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ating Watch]대규모 투자 롯데케미칼, 'AA+' 지켜낼까4.5조 LINE 프로젝트 본격화, 수소·설비투자 예고에 현금창출력 유지 '관건'
박기수 기자공개 2022-01-18 07:43:24
이 기사는 2022년 01월 13일 16:0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보수적 재무 기조의 대명사인 롯데케미칼의 재무 기조 변화가 감지된다. 인도네시아 유화단지 건설 사업(LINE 프로젝트)을 비롯해 신사업군으로 묶이는 수소 사업에도 대규모 투자를 예고했다. 재무 변화가 불가피한 와중에 크레딧 전망에도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국내 신용평가 3사(△한국신용평가 △한국기업평가 △NICE신용평가)는 13일 현재 롯데케미칼의 신용등급으로 AA+(안정적)을 부여하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순현금 상태를 지속해 이어오고 있는 만큼 원리금 지급능력이 우수하다고 평가받는다.
◇LINE·수소·설비 투자 줄줄이 예고
수 년간 견조한 재무구조를 이어오고 있던 롯데케미칼은 2030년까지 '조단위' 투자가 예고돼있다. 눈앞에 둔 대규모 프로젝트로는 인도네시아에 석유화학단지를 조성하는 '라인(LINE)' 프로젝트와 친환경 수소 성장 사업이다.
라인 프로젝트는 2025년까지 인도네시아 반텐 주에 에틸렌 100만톤·프로필렌 52만톤 등을 생산하는 초대형 유화단지를 건설하는 사업으로 총 사업비만 39억달러(약 4조5000억원) 규모다. 최근 롯데케미칼은 인도네시아 정부와 업무협약을 맺고 시공사를 선정하는 등 본격적으로 프로젝트 추진에 나섰다.
또 작년에는 친환경 수소 성장 로드맵 'Every Step for H2'를 발표하면서 대형 투자를 예고했다. 회사 측이 발표한 투자 규모는 4조4000억원이다. 부생·블루수소 16만톤을 포함해 2030년까지 수소 60만톤을 생산하고, 연료전지·수소복합충전소 등 관련 인프라를 구축할 계획이다.
중단기 투자 규모도 작지 않다. 롯데케미칼은 2024년까지 전기차 배터리 전해액 유기용매 사업과 폐PET 화학적 재활용 신규사업 등에 총 2870억원을 쏟기로 했다. 대산공장 내 산화에틸렌유도체(EOA)와 고순도산화에틸렌(HPEO) 생산시설에도 2023년까지 2500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신평사들은 줄줄이 이어지는 대형 투자들이 당장의 크레딧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NICE신용평가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중기적으로 우수한 현금창출력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돼 LINE 투자 및 공동기업에 대한 지분출자 등 자금 소요에도 매우 우수한 재무구조의 유지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한국신용평가 역시 "인도네시아 NCC와 설비 신설, 신규 사업 진출 계획을 고려하면 향후 투자부담이 확대될 것으로 보이나 우수한 이익창출력, 풍부한 보유 유동성 등을 고려하면 향후에도 재무안정성은 우수한 수준으로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순현금' 기조 속 현금창출력 유지 관건
실제 롯데케미칼은 유동성 리스크와는 거리가 먼 재무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연결 기준으로 2018년 잠깐 순차입 상태였다가 이후부터 현금성자산이 차입금보다 많은 순현금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심지어 시간이 갈수록 순현금 보유량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작년 3분기 말 연결 기준 보유 현금성자산과 총차입금은 각각 4조2743억원, 3조5104억원으로 7639억원의 순현금을 기록했다. 보유한 현금으로 차입금을 다 갚아도 7639억원의 현금이 남는다는 의미다.
투자 여력은 충분하나 크레딧 관점에서는 향후 현금창출력이 관건이 될 전망이다. 현재 재무구조에서 차입 비중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아 현금창출력이 뒷받침되지 않을 경우 크레딧 하향 트리거에 걸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한국신용평가는 등급 하향 가능성 요인으로 △연결 기준 EBITDA/매출액 8% 미만 △총차입금/EBITDA 지표가 3배를 지속적으로 초과하는 경우를 제시했다. 나신평 역시 총차입금/EBITDA가 3배를 지속적으로 초과할 것으로 전망되는 경우 하향 조정을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최근 몇 년간 롯데케미칼의 EBITDA/매출이 8% 미만으로 내려간 적은 없다. 석유화학 시황 악화로 비교적 실적이 부진했던 2020년에도 EBTIDA/매출 9.7%를 기록했다. 당시 총차입금/EBITDA도 2.84배를 기록하며 3배를 넘기지 않았다.
다만 작년은 업황 개선에 힘입어 견조한 현금창출력을 회복했다. 작년 3분기까지 롯데케미칼의 연결 EBITDA/매출은 약 17%다. 증권가는 작년 연간 EBITDA/매출로 약 14%를 예상하고 있다. 총차입금/EBITDA는 1.7배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본다.
업계는 올해 글로벌 공급부담 확대로 수익성이 일부 저하할 가능성을 점치고 있지만 원가경쟁력과 다변화한 포트폴리오를 통해 견조한 현금창출력을 유지할 것으로 점치고 있다.
결과적으로 AA+급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늘어날 차입을 감당할 만한 충분한 현금창출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크레딧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공급확대 영향과 인도네시아 NCC 신설, 수소 사업 진출에도 우수한 재무안정성을 유지할 지 모니터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윤승규 기아 부사장 "IRA 폐지, 아직 장담 어렵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셀카와 주먹인사로 화답, 현대차 첫 외국인 CEO 무뇨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무뇨스 현대차 사장 "미국 투자, 정책 변화 상관없이 지속"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
박기수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기업집단 톺아보기]'적자 늪' 빠진 대한유화, 불황기 현금흐름 관리법은
- [유동성 풍향계]10조 또 푸는 삼성전자, 3년전 특별 배당과 비교하면
- [유동성 풍향계]사업은 잘되는데…경영권 분쟁에 현금 마른 고려아연
- [LG의 CFO]여명희 전무, 36년 LG유플러스 '한 우물'
- [LG의 CFO]이노텍 LED 역사의 '산 증인' 김창태 LG전자 부사장
- [기업집단 톺아보기]대한유화, 'KPIC코포'의 옥상옥은 어떻게 탄생했나
- [비용 모니터]K-배터리 감가상각 역습, 캐즘과 맞물린 과투자 상흔
- [유동성 풍향계]LG그룹, 작년보다 현금흐름 일제히 악화…투자도 위축
- [IR 리뷰]LG엔솔·전자, 돋보이는 IR의 '디테일'…주주 소통 '진심'
- [2024 이사회 평가]롯데정밀화학 이사회, 100점 만점에 '70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