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 2025년까지 미래사업부문 매출 2배 확대 3년내 우주사업 독립 부서로 승격 목표...뉴스페이스 전환·기술이전 관건
이호준 기자공개 2022-03-30 10:22:43
이 기사는 2022년 03월 29일 11시02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국내 우주 비즈니스의 대표주자다. KAI는 방산업체지만 단순히 군용 사업만 하는 건 아니다. 우주사업의 일환으로 다목적실용위성과 정지궤도복합위성 등의 핵심 부분품을 만들고 있다.민간 기업 최초로 주관한 차세대 중형위성 2단계는 국책 연구기관 의존도를 크게 줄였다. 이 위성은 KAI가 개발부터 제작까지 독자적으로 진행한 사업이다. 올해 발사를 앞두고 있는데, 쉽게 말해 KAI가 쏘아 올리는 ‘첫 번째 위성 완성품’이라고 이해하면 쉽다. 또 군 정찰위성 사업을 수주하고 누리호 총조립을 맡는 등 국내 우주개발의 역사를 이끌고 있다는 평가다.
◇KAI 미래사업부문 매출 1602억원....감소세 불구 성장성 기대감
하지만 우주산업의 불모지란 한계 속에서 쌓아온 성과에도 KAI가 갈 길은 아직 멀다. KAI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인공위성 제작 등 우주 관련 사업이 포함된 미래사업부문의 매출액은 1602억원이다. 이는 전년에 견줘 약 12.5% 감소한 수준이다. 전체 매출에서 해당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도 3년 연속 감소해 6.29%까지 떨어졌다. 미래사업부문은 차세대 중형위성, 다목적실용위성, 무인기 등이 핵심 관리 영역이다.
우주 비즈니스가 전체 수주잔고에서 갖는 존재감도 아직 미미하다. 지난해 말 기준 위성사업 등은 5107억원을 수주하는 데 그쳤다. 전년은 물론 2019년 말(5455억원)보다도 적은 수치다. 방산과 기체부품이 각각 8조2045억원, 8조9609억원의 수주를 올린 것과는 크게 대비된다. 특히 18조원에 이르는 전체 해외 수주잔고 가운데 위성사업 등이 차지하는 비중은 2.73%에 불과하다.
다만 숫자로 보이는 재무적 성과만으로 KAI의 우주사업을 온전히 평가할 수 없다는 게 회사 쪽 설명이다. 한창헌 미래사업부문장은 “차세대 중형위성 2단계처럼 KAI의 핵심 우주사업은 아직 매출로 잡히고 있지 않기 때문에 총계에는 왜곡이 발생할 수 있다”라며 “미래사업부문의 매출은 작년보다 늘고 있고 2025년엔 지금의 두 배 수준인 약 4000억원까지 불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창헌 미래부문장 “우주사업, 3년 안에 독립 부서로 키운다”
현재 KAI의 우주사업은 한창헌 미래사업부문장이 이끌고 있다. KAI는 지난해 우주사업을 총괄하는 뉴스페이스 태스크포스를 출범했는데 한 부문장에게 팀장을 맡겼다. 1969년생인 한 부문장은 서울대학교에서 항공우주공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장학생 신분으로 대우중공업에 입사한 그는 삼성항공과 현대우주항공이 통합돼 탄생한 KAI에서 TOC개발팀, 헬기사업팀 선임과장 등을 역임했다. LAH/LCH 체계실과 개발사업관리실 실장을 맡은 뒤엔 2019년 개발본부 우주CE로 임원진에 처음으로 이름을 올렸다. 작년부턴 미래사업부문장(상무)직을 수행 중이다.
미래사업부문은 국내 위성 개발의 산실이다. 약 500명의 인력이 총 4개의 사업실(군용우주, 민간우주, 훈련체계, 무인기)과 1개의 개발실에 몸담고 있다. 군정찰위성과 차세대 중형위성 사업들이 이곳에서 탄생했다. 현재 회사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0%가 채되지 못하지만 앞으로 2025년까지 30%로 늘어난다는 게 KAI의 설명이다.
한 부문장이 구상하는 ‘큰 그림’은 미래사업부문에 속한 각 사업들을 독립된 부서로 키워내는 것이다. 현재 훈련 장비와 위성, 무인기 및 우주사업을 미래사업부문에서 담당하고 있는데 특히 우주사업은 기술개발과 제작을 가속화해 향후 KAI 수익의 한 축을 담당할 부서로 키워낸다는 계획이다.
한 부문장은 “앞으로 2~3년 안에 미래사업부문의 우주사업 등을 독립된 부서로 성장시켜 내보낼 방침”이라며 “이와 같은 것들이 가시화될 즈음엔 UAM(도심항공교통) 분야도 새로 맡아 같은 작업을 반복할 것”이라고 말했다.
◇KAI, '뉴스페이스 전환·기술이전' 관건
업계의 관심은 ‘뉴 스페이스로의 전환’ 이후로 쏠리는 모양새다. 정부나 민간의 초대형 투자로만 우주개발이 가능했던 ‘올드 스페이스’ 시대를 지나 이제는 민간이 직접 우주사업에 뛰어드는 뉴 스페이스 시대가 열렸다. 재사용 로켓이 등장하고 위성 부품의 양산화가 가능해지면서 진출 비용이 낮아졌기 때문이다.
KAI 등 항공우주업체를 향한 긍정적인 시각에 힘이 실리는 이유다. KAI는 그동안 개발 단계에 머물렀던 차세대 중형위성과 군정찰위성을 실제 제작하는 수준까지 끌어올려 이른 시간 내 해외에 수출한다는 방침이다. 이미 말레이시아와 콜롬비아, 페루 등과 관련 논의가 이뤄지고 있어 조만간 실제 위성 수출에도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관건은 국방과학연구소(ADD)와 한국항공우주연구원(KARI) 등 국책 연구기관의 기술·인력 이전이다. 한국은 꾸준히 항공우주산업에 투자하고 있다. 2019년 기준 우리나라의 우주예산은 5813억원인데 규모로만 봐도 이는 세계 10위권이다. 하지만 2015년 이후로 투자 규모는 감소세에 접어들었다.
그사이 세계는 국가가 보유하던 우주산업 기술과 관련 인력을 민간에 이전하고 공유하는 추세로 바뀌어 가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미국의 항공우주국(NASA)처럼 이를 통합해서 운영할 범부처 차원의 조직도 없어 논의가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우주 비즈니스를 육성하기 위해서라도 국내에서 독점적 역할을 해왔던 항우연, 국과연 등 국책 연구기관들이 기술과 노하우를 민간에 이전해야 한다는 목소리들이 나온다.
최근 ‘국제정세 변동과 항공우주산업의 도전’이라는 이름으로 열린 토론회에서 정헌주 연세대학교 행정학과 교수는 “스페이스X도 초창기 항공우주산업개발에 많은 어려움을 느껴 포기를 선언한 적이 있다”면서 “NASA가 우주개발과 관련한 기술과 노하우 등을 민간에 이전했던 게 지금의 성공 요인”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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