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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시그넷 남긴 SK그룹, 조직 슬림화 '속도' 낸다 '유증 참여' 일본 마루베니, 구조조정 요구…충전 사업 재편 가속

임효정 기자공개 2025-04-10 07:57:54

이 기사는 2025년 04월 09일 11시21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그룹이 전기차 충전 사업 구조 재편에 나섰다. 중복 투자 논란이 이어졌던 계열사 가운데 SK시그넷을 남기고 SK일렉링크를 정리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은 것으로 파악된다. SK시그넷에는 추가 자본을 투입해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는 반면 SK일렉링크는 기존 2대주주인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앵커에쿼티파트너스에 지분을 넘기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 중이다.

9일 관련 업계와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SK㈜는 SK시그넷에 대한 115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단행하기로 했다. 이 과정에서 일본 종합상사 마루베니(Marubeni)는 보유하고 있던 SK시그넷 채권을 출자전환해 349억원 규모의 신주를 확보한다. 단순 현금 납입이 아닌 채권을 자본으로 전환한 구조로, 재무적 부담을 줄이면서도 투자 지분을 확보하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두 건 모두 오는 30일 납입을 앞두고 있다.

SK시그넷은 SK그룹 내에서 전기차 충전기 제조를 맡고 있는 계열사다. 기존에도 매각설이 수차례 불거졌지만 SK그룹은 전기차 충전사업을 계속 보유하기로 하고 SK시그넷 자본 확충을 결정했다. 이번 유상증자는 SK시그넷을 중심축으로 삼고 충전사업 전반을 재편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유상증자와 맞물려 SK시그넷 내부에서는 조직 슬림화를 위한 구조조정이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마루베니의 출자 조건 중 하나로, 일정 수준의 인력 감축과 조직 정비를 요구한 것으로 전해진다.

SK그룹은 현재 SK시그넷 외에도 전기차 충전 관련 계열사로 SK네트웍스 산하의 SK일렉링크를 운영하고 있다. SK시그넷은 급속충전기 제조와 판매를, SK일렉링크는 초고속 충전 인프라 운영을 주로 다루고 있어 사업 영역이 구분되지만 전반적으로 중복 투자 지적을 받아왔다.

SK그룹은 SK시그넷에 자본 확충을 단행하면서 SK일렉링크에 대한 매각 절차도 함께 검토 중으로 파악된다. 현재 SK네트웍스는 보유 지분 52.82%에 대해 2대주주인 앵커에쿼티파트너스 측에 인수 의사를 타진한 상황이다. 결국 SK시그넷을 남기고 SK일렉링크를 매각하는 전략을 택한 셈이다.

앵커에쿼티는 특수목적회사(SPC) 슈퍼노바 아시아를 통해 30.6%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양측 협상이 마무리되면 앵커에쿼티 측이 과반 지분을 확보하며 경영권을 확보하게 된다. 재무적투자자(FI) 입장에서는 경영권을 쥐고 있는 것이 향후 회수 전략에 용이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검토할 것이란 의견이 나온다.

SK시그넷은 2021년 SK㈜가 리오인베스트로부터 전환우선주 162만주를 인수하고, 592만주를 추가 매입하며 최대주주로 올라선 바 있다. 현재 지분율은 51.5%다. 코넥스 시장에 상장돼 있는 SK시그넷의 전날(8일) 종가는 1만4640원이다. 종가 기준 시가총액은 약 900억원이다.

SK시그넷의 전신은 2017년 설립된 시그넷이브이로, 전기차 초급속 충전기 개발과 제조 기술을 보유한 기업이다. SK그룹이 인수한 이후에는 북미 시장 공략과 기술 고도화에 집중해왔다. 이번 증자 이후 SK그룹은 SK시그넷 중심의 충전사업 확대 전략을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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