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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를 움직이는 사람들]커지는 안전관리 중요성, 무거워진 김지용 부사장의 어깨⑦첫 이사회 진입, 안전전략 총괄…중대재해처벌법 대응 관측

유수진 기자공개 2022-04-08 07:41:17

[편집자주]

포스코그룹이 최근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고 '100년 기업'이 되기 위한 첫 걸음을 내딛었다. 시대의 요구에 맞는 유연성을 갖추고 사업별 경쟁우위를 유지해야 한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지주사를 중심으로 기존 철강사업을 뛰어넘어 그린 에너지 기업으로 변신을 꾀하고 있다. 더벨은 '새로운 50년'을 준비하는 포스코 사람들의 면면을 조명한다.

이 기사는 2022년 04월 06일 07:3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불의의 사고로 희생된 분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분들께 깊은 사과와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 무거운 책임감을 갖고 재발방지 등 후속 조치에 모든 힘을 기울이겠습니다."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은 올 초 포항제철소에서 협력사 직원 사망사고가 발생하자 곧바로 사과문을 내고 머리를 숙였다. 중대재해처벌법 시행(1월27일)을 일주일 앞둔 시점이었다. 곧바로 사고대책반을 설치해 정확한 사고원인 파악과 신속한 수습에도 나섰다.

◇'안전 총괄' 이사회 첫 합류, 경영 관련 의사결정 참여

한달여 뒤 포스코(사업회사)는 창립총회를 열고 첫 이사회를 꾸리며 김지용 안전환경본부장(부사장)을 사내이사에 선임했다. 이례적인 행보였다. 이전까지 안전 총괄을 등기임원에 올렸던 적이 없었다. 통상 현장이나 전략기획, 경영지원 관련 인물들이 사내이사진을 구성해왔다.

이사회 합류는 경영 관련 주요 의사결정에 직접 참여한다는 점에서 상당한 의미를 지닌다. 조직 내 지위나 위상을 보여주는 지표기도 하다. 김 부사장을 사내이사에 선임했다는 건 포스코가 그만큼 안전에 신경을 쓰고 있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위반시 사업주와 경영책임자에게 형사책임을 묻는 중대재해처벌법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그는 포스코에서 안전·보건·환경을 책임지고 있다. 구체적으로 안전전략을 수립하고 안전문화 혁신 업무를 총괄하며, 안전시스템 개발을 관리하는 역할 등을 한다. 전사 보건기준 수립과 감염병 예방 및 대응체계 운영도 맡고 있다. 포스코 내부에서 특정 용어를 쓰진 않지만 최고안전책임자(CSO)나 안전보건총괄(CSHO) 역할을 한다고 봐도 무리가 없다. 환경과 지속가능경영 관련 기획 등도 담당한다.

재계 기업들은 지난달 주총에서 안전·보건 담당자들을 대거 사내·대표이사에 선임했다. 중대재해처벌법을 의식해 안전 총괄과 경영책임자를 일원화하기 위한 조치다. 포스코 역시 이를 위한 차원이란 해석이 많다. 해당 법은 기업들에게 안전·보건 관리체계를 마련하라는 의무를 지운다. 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아 중대재해 사고로 이어질 경우 사업주나 경영책임자가 형사 처벌을 받을 수 있다.

다만 중대재해가 발생했다고 무조건 처벌하는 건 아니다. 경영책임자가 제대로 의무를 이행하지 않아 사고가 발생했다는 인과관계가 성립해야 한다. 하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기업의 부담이 늘었다는 데는 이견이 없다. 철저한 안전관리에 대한 중요성이 더욱 커지며 김 부사장의 어깨가 무거워졌다.

물론 포스코엔 예전부터 안전관리 조직이 있었다. 이를 하나로 모아 안전환경본부를 만든 건 지난해 3월이다. 최 회장이 연임에 성공해 두 번째 임기를 시작하며 가장 먼저 손을 댄 것 중 하나다.

당시 포스코는 중대재해 발생을 예방하고 안전관리를 강화하기 위해 대표이사 사장(철강부문장) 직속으로 해당 본부를 신설한다고 밝혔다. 초대 본부장엔 이시우 부사장(당시 생산기술본부장)을 앉혔다. 산하에 안전보건기획실을 둬 포항·광양제철소를 중심으로 그룹 차원의 안전보건 체계·제도의 혁신을 담당하도록 했다.

◇해외법인장 등 두루 경험, 현장 기반 안전전략 수립

김 부사장의 이력을 살펴보면 직접적으로 안전이나 보건 관련 업무를 담당했던 적은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현장과 경영지원, 해외법인장 등을 두루 지냈다. 지난해까진 미등기임원으로 재직해 크게 두각을 드러내지 못했다.

다만 직전에 광양제철소장을 지내 현장 분위기를 잘 알고 있는 인물로 보인다. 해당 경험은 포스코가 그에게 안전 관련 업무를 총괄하게 한 배경으로 풀이된다. 사업장 상황을 꿰고 있어야 실효성 있는 안전전략을 수립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야만 실질적으로 사고 예방 등에 보탬이 된다.


그는 1962년생으로 서울대 금속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유타대에서 물리야금학 석사와 박사, 보스턴대에서 경영학 석사를 마쳤다. 포스코에 입사해 경영기획그룹리더와 자동차강판수출실장, 자동차강판수출그룹리더 등을 두루 역임했다.

처음 임원을 단건 2010년이다. 그때부터 4년간 신소재사업실장을 지내고 잠깐 철강솔루션센터장으로도 활동했다. 2015년 초 전무로 승진하며 가치경영실 산하 인도네시아대표법인설립추진반장을 맡았다. 이후 직접 인도네시아로 건너가 3년 가까이 현지 대표법인장을 지냈다.

2018년부턴 인도네시아 크라카타우포스코(PT.KP) 법인장을 맡아 제철소의 경영정상화를 이끌었다. 부임 첫해 PT.KP가 판매가격 상승과 고수익 후판 판매 확대로 가동 이후 최대규모인 2003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당기순손익(305억원) 역시 처음 흑자를 냈다. 직전해엔 1343억원 적자였다.

지난해 귀국과 동시에 포스코 광양제철소장을 맡아 현장 전반을 챙겼다. 작년 말 임원인사에서 안전환경본부장에 보임됐고 3월부터 사내이사를 맡아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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