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케미칼의 투자 활용법 日 쇼와덴코 지분 4.9% 확보…스페셜티 역량 강화+배당금 수취
김위수 기자공개 2022-03-24 08:32:45
이 기사는 2022년 03월 22일 14:5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일찌감치 스페셜티 소재 사업에 뛰어들었던 LG화학·한화솔루션과 달리 롯데케미칼은 2015년까지도 범용 소재가 주요 수익원이었다. 화학사업에 남다른 애정을 가지고 있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 빼든 카드는 기업 인수였다. 경영권 분쟁 와중에도 삼성이 내놓은 화학계열사들을 3조원에 인수하며 스페셜티 사업의 기반을 다졌다.7년여가 지난 지금도 신 회장은 롯데 화학 계열사를 방문할 때 마다 스페셜티 역량 강화를 주문하곤 한다. 삼성건과 같은 '빅딜'은 없지만, 적극적인 투자를 통해 신사업 역량을 확보하려는 모습은 여전하다.
롯데케미칼은 지난 2월 중 일본 소재 기업 '쇼와덴코(Showa Denko K.K)'의 주식 204만5100주를 520억원에 추가 취득했다. 롯데케미칼이 확보한 쇼와덴코의 지분은 총 4.9%다. 회사 측은 지분 추가 취득에 대한 별다른 코멘트를 하지 않았지만, 지분율을 유지하기 위해 실시한 투자로 보인다.
지난 2020년 말 쇼와덴코의 주식 701만4900주를 보유한 롯데케미칼의 지분율은 4.69%였는데, 2021년 말에는 같은 주식수로도 지분율이 3.85%로 낮아졌다. 쇼와덴코의 자체 재무활동으로 롯데케미칼 보유 지분율이 일부 희석된 것으로 추정된다. 롯데케미칼은 2월 주식 추가 취득을 통해 최초 투자 후 확보한 지분율과 비슷한 수준을 맞출 수 있었다.
4.9%의 지분율이 아주 높지는 않지만, 쇼와덴코의 주주구성을 감안하면 의미있는 수치임을 알 수 있다. 쇼와덴코의 지분을 들고 있는 일본외 국가 법인은 총 492곳으로, 이들이 총 31.1%의 지분율을 차지한다. 롯데케미칼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을 것이란 사실을 추측할 수 있다.
그렇다면 4.9%의 지분율로 롯데케미칼이 얻을 수 있는게 무엇일까. 향후 지분율 추가 확대를 위한 포석일수도 있고 합작사업의 발판이 될 수도 있지만 이런 가능성을 제쳐놔도 이점이 있다. 쇼와덴코의 의사결정 과정을 지켜보고, 제한적이지만 영향력을 행사하며 사업 역량을 키울 수 있다는 것이다. 화학업계 관계자는 "쇼와덴코는 스페셜티 사업에서 높은 평가를 받는 기업"이라며 "주주로의 책임을 하며 스페셜티 사업 관련 노하우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배당금을 통한 현금 확보는 덤이다. 롯데케미칼이 지난해 쇼와덴코로부터 수취한 배당금은 약 47억원으로 나타났다.
롯데케미칼은 쇼와덴코와 더불어 관계사인 롯데정밀화학 지분도 대거 취득했다. 지난 2월 롯데케미칼이 롯데정밀화학의 주식 84만6200주를 매입하기 위해 쏟은 금액은 652억원이다. 현재 롯데케미칼의 롯데정밀화학 지분율은 35.96%다. 2015년 롯데정밀화학(당시 삼성정밀화학) 인수 후 줄곧 31.13%의 지분율을 유지해오던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11월부터 롯데정밀화학 지분 추가 매입에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롯데케미칼이 롯데정밀화학의 지분율을 높이는 이유도 스페셜티 역량 결집과 무관치않다. 지분 확보로 지배력을 높여 스페셜티 사업에서 시너지를 내겠다는 것이다. 양사는 스페셜티 사업을 위해 협업하는 부분이 있다. 이를테면 롯데케미칼 여수공장에서 생산한 EO(산화에틸렌)를 롯데정밀화학 울산 공장에서 헤셀로스 생산 원료로 사용하는 식이다. 또 지난해 롯데정밀화학에서 배당금 120억원을 수령하기도 했다.
이밖에도 롯데케미칼은 2019년 흡수합병된 롯데첨단소재를 통해 1250억원을 들여 세계적 인조대리석 업체 '벨렌코'의 지분 72.5%를 인수했고, 2020년에는 베트남 첨단소재 업체 '비나 폴리텍' 지분 전량을 67억원에 매입했다. 올초에는 바나듐 이온 배터리 제조업체 '스탠다드에너지'에 650억원을 투자해 15%의 지분을 확보했다. 관계사이기는 하지만 롯데정밀화학이 배터리 소재 업체 '솔루스첨단소재'를 인수하기 위해 설립한 펀드에 2900억원을 출자하기도 했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꾸준히 투자처를 확보해 경영상 부가가치를 확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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