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악화 신영운용, 펀드-일임 잇단 자금 이탈 ‘이중고’ ②순자산 4조도 위태…연기금·보험사 고객 대폭 축소
이민호 기자공개 2022-05-31 07:59:21
이 기사는 2022년 05월 30일 06시3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영자산운용의 펀드순자산 규모가 4조원이 위태로운 상황에 이르렀다. ‘신영밸류고배당’ 등 하우스 시그니처 주식형 펀드들에서 순자산 축소가 잇따르고 있다. 여기에 연기금 중심으로 위탁 자금을 회수하면서 일임 계약고도 1조원대로 추락하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30일 신영자산운용 영업보고서에 따르면 3월 결산법인 신영자산운용의 지난해(2021년 4월 1일~2022년 3월 31일)말 전체 펀드순자산은 4조1280억원으로 전년말 대비 7772억원 감소했다.

신영자산운용이 전성기를 구가했던 2010년대 중반 뿐 아니라 2017년 5월 허남권 대표 부임 직후인 2018년에도 한때 순자산이 8조원에 육박했던 점을 고려하면 크게 감소한 수치다. 이후 펀드순자산은 꾸준히 내리막길을 걷고 있으며 3년 전에 비해서는 3조2000억원 이상 줄었다.
이같은 결과는 주식형펀드 위축의 영향이 컸다. 신영자산운용은 주식형펀드가 차지하는 비중이 71.7%로 크다. 국내 가치투자 1세대 매니저인 허남권 대표를 앞세워 정립한 하우스 정체성은 포기하기 힘든 카드이기 때문이다. 올해 3월말 주식형펀드 순자산은 2조9579억원으로 1년 새 4245억원 감소했다. 3년 전보다는 2조3000억원 이상 줄었다.
하우스 시그니처 펀드들의 부진도 한몫했다. theWM에 따르면 올해 3월말 ‘신영밸류고배당[자](주식)’ 순자산은 1조2405억원으로 1년 새 2095억원 감소했다. 이 펀드는 투자신탁사 시절인 2003년 출시한 펀드로 2010년대 중반 가치투자 붐이 일었을 당시 국내 대표 가치주펀드로 이름을 알렸다.
현재 씨앗자산운용으로 독립한 박인희 부사장을 일약 스타매니저로 발돋움시킨 상품이기도 하다. 박 부사장은 2011년부터 2018년까지 이 펀드를 운용했다. 현재는 김대환 주식운용부문장이 운용을 책임지고 있다.
‘신영마라톤[자](주식)’ 순자산도 5229억원으로 665억원 감소했다. 2002년 설정된 신영자산운용의 또다른 시그니처 펀드로 원주영 마라톤가치본부장이 운용하고 있다. 이외에 순자산 규모가 비교적 큰 ‘신영퇴직연금배당주식[자](주식)’과 ‘신영마라톤중소형주[자](주식)’의 순자산이 각각 167억원과 163억원 줄었다.
펀드 리뉴얼은 신영자산운용이 운용규모 위축을 타개하기 위해 이용하고 있는 하나의 수단이다. 지난해 10월 기존 ’신영마라톤K-1호[자](주식)’를 배당정책 및 주주환원정책의 개선이 기대되는 지주회사 중심으로 투자하는 ‘신영마라톤지주회사[자](주식)’로 리뉴얼했다. 하지만 리뉴얼 후에도 순자산 감소가 지속되면서 효과를 보지는 못했다. 리뉴얼 직전인 10월 14일 193억원이었던 이 펀드 순자산은 올해 3월말 182억원으로 오히려 줄었다.
기존 가치투자 기조가 침체되면서 기존 정체성을 과감히 포기한 신상품을 출시하기도 했다. 지난해 2월 내놓은 타깃데이트펀드(TDF) 3종이 대표적이다. 해외 투자자문사 머서인베스트먼트(Mercer Investments)의 자문을 받는 TDF 3종은 올해 3월말까지 합계 순자산을 387억원으로 늘렸다. 하지만 TDF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뚜렷한 자금유입 성과를 보이지는 못하고 있다.
신영자산운용이 안고있는 또다른 문제는 일임 비즈니스의 위축 속도가 펀드 비즈니스보다도 빠르다는 점이다. 신영자산운용은 한때 연기금·공제회와 보험사의 ‘단골’ 위탁운용사로 각광받았다. 일임계약금(평가금액 기준)이 2018년 한때 8조원을 웃돌 정도였다. 하지만 올해 3월말 일임계약금은 1조1393억원에 불과하다. 1년 새 6000억원이 넘는 돈이 빠져나간 셈이다.
최근 수년간 수익률 부진으로 일임고객이 위탁자금을 꾸준히 회수하고 있다. 특히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던 연기금 자금의 이탈이 치명적이다. 2020년까지만 해도 연기금은 3조원을 웃도는 수준의 일임계약을 유지했다. 하지만 2021년 6000억원대로 급감했고 올해 들어서는 3000억원대로 더 축소됐다.
일부 자산운용사의 경우 수익 다변화를 위해 투자자문업을 활성화하는 카드를 꺼내들기도 한다. 신영자산운용과 가치투자 양대산맥을 이뤘던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이 최근 모회사인 한국투자증권뿐 아니라 KB증권이나 NH투자증권의 랩어카운트와 자문계약을 체결하고 자문수수료 수취를 늘리고 있는 것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신영자산운용의 자문계약금은 하나도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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