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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 콘텐츠 기업 탐방]유니언플레이스, 구찌가옥 뒷편 복합공간 한남점 '둥지'글로벌 물류네트워크 보림티엔엘 공동투자…폐허 건물, MZ세대 감각 '환골탈태'

신민규 기자공개 2022-02-03 07:37:57

[편집자주]

기능을 상실한 노후부지를 새롭게 해석해 복합적인 임차수요를 창출하는 '공간 비즈니스'가 뜨고 있다. 임차인의 업무와 주거생활 공간을 동시에 제공하면서 판매전시까지 가능하도록 하는 등 다양한 기능을 한 공간에 엮는 방식이다. 초기 부동산 개발 기획부터 설계, 시공을 넘어 위탁영업 역할까지 맡는다는 점에서 수요자에 한층 특화된 점이 특징이다. 더벨이 기존 공간상품 영역을 허물고 있는 공간 콘텐츠 기업의 행보를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22년 01월 27일 15:1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유니언플레이스가 네번째 복합문화공간을 이태원 한남동에 잡았다. 구찌 플래그십 스토어인 '구찌가옥' 바로 뒷편에 폐허와 다름없던 건물을 MZ세대 감각으로 바꿔놨다. 당산, 강남에서 인기몰이에 성공했던 자사 브랜드 역량을 총결집시켰다.

유니언플레이스는 지난해 7월 용산구 한남동 건물을 글로벌 물류네트워크 기업 보림티엔엘과 손잡고 100억원대에 사들였다. 키움투자자산운용 부동산펀드를 설정해 공동 투자하는 구조다.

인수 당시 건물의 상태는 폐건물 수준으로 알려졌다. 이전까지 스크린골프장, 고시원 등으로 사용됐는데 노후도가 심해 재건축을 고려해야 될 정도였다. 개발을 진행하더라도 현 건물 수준의 용적률밖에 확보되지 않아 고민 끝에 리모델링을 결정했다.

'위어드 맨션(Weird mansion)', 독특한 저택이라는 콘셉트로 총 7개층을 개발하기까지 큰 시간이 소요되지 않았다. 7월 계약을 맺고 두달 간의 기획을 거쳤기 때문에 실제 공사에는 세달 정도 걸린 셈이다.

별도 임차인을 모집하는 방식이 아니라는 점에서 일반적인 건물개발 속도와는 차이가 큰 편이다. 개발초기부터 운영 솔루션을 갖고 건물 전체를 자사 브랜드로 채우는 방식이라 의사결정이 상대적으로 빨랐다.

이태원 젊은층을 겨냥한 공간 콘텐츠는 상당히 이색적이다. 브랜드운영 개발주체가 20~30대라 가장 정확한 시선으로 MZ세대 수요를 이끌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 깔렸다. 셰프, 트레이너, 파티시에 등이 직원으로 구성돼 있기도 하다.

유니언타운 한남점 조감도

젊은 감각은 곳곳에 묻어나 있다. 2개층으로 구성된 헬스공간인 '업핏'에는 바디 프로필을 찍을 수 있는 공간이 따로 제공돼 있다. 소규모 필라테스 공간도 별도 확보돼 있다. 한남동의 경우 젊은층의 헬스 수요가 높아 코로나19에도 성업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공유주거(코리빙)는 물론 공유오피스 각층에 공유주방을 배치해 간단한 요리와 음식주문이 가능하도록 배려했다. 사용자 입장에서 편한 방식으로 진화하고 있다. 두 공간은 최근까지 입점한 당산점, 강남점 모두 공실률이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게임사 개발 엔지니어가 단체 사용을 문의할 정도로 수요가 상당한 편이다.

유니언타운 한남점에는 식음료(F&B) 브랜드 '세르클'을 론칭할 예정이기도 하다. 파리 제과학교 출신 파티시에가 중심이 되어 기획하고 있다.

코로나19 환경에도 유니언플레이스가 론칭한 식음료 브랜드는 단기간에 '핫플레이스'로 성장했다. '디저트 오마카세'로 알려진 강남 트리오드 역시 월매출 1억2000만원대로 론칭 7개월여만에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다.

자사 브랜드간 시너지도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다. '업핏'의 초기 회원을 모집하는 과정에서 '세르클'이 커피를 무료로 제공하는 식이다. '업핏'이 비용을 보전하는 한편 '세르클'의 잠재고객 유치도 가능한 셈이다.

젊은 감각으로 이끄는 개발 방식은 투자자에게도 인정을 받고 있다. 유니언타운 당산점의 경우 LP 교체가 이뤄졌다. 개발 이후 운영 단계에서도 대기업 계열 디벨로퍼나 대형 건설사에서도 눈여겨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반기에는 개발규모가 가장 큰 호텔 론칭도 예정돼 있다. 코로나19 회복기를 겨냥한 것으로 객실수만 120개를 차지한다. 선유도역에 자리잡는 호텔 개발 역시 일반적인 방식을 지양했다. 기존까지 단순히 쉬는 것에만 초점을 맞췄다면 에너지를 발산할 수 있는 다양한 운동공간도 적용해 균형을 맞출 예정이다.

유니언플레이스는 KB부동산신탁 출신 이장호 대표가 2017년 설립했다. 부지에 직접 투자하는 동시에 책임임차 계약을 맺어 운영하는 오퍼레이터 방식의 개발을 주도하고 있다. 유니언타운 서초점, 당산점, 강남점 등을 개발하고 운영에서도 수익을 내고 있다.

박지빈 유니언플레이스 최고브랜드책임자(CBO)는 "그동안 공간 콘텐츠를 개발한 노하우로 규모를 점차 키워가는 단계"라며 "'디벨로퍼레이터(devel-operator)' 역량을 통해 기관투자가를 유치해나가는 준비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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