우스는 펀드레이징, 투자, 회수 등 업무가 세분화돼 있다. 세분화는 자연스럽게 전문화로 이어진다. 이 때문에 ICT, 바이오, 문화 등 투자영역에 있어서 중소형사에 비해 더욱 높은 전문성이 요구된다. VC 업계가 일반 직종보다 도전을 즐기고 시장을 개척하는 성격을 가지고 있음에도 여전히 대형 하우스에서의 의사결정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대형하우스에서는 하나의 펀드를 총괄하는 '대표펀드매니저'를 맡기 어렵다는 점이 또 다른 이직 사유로 작용한다. 대표펀드매니저는 대형하우스 내에서 주로 경력이 많은 베테랑 심사역이 총괄을 도맡고 있다. 대형하우스에서 중소형사로 이동하는 주된 이유로 ‘벤처캐피탈리스트로서 자신의 펀드를 만들고 싶은 욕구’가 언급되는 것이 쉽게 납득된다. 용의 꼬리보다 뱀의 머리를 선택한다.
이러한 상황을 감안했을 때 IMM인베스트먼트가 올해 보여준 변화는 신선하다. IMM인베스트먼트는 VC업계에서 단연 손에 꼽히는 대형하우스다. 베테랑 출신 인력이 주축이라는 점은 하우스의 경쟁력이다. 시니어들은 펀드를 총괄하면서 LP나 투자기업에게 신뢰감을 높여 왔다.
올해는 미들급 심사역을 대표펀드매니저로 데뷔시키면서 주목을 받았다. 무려 3명의 심사역이 펀드 총괄직을 맡았다. 대형하우스에서는 보기 드문 사례다. 이 가운데 한 명은 매니저급이라는 점에서 파격적이고 모험적이었다는 평가다.
출발은 성공적이다. 대표펀드매니저로 데뷔한 심사역 몇몇은 이미 목표 이상의 펀드레이징을 마무리 짓기도 했다. 이는 조직 내 신구의 조화가 있었기에 가능한 결과였다. 그간 대표펀드매니저를 맡았던 시니어는 조기 등판한 미들급 심사역들의 뒷단을 지켰다. 핵심운용인력으로 참여해 버팀목 역할을 하면서 LP와 투자기업의 신뢰가 이어질 수 있도록 한 발 뒤에 서 있었다.
사람이 전부인 VC업계에서 심사역의 이탈은 가장 큰 악재다. IMM인베스트먼트는 이를 잘 간파해 영리한 선택을 했다. 일견 ‘독수리 새끼 훈련’과도 닮아있다. 어느 정도 경력을 쌓은 심사역이 이탈하지 않고 내부에서 역량을 키울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했다. ‘개혁은 내부에서 이루어지는 것이지 외부에서 가져오는 것이 아니라’던 괴테의 언명처럼 IMM인베스트먼트의 새로운 시도가 개혁의 시금석이 될지 기대감이 깃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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