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준 5년, 효성의 변화는?]형과는 다르다...조현상 부회장 역할은?⑥세심함이 강점, M&A로 '미래' 발굴…당분간 안정적 형제경영 지속
조은아 기자공개 2022-02-08 08:17:42
[편집자주]
조현준 회장이 효성그룹 회장에 오른 지 5년이 지났다. 그간 성과는 결코 작지 않다. 지주사 체제로 전환해 지배구조 개선을 이뤘고, 강력한 리더십을 바탕으로 수소를 비롯한 신사업에도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다만 세대교체, 형제의 경영권 정리 등 남은 과제도 만만치 않다. 조현준 체제 5년, 효성의 성과와 과제를 더벨이 짚어봤다.
이 기사는 2022년 02월 04일 10시42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조현준 회장 취임 이후 5년 동안 효성그룹은 실적과 지배구조 측면에서 모두 눈에 띄는 성과를 보여줬다. 수소를 비롯해 신사업도 적극적으로 추진하며 앞날에도 대비하고 있다. 당분간은 지금과 같은 '형제경영'을 통해 현재의 흐름을 이어가는 데 주력할 가능성이 높다. 형 조현준 회장이 그룹 회장으로서 경영을 총괄하고 동생 조현상 부회장(사진)이 이를 보좌하는 방식이다.다만 중장기적으로 봤을 때 계열분리는 정해진 수순일 것으로 전망된다. 아버지 조석래 명예회장이 계열분리를 통해 일찌감치 자리를 잡고 그룹을 안정적으로 꾸려나갈 수 있었던 만큼 조현준-조현상 형제도 계열분리를 통해 경영권 분쟁의 소지를 없앨 것이란 관측이 꾸준히 나오고 있다.
◇전략본부서만 15년…자동차 소재 관련 M&A 주도
효성그룹은 2010년대 중후반부터 조현준 회장이 경영을 진두지휘하고 있지만 조현상 부회장의 존재감도 만만치 않다. 조 부회장은 과거에는 총괄사장으로서, 지난해 초 승진 이후로는 부회장으로서 핵심역할을 해왔다.

2014년부터 ㈜효성의 사내이사를 맡아 실질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해왔으며 조석래 명예회장과 조현준 회장을 대신해 대표 자격으로 대외 행보를 활발히 펼치기도 했다.
조현상 부회장은 컨설팅 회사 출신으로 전략통으로 분류된다. 베인앤컴퍼니에 근무하다 1998년 효성그룹에 입사했다. ㈜효성 전략본부 경영혁신팀에서 이사, 상무, 전무 부사장을 거쳤다.
전략본부에서만 15년 넘게 일하며 타이어코드와 스틸코드, 에어백용 원단 등 자동차용 소재 사업과 관련한 다양한 인수합병(M&A)을 주도적으로 이끌었다.
사장으로 승진한 뒤에는 산업자재PG장과 화학PG 최고마케팅책임자(CMO), 전략본부장을 겸직했고 효성그룹이 지주사 체제로 전환한 이후부터는 지주사에 몸담고 있다. 줄곧 총괄사장을 지내다 지난해 초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효성그룹에 정통한 관계자들은 조현준 회장이 선이 굵은 경영 스타일을 보여준다면 조현상 부회장은 세심한 스타일이라고 말한다. 베인앤컴퍼니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해 신사업 발굴과 인수합병에 강하다는 평가도 받는다.
효성그룹의 계열분리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되는 이유 중 하나로 조현상 부회장의 존재감을 꼽는 시각도 있다. 조현상 부회장이 단순히 조현준 회장의 조력자 역할에 그치지 않고 자신의 입지를 꾸준히 다지며 독립의 기반을 미리 마련해뒀다는 의미다. 두 사람의 지분율과 회사 기여도가 비등하다는 점도 형제의 공동경영이 끝날 가능성에 무게를 실어준다.
◇안정적 형제경영 당분간 이어갈듯
효성그룹에서 계열분리 가능성은 어제오늘 나온 얘기는 아니다. 효성그룹 자체가 계열분리를 통해 만들어졌다. 조석래 명예회장은 효성그룹을 물려받을 때 형제들과 계열사를 나눠받았다. 조홍제 효성그룹 창업주는 장남인 조 명예회장에게 효성물산을 물려줬고 차남 조양래 회장과 삼남인 조욱래 회장에게 각각 한국타이어와 대전피혁을 분리해 상속했다.
계열분리는 형제가 마음만 먹으면 비교적 간단하게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조현준 회장과 조현상 부회장은 효성그룹에서 맡아왔던 사업분야가 다르다. 조 명예회장 체제에서 조현준 회장은 섬유PG장을 맡았고 조현상 사장은 산업자재PG장을 맡았는데 각각의 사업을 독자적으로 이끌었다. 각자 자신이 주력했던 사업분야를 맡고 각자의 길을 갈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배경이다.
지분 정리 역시 쉽게 이뤄질 수 있다. 특히 효성첨단소재는 인적분할된 계열사들 중 조현준 회장의 지분이 없는 유일한 계열사다. 반면 조현상 부회장의 지분율은 12%가 넘는다. 효성첨단소재를 중심으로 조현상 부회장이 독립할 수 있다는 시나리오가 제기되는 이유다.
수입차 사업 역시 조현상 부회장의 몫으로 분류된다. 효성그룹은 효성토요타, 신동진, 에이에스씨를 통해 수입차 판매사업을 하고 있는데 조 부회장은 신동진(80%)과 에이에스씨(100%)의 최대주주다.
신동진은 더프리미엄효성(렉서스)과 효성프리미어모터스(재규어·랜드로버)를, 에이에스씨는 더클래스효성(벤츠)과 신성자동차(벤츠)를 소유하고 있다. 조 부회장은 2017년 수입차 부문의 지주사로 에이에스씨를 신설하는 등 지배구조 재편 작업을 독자적으로 진행하기도 했다.
다만 효성그룹이 가까운 시일 안에 계열분리에 나설 가능성은 낮다고 재계는 보고 있다.
우선 조 회장과 조 부회장의 나이가 아직 젊다. 우리나이로 조현준 회장은 55살, 조현상 부회장은 52살로 아직 한창 나이다. 무엇보다 자녀들이 어려 당분간 경영권 승계에 대한 부담이 없다. 둘이 더해 6명의 자녀를 뒀는데 가장 나이가 많은 조 회장의 장녀가 2002년생이다. 특히 아들은 하나씩 뒀는데 각각 2012년생, 2015년생이다.
아직 조석래 명예회장 지분의 향방조차 정해지지 않았다. 조 명예회장은 ㈜효성의 지분 9.43%를 비롯해, 효성중공업(10.18%), 효성티앤씨(8.19%), 효성첨단소재(10.18%), 효성화학(6.7%)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조 명예회장의 지분 증여는 효성그룹 경영권의 윤곽을 한층 뚜렷하게 보여주는 가늠자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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