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벨로퍼 열전]알비디케이, 강남 더샵갤러리에 고급 주거시설 짓는다2000억 조달, 포스코건설 공동 매입부지…신규 브랜드 채택여부 '주목'
이정완 기자공개 2022-07-04 07:24:01
[편집자주]
국내 부동산 디벨로퍼(Developer)의 역사는 길지 않다. IMF 외환위기 이후 국내 건설사들이 분양위험을 분리하려는 움직임이 시작되면서 본격적으로 태동했다. 당시만 해도 다수의 업체가 명멸을 지속했고 두각을 드러내는 시행사가 적었다. 그러다 최근 실력과 규모를 갖춘 전통의 강호와 신진 디벨로퍼가 동시에 나타나면서 업계 성장을 이끌고 있다. 하지만 부동산 경기가 둔화하면서 그들 앞에는 쉽지 않은 길이 놓여 있는 상황이다. 더벨이 부동산 개발의 ‘설계자’로 불리는 디벨로퍼의 현 주소와 향후 전망을 진단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7월 01일 15:2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부동산 디벨로퍼 알비디케이(RBDK)가 서울 도산공원 인근에 위치한 포스코건설 더샵갤러리를 고급 주거시설로 탈바꿈할 계획이다. 알비디케이는 과거 포스코건설과 함께 이 곳을 매입해 주택 전시장으로 활용하고 있었는데 본격적인 개발에 나설 예정이다. 이 부지는 모든 형태의 주거시설을 지을 수 있어 개발 잠재력이 크다는 평이다.1일 부동산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 조달을 위한 특수목적법인(SPC) 블랙스톤제일차는 알비디케이와 알피에스디에게 2000억원 한도 대출을 실행할 예정이다. 블랙스톤제일차는 이를 위해 대주단과 대출 약정을 체결했다. 대출 구조는 트랜치A 1750억원 한도, 트랜치B 200억원, 트랜치C 50억원으로 짜였다.
알비디케이와 알피에스디는 이 자금을 활용해 서울 강남구 신사동 633-3번지 일원에서 고급 주택 개발 사업을 준비한다.
개발 주체가 알비디케이와 알피에스디 두 회사로 보이지만 사실상 이 둘은 하나의 의사결정 구조로 엮여있다. 알피에스디는 2019년 알비디케이가 포스코건설 등과 함께 만든 PFV(프로젝트금융투자회사)이다. 알비디케이는 알피에스디 지분 33%를 가진 최대주주다. 포스코건설 지분율은 29%이고 신영증권과 신한캐피탈도 각 19%씩 지분을 가지고 있다.
알피에스디는 2019년 5월 옛 제주 드림타워 홍보관 부지를 약 750억원에 매입했다. 매입 후 포스코건설의 주택 사업 홍보관인 더샵갤러리를 지었다. 포스코건설은 알피에스디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나 이번 개발에 참여하지는 않는다. 포스코건설은 더샵갤러리 운영만 고려해 알피에스디 투자에 참여했다. 개발이 본격화되면 지분도 정리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알비디케이는 강남에 위치한 고급 주거시설이 높은 분양가에도 불구하고 초고액자산가의 수요가 이어지자 주택 전시장 운영 대신 개발 전략을 세운 것으로 보인다. 개발 부지 인근인 청담동에선 3.3㎡당 1억원이 훌쩍 넘는 분양가에도 주거시설이 완판되고 있다. 올해 초 분양한 레이어 청담의 분양가는 3.3㎡당 1억5000만원 수준이었다.
더샵갤러리 부지가 오피스텔 외 아파트 같은 주택 개발이 가능한 점도 매력을 높이는 요소다. 이 땅은 토지이용계획상 제3종일반주거지역으로 지정돼있다. 주거지역인 만큼 주거시설 개발이 더욱 자유롭다.
알비디케이는 그동안 단지형 단독주택 브랜드인 '라피아노'를 중심으로 개발 사업을 펼쳐 왔다. 2017년 경기도 김포 한강신도시에서 라피아노를 처음 선보인 이후 주로 수도권에서 단독주택과 아파트의 장점을 결합한 주택을 공급해왔다. 파주 운정, 고양 삼송, 인천 청라, 경기 의왕, 경기 양주 등이 주요 사업지였다. 2017년 남양주에서 ‘알프하임’이란 브랜드로 북유럽 라이프스타일을 적용한 아파트를 개발하기도 했다.
다만 이번 개발 사업에선 두 브랜드를 택하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라피아노, 알프하임 브랜드 콘셉트가 이번 사업의 방향성과 다소 거리가 있기 때문이다. 알비디케이가 새로운 브랜드를 선보일지에 대해서도 관심 간다. 최근 강남 지역 고급 주거시설은 번지수, 도로명 등을 담은 신규 브랜드를 만들어 차별화에 나서고 있다.
알비디케이 관계자는 이번 사업과 관련해 “현재 개발 구상 단계로 구체적으로 정해진 내용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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