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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스팩시장 첫 진출]최정예 맨파워, 15개월 내 승부낸다①2억 달러 상장 완료, 투자·바이오·특허 전문가 결집

임효정 기자공개 2022-03-07 07:59:59

[편집자주]

국내 사모펀드 운용사가 미국 스팩시장에 첫 발을 내딛었다. 그간 스팩상장 과정에서 프로젝트펀드로 투자한 사례는 몇몇 있었다. 하지만 한국인이 주축이 돼 스팩을 설립한 후 미국 증시에 뛰어든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더벨은 미국 스팩시장 진출 의미와 국내 투자 생태계에 미칠 기대 효과를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3월 04일 08:1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프라이빗에퀴티(PE)를 포함한 한국 인력과 자본이 미국 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 시장 진출의 물꼬를 텄다. 국내 투자생태계를 벗어나 해외로 시야를 확대하면서 국내 기업이 글로벌 진출하는 데 있어 또 하나의 선택지를 줬다는 데 의미가 크다.

첫 미국 스팩을 꾸린 주인공은 밸류언스캐피탈이다. 글로벌 투자업계에서 쌓은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전문가들과 힘을 합쳐 탄탄한 경영진을 구성했다. 스팩은 합병 대상을 찾을 수 있는 역량이 핵심 경쟁력으로, 검증된 인력 구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단기간에 이룬 성과는 아니다. 경영진은 지난 1년여간 스팩 상장을 준비해왔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타깃을 찾아 합병하는 작업이 남아있는 만큼 경영진과 사외이사진은 유망기업을 적극 찾아 나설 방침이다.

◇크레디언파트너스, 미국 스팩으로 신성장동력 마련

국내 사모펀드 운용사인 크레디언파트너스를 포함한 한국인들이 주축으로 만든 스팩이 현지시간 3일 미국 나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한국 인력으로 경영진이 구성된 최초의 미국 스팩이다. 국내 바이오 업계 선두주자인 크리스탈지노믹스의 투자도 뒷받침됐다.

국내PE가 미국 스팩 구성원 중 하나로 이름을 올리거나 스팩 합병 과정에서 진행되는 파이프(PIPE·Private Investment in Public Equity) 투자에 참여한 사례는 있었다. 이번 사례의 경우 국내PE를 포함한 한인 전문가로만 구성된 최초 미국 스팩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스팩명은 밸류언스머저(Valuence Merger)'이며, 상장 규모는 2억 달러다. 총 2000만 유닛(unit)을 발행하며, 유닛 당 발행액은 10달러다.

밸류언스머저는 지난달 19일 미국증권거래위원회(SEC)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하면서 상장을 알렸다. 합병 타깃은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지역(중국·홍콩·마카오 제외)의 바이오·생명과학과 환경기술 관련 기업이다.

국내PE를 포함해 한인 전문가들이 미국 스팩 시장에 발을 디딘 이유는 무엇일까. 글로벌 진출은 더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다. 기업 뿐만 아니라 조력자 역할을 하는 투자사 역시 마찬가지다. 크레디언파트너스가 국내 기업의 해외 진출을 돕기 위한 필요성에 공감한 것이 시작점이다.

미국 증시 상장의 경우 국내 주식 시장내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를 최소화할 수 있는 데다 대규모 자금조달이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다. 크레디언파트너스는 미국 증시 상장의 강점을 살리면서 긴 상장 소요기간과 불확실성이란 단점을 줄일 수 있는 '스팩'에서 성장동력의 기회를 찾았다.
왼쪽부터 우성윤 대표, 이성식 파트너, 앤드류 형 CFO, 진 초 COO.
◇'사람이 무기' 스팩시장, 인수합병·바이오·기술개발 등 전문가 집합체

밸류언스머저 경영진에는 M&A를 포함해 각 산업 전문가가 모였다. 사외이사 역시 글로벌 시장에서 활약하고 있는 베테랑 인사를 영입했다.

스팩의 합병 성공 가능성을 가늠하는 요인 중 가장 중요한 것이 경영진이다. 합병 기업이 정해져 있지 않기 때문에 경영진의 역량를 통해 스팩 합병의 성공 여부를 판단할 수밖에 없다.

이번 스팩의 최고책임경영자(CEO)는 크레디언파트너스의 우성윤 대표가 맡았다. 우 대표는 지난 17년간 투자 업계에 몸담은 베테랑이다. 그는 국민은행, 미래에셋자산운용PE를 거쳐 미국 주식시장에서 러셀2000 지수를 만든 글로벌 투자회사 러셀인베스트먼트에서 근무하며 경력을 쌓았다. 이후 2014년 크레디언파트너스를 창업해 하우스를 이끌고 있다.

이성식 파트너는 SK그룹 경영의 구심점 역할을 하는 수펙스추구협의회 내에서 전략적 투자를 담당했으며, 투자은행, 벤처캐피탈에서 폭 넓은 경험을 쌓은 인사다. 앤드류 형 (Andrew Hyung) 최고재무책임자(CFO) 역시 도이치뱅크, 노무라를 거친 IB전문가다. 최고운영책임자(COO)는 헬스케어 전문가 진 초(Gene Cho)가 맡는다.

사외이사 구성 역시 탄탄하다. 다양한 섹터의 전문가가 포진됐다. 조중명 크리스탈지노믹스 회장이 이번 스팩의 사외이사에 이름을 올렸다. 북미 시장 내 전문가도 대거 합류했다. 미국 스팩시장 대표주자로 꼽히는 라이브 오크의 공동 창업자인 게리 원더릭(Gary Wunderlich), 글로벌 톱티어 사모펀드 출신의 투자전문가 존 김(John Kim), 20년 이상 다수 상장사의 CFO와 COO를 역임한 넬슨 젠틸레티(Nelson Gentiletti)도 포함됐다.

아시아 시장 내 전문가로는 김영민 전 특허청장과 함께 중국 상무부 고위 관료이자 골드만 출신 기업가인 저 즈앙(Zhe Zhang)이 사외이사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일본 소니그룹의 노부유키 이데이 전 회장이 고문으로 참여해 스팩은 물론 향후 합병 기업의 경영에도 도움을 줄 예정이다.

스팩을 상장시키는 데 걸린 기간은 1년이 넘는다. 아직 넘어야 할 산도 남았다. 스팩을 나스닥에 상장 시킨 만큼 유망기업을 찾아 합병시키는 게 남은 과제다. 이들 전문가들은 아시아 지역 내 바이오·생명과학과 환경기술 관련 기업을 찾아 15개월 이내에 합병시키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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