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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셋 "ETF 장기투자 선도…퇴직연금 시장 주목" [thebell interview]김남기 ETF부문 대표 "올해 시험대, 전략형 상품에 집중"

허인혜 기자공개 2022-04-21 08:11:09

이 기사는 2022년 04월 20일 15:4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미래에셋자산운용 ETF부문은 최근 2년간 업계 1위 삼성자산운용을 위협할 만큼 비약적인 성장을 이뤘다. 성과의 배경은 의외로 '포기'다.

지휘봉을 잡은 김남기 미래에셋자산운용 ETF부문 대표(전무, 사진)는 1위사와의 점유율 차이를 좁히자는 마음을 버리는 대신 미래에셋자산운용만의 정체성을 찾는 데 집중했다고 전했다. 현재와 미래 과제를 퇴직연금 시장 공략으로 보고 장기투자에 적합한 상품 개발에 매진하면서 점유율 상승을 이뤄냈다는 설명이다.

◇"폭발적 성장 ETF, '장기투자'로 변화해야"

김남기 전무는 국내 ETF시장의 태동기부터 발을 맞춰온 대표적인 ETF 전문가다. 2019년 미래에셋자산운용으로 적을 옮긴 이유도 오랜 기간 ETF 시장을 바라보며 꿈꿔왔던 일을 실현하기 위해서다. ETF 투자수요가 레버리지와 인버스 등 하이 리스크-하이 리턴·단기투자 상품에 몰려있던 때다.


김 전무는 "우리나라는 왜 글로벌 시장처럼 저비용·장기투자의 관점으로 ETF를 바라보기보다 레버리지와 인버스에 집중할까라는 의문을 품었다"며 "2019년 미래에셋자산운용에 합류했던 시기 마침 개인연금과 퇴직연금 자금을 통한 ETF 투자가 태동기에 접어들었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기조인 장기투자형 ETF가 국내 시장에서도 먹거리가 될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다고 김 전무는 강조했다. 이를 위해선 적합한 상품 개발이 우선이라고 생각했다. 김 전무는 ETF 부문 구성원들에게 e메일을 보내 장기투자형 ETF에 대한 비전을 공유했다. 그렇게 나온 첫 상품이 S&P500 실물형 ETF다.

김 전무는 "당시에는 코스피와 코스닥이 서로를 헤지하는 소위 '홀짝형' 상품들이 출시되는 상황에서 시장 트렌드와는 상반되는 펀드였다"며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정체성은 연금과 테마라고 생각했고, 그때 출시된 상품이 S&P500 실물형과 필라델피아 반도체, 테크 top10 등 장기투자에 적합한 펀드였다"고 전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 ETF부문의 또 다른 특기는 해외투자 상품이다. 글로벌X와 호라이즌 등 미래에셋자산운용의 해외 계열사가 주요 거점이 됐다. 미국과 홍콩 등 글로벌 지역에 상주하는 자산운용사가 현지 리서치와 상품개발에 발이 빠를 수밖에 없다.

역외 펀드를 수입하거나 국내에 출시해 좋은 반응을 얻은 상품을 해외에 판매하는 데에도 해외 계열사가 중요한 역할을 했다. 김 전무는 "국내에서 메가히트한 차이나전기차 ETF는 글로벌X 홍콩에 상장된 상품이었는데, 중국 시장에 대한 선호도는 높지 않더라도 중국 전기차 시장을 관심있게 바라보는 투자자들이 많다는 판단 아래 상품화했던 사례"라고 소개했다.

◇"양질의 포트폴리오 발굴 매진…점유율 확대 포석"

최근 ETF 시장의 관전 포인트 가운데 하나는 미래에셋자산운용과 삼성자산운용간 순위 다툼이다. 특히 삼성자산운용은 부동의 1위 자리를 지켜왔지만 몇년 새 미래에셋자산운용이 무서운 속도로 격차를 좁히고 있는 형국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2년 전만해도 20%대 초반으로 후퇴했던 점유율을 30%대 후반까지 끌어올리면서 삼성자산운용과 어깨를 견주게 됐다.

