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이어 삼성도 로봇대전 참전…관건은 '데이터 축적' 역량 이재용 부회장, 전담조직 개편…'LG 클로이 추격' 삼성봇, 연내 상용화 추진 전망
손현지 기자공개 2022-01-20 13:46:16
이 기사는 2022년 01월 19일 12:5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B2B 로봇'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든다. 작년까지 연구개발(R&D), 투자비 등을 타진해본 결과 사업 경쟁력이 큰 미래산업이라고 판단했다. 자체 로봇 브랜드 '삼성봇'의 상표권을 특허 등록해 업계 출사표를 던졌다.B2B 로봇사업의 경우 '데이터' 축적역량이 경쟁력을 좌우하는 요소로 꼽힌다. 용도나 하드웨어 측면에선 차별점을 찾기 어려운 만큼 누가 더 다양한 데이터를 확보하는지가 제품 퀄리티를 좌우한다. 이미 LG전자, 현대차, 중국업체들이 3~4년 전부터 상업적 경험을 쌓고 있는 상황에서 삼성전자도 연내 제품을 출시해 추격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로봇사업 힘주는 JY, '한종희·전경빈' 전진배치
19일 업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최근 로봇 사업을 회사의 미래 핵심 기술로 꼽았다. 전세계 로봇시장 규모는 2017년 약 244억달러(약 29조원)에서 올해 756억달러(90조원), 2025년에는 1772억달러(211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작년 초부터 소비자가전(CE)부문 산하에 로봇사업화 태스크포스(TF)를 만들어 1년간 사업의 타당성을 검증해왔다. 올해부턴 조직개편을 통해 TF를 상설조직인 로봇사업팀으로 격상시켜 한종희 DX부문장(부회장) 직속으로 편입시켰다.
로봇사업팀의 수장은 TF장을 맡았던 전경빈 부사장이 이어 담당키로 했다. 전 부사장은 한국과학기술원(KAIST) 기계공학 박사 출신으로 삼성전자 글로벌CS센터장을 지낸 '품질통'으로 평가된다. 한 부회장과는 영상디스플레이(VD)사업부 출신이라는 공통점을 기반으로 호흡을 맞춰나갈 예정이다.
이 부회장은 인프라, 투자 등 다방면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우선 삼성전자 조직 위상은 파트-그룹-팀-실-사업부-부문 순으로 이어진다는 점을 감안하면 TF가 '팀'으로 꾸려진 점은 사업의 중요도가 크다는 점을 방증한다. 이 부회장은 작년 8월 로봇, 바이오, 차세대 통신 등 향후 3년간 240조원을 신규투자하겠다고 밝혔다.
◇경쟁력 판가름 키 '데이터'…LG표 '클로이' 추격 위해 연내 상용화 전망
LG전자 등 선발주자와의 차별화 포인트도 관심거리다. LG전자는 일찍이 로봇 비즈니스 축을 B2B쪽으로 잡았다. 호텔, 병원, F&B(Food and Beverage, 식음료) 등 다양한 공간에 최적화된 맞춤형 솔루션을 선보이겠다는 의지로 로봇사업팀도 BS(Business solution)본부 내에 꾸렸다.
대표 서빙 로봇인 '클로이'도 상용화시켰다. 지난 2017년 인천공항을 시작으로 클로이 안내로봇을 처음으로 공급하면서 레퍼런스를 확대했다. 이후 LG 클로이 UV-C봇, LG 클로이 서브봇, LG 클로이 바리스타봇 등을 출시하며 판매처를 넓혔다. 작년부터 글로벌 영업 인프라를 활용해 미국 등으로 사업범위를 확장해나가고 있다.
삼성전자의 로봇 비즈니스 모델은 아직까지 명확하지 않다. 상업용 삼성봇의 하드웨어 기술, '용도' 등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공개하지 않고 있다. 최근 로봇브랜드 '삼성봇'의 상표권을 미국, 캐나다 특허청에 등록함으로써 상업화가 가능한 B2B용 로봇개발 진척사항을 간접적으로 유추해볼 수 있을 뿐이다.
업계 관계자는 "로봇의 용도나 하드웨어적 퀄리티는 회사마다 비슷할 것"이라며 "제품 경쟁력을 판가름하는 건 데이터 축적 역량이다, 데이터 운용을 통해 음성인식 등의 기능을 향상시킬 수 있는데 선제적으로 레퍼런스를 쌓은 LG가 좀 더 앞서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삼성은 현재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비즈니스 모델을 구상하고 있는 상태다. 앞서 CES2019에선 노약자 등 약자를 돌볼 수 있는 '삼성봇 케어'를 선보였으며, CES 2021에선 가사도우미 역할을 하는 '삼성봇 핸디'를 공개한 바 있다. 고객응대, 음식점 서빙로봇, 가사도우미 형태 등 다방면으로 연구개발(R&D)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봇 상용화 시기도 미정이다. 다만 태동하는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빠르면 연내 판매용 제품을 출시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로봇산업은 현재 점유율 등을 추산할 데이터가 부족할 정도 '초기' 시장으로 분류된다. 일각에선 삼성전자가 시장 내 빠른 경쟁력 확보 차원에서 중국 등 기존 로봇기업을 인수합병(M&A) 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상업용 출시 관련 정해진 바는 없다, 정식 조직을 꾸린 만큼 상업화 단계에 진입했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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