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기업 내부거래 점검]대기업 된 두나무, 일감 몰아주기 타깃 피했다①이지스네트웍스, 강화된 '사익편취' 규제 대상 제외…친족경영 흔적 없어
원충희 기자공개 2022-06-20 12:59:49
[편집자주]
2021년 말 시행된 개정 공정거래법은 한층 강화된 일감 몰아주기(사익편취) 규제를 담고 있다. 이로 인해 전통 대기업은 물론 ICT, 블록체인 등 신종산업으로 급성장한 테크기업들까지 감시대상에 포함됐다. 일각에선 업권 특성을 고려하지 않는 일방적인 규제라는 비판도 나온다. 보다 강해진 사익편취 감시망에 노출된 테크기업들의 면면을 살펴봤다.
이 기사는 2022년 06월 13일 16:3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1위 가상자산거래소 '업비트'의 운영사인 두나무는 고객 예치금 증가로 자산이 급격히 불어나면서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으로 지정됐다. 지난해 말 시행된 개정 공정거래법에 따라 한층 강화된 사익편취(일감 몰아주기) 규제를 받게 된다.개정법은 그룹에서 내부거래 규모가 200억원이 넘거나 매출 비중이 12% 이상인 계열사를 규제 대상으로 포함한다. 두나무에서는 내부거래가 전체 매출의 100%인 이지스네트웍스가 있으나 지배구조상 손자회사라 규제대상에 해당되지 않았다.
◇개정 공정법 실시…두나무 '한층' 강화된 사익편취 규제 받는다
두나무는 지난달 공정자산 10조원을 돌파하면서 가상자산 관련기업 중 처음으로 대기업집단 지정이 됐다. 가상자산 시장 활황으로 고객 예치금이 급증하면서 1년 만에 10조원을 넘어섰다. 총자산 가운데 50% 이상이 예치금이다. 통상 예치금은 자산이 아닌 부채로 분류되지만 공정거래위원회는 아직 가상자산의 법적성격이 명확하지 않아 금융회사로 볼 수 없다며 자산으로 분류했다.
이 때문에 두나무는 각종 공시와 내부거래 규제를 받게 됐다. 대표적인 것이 일감 몰아주기 규제다. 문제는 지난해 말 한층 강화된 규정이 담긴 개정 공정거래법이 실시됐다는 점이다. 상장여부와 관계없이 총수일가가 지분 20% 이상 보유한 계열사 및 이들 기업이 50% 넘는 지분을 가진 자회사는 모두 사익편취 감시망에 포함된다.
공정위의 내부거래 감독기준에 따르면 △계열사와 상품·용역 거래액 연간 200억원 이상 △전체 매출에서 내부거래 비중 12% 이상 △정상가격과 거래조건의 차이 7% 이상 등으로 이 가운데 하나라도 해당할 경우 조사대상에 올라간다.
조사대상에 오른다고 해서 무조건 조사받고 제재대상이 되는 것은 아니다. 정상거래나 독립경영을 하고 있다는 게 증명되면 문제는 없다. 다만 이런 컴플라이언스 통제를 시스템화 하는 것이 회사 업무에 상당한 부담이다. 경영전략 수립이나 성장에도 제약으로 작용될 수 있다.
◇규모는 김형년 부회장의 퓨쳐위즈, 비중은 이지스네트웍스가 높아
현재 두나무에서 공정위 규제를 받는 계열사는 비금융사가 10개, 금융사가 3개다. 두나무 본사까지 합치면 총 14개가 된다. 두나무는 동일인(송치형 회장)이 25.66%를 갖고 있어 20%가 넘는 만큼 공정위 일감 몰아주기 규제대상에 포함된다. 하이브와 합작사 레벨스(Levvels)가 해외계열사로 등록돼 있는데 공정위 감독대상이 아닌 만큼 규제대상에 해당되지 않는다.
친족경영의 흔적은 없다. 다만 패션·뷰티업체인 오즈나라컴퍼니의 경우 두나무와 사업관계나 지분관계가 없는 곳인데 송 회장의 인척 4촌 이내인 박시연 대표가 설립한 업체라 두나무 계열사로 분류됐다. 독립경영을 인정받으면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소속이 해제될 것으로 보인다.
두나무 대규모기업집단현황 공시에 따르면 내부거래가 있는 계열사는 두나무, 이지스네트웍스, 퓨쳐위즈, 람다256, 두나무투자일임 등 5개다. 지난해 내부거래 총규모는 30억원으로 그룹 전체매출(3조7119억원) 비하면 미미한 수준이다.
계열사별로 내부거래 규모가 가장 큰 곳은 16억6300만원을 기록한 퓨쳐위즈다. 김형년 두나무 부회장이 2002년 창업한 핀테크 솔루션 회사로 증권 솔루션 서비스 관련 비즈니스 모델을 갖고 있다. 증권방송에 특화된 주식방송 송출시스템을 개발한 것을 시작으로 2014년부터 두나무의 증권거래 애플리케이션 '증권플러스'와 업비트의 백오피스 시스템 개발에 참여했다.
퓨쳐위즈가 개발한 RMS(Risk Management System) 솔루션은 11개 증권사에 탑재돼 현재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 169억원으로 내부거래 비중이 총 매출의 9.8% 수준이라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에는 해당되지 않는다.
비중으로는 이지스네트웍스가 가장 높다. 지난해 매출 1억2000만원 전액이 내부거래를 통해 나왔다. 두나무로부터 자료처리 및 인터넷 정보제공 IT서비스를 수의계약 형태로 수주 받았다. 규모 자체는 크지 않지만 내부거래 기준(12%)을 넘어섰다. 다만 '두나무-퓨쳐위즈-이지스네트웍스'로 이어지는 소유구조상 손자회사라 사익편취 규제 감시망에는 벗어나 있다.
2017년 1월 설립된 이 회사는 데이터베이스와 온라인정보 제공관련 솔루션과 시스템통합(SI), 전사고객관리(CRM), 전사자원관리(ERP) 시스템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
- 아이온운용, 부동산팀 구성…다각화 나선다
- 메리츠대체운용, 시흥2지구 개발 PF 펀드 '속전속결'
- 삼성SDS 급반등 두각…피어그룹 부담 완화
원충희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이슈 & 보드]박막사업 매각 결정한 넥실리스 이사회, SKC와 한 몸
- [피플 & 보드]SKB 매각이익 주주환원 요청한 김우진 태광산업 이사
- [2024 이사회 평가]삼성SDS가 품은 엠로, 지배구조 개선은 아직
- [2024 이사회 평가]코스모화학, 구성 지표 아쉽지만 감사위 설치 등 노력
- [2024 이사회 평가]대주주 입김 강한 한전KPS…준시장형 공기업 한계
- [Board change]LS머트, 이사회에 케이스톤 인사 모두 빠졌다
- [Board change]자산 2조 넘은 제주항공, 이사회 개편 불가피
- [그룹 & 보드]KT, 스카이라이프 사추위 독립성 발목
- KT 문제는 '주주' 아닌 '외풍'
- [이슈 & 보드]KT, 내부 참호 구축 vs 정치적 외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