점유율 확대의 비결은 마음을 비우는 것이었다고 김남기 전무는 회고했다. 점유율 격차를 최소화하는 데에 초점을 맞추기보다 미래에셋자산운용만의 상품을 개발하는 일에 천착했다. TIGER ETF만의 정체성이 만들어지며 점유율은 자연스럽게 확대됐다.

김 전무는 "2020년 2분기부터 코로나 팬데믹으로 시장 변동성이 커지면서 투자 수요가 레버리지와 인버스 등에 몰렸다"며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오랜 기간 유지해왔던 20%대의 점유율마저 무너질 위기가 됐다"고 말했다. 이어 "시장 점유율 차이를 좁혀보자는 접근보다는 차라리 줄세우기를 포기하고 우리의 갈 길을 가자는 결심을 했다"며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한 시장 변동성이 잦아들면서 투자 수요가 다양해진 점이 점유율 확대에 기여했다"고 답했다.

여전히 레버리지와 인버스의 규모는 다른 ETF 전략을 압도한다. 다만 수치는 크게 낮아졌다. 과거 ETF 투자수요 90% 이상이 레버리지와 인버스에 쏠렸다면 최근에는 70%대까지 하락했다는 게 김 전무의 설명이다. 그 사이 장기투자에 적합한 나스닥 100 ETF나 차이나 전기차 ETF의 규모가 수조원대로 성장했다.

◇"올해는 '장투 ETF' 시험대…2023년 '리쇼어링' 주목"

미래에셋자산운용 ETF부문의 당면 과제는 퇴직연금 시장이다. 퇴직연금을 통한 ETF 투자 시장은 2019년 4000억원대에서 지난해 말 7조4000억원까지 크게 성장했다. 2020년부터 성장 속도가 붙은 뒤 2021년 비약적으로 확대됐다.

퇴직연금 시장 공략법은 상품개발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 상장지수펀드(ETF) 부문은 최초보다 최고를 지향한다. 상품을 선점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펀드를 내놓기 전 깁고 더하는 과정이 촘촘해야 신뢰가 쌓인다는 기조다. 전략ETF운용부문을 신설한 배경도 한 단계 높은 차원의 ETF를 내놓고 싶다는 니즈에서 출발했다.

김 전무는 "국내 상장 리츠에 투자하는 '리츠부동산 인프라'를 특별자산으로만 채워 새롭게 선보였고, 앞으로는 S&P500 배당귀족이나 나스닥 넥스트100 등의 테마형 ETF를 출시할 예정"이라며 "전략ETF운용본부에서는 지수추종만이 아니라 혼합자산 등 전략형 ETF개발에 중점을 둘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남기 전무는 올해를 ETF 장기투자의 시험대로 전망했다. 김 전무는 "2022년은 2년간 정착된 ETF 장기투자 문화가 시험받는 한해가 될 것으로 본다"며 "글로벌 우량주 포트폴리오나 메가 트렌드 테마형 ETF도 올 한해는 다양한 악재들로 인해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지만 오히려 변동성이 투자 문화를 성숙하게 만드는 계기라고 본다"고 평했다.

1년 앞으로 다가온 세제 개편을 기회로 봤다. 국내 상장 해외형 ETF와 해외 상장 ETF의 세제가 동일해지면 국내에 상장된 해외투자형 ETF에 승산이 있다는 판단이다. 김 전무는 "고액 자산가들이 세제상의 이유로 미국에 상장된 QQQ, TQQQ, SOXL 등에 투자하고 있지만 2023년에는 국내 시장으로 리턴하는 리쇼어링이 일어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앞으로의 목표는 TIGER ETF에 대한 신뢰도 구축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에는 왜 탄소배출권 ETF가 없느냐"는 한 투자자의 질문이 계기가 됐다고 했다. 김 전무가 "투자자의 관심도는 높지만 장기투자에 적합하지는 않은 상품으로 판단했다"고 답하자 투자자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이라면 이유가 있을 줄 알았다"고 답했다는 전언이다.

김 전무는 "타이거 ETF를 고객이 가장 신뢰할 수 있는 브랜드로 만드는 것이 목표"라며 "투자자들의 노후를 책임지는 상품을 만들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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