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FO 워치/LG에너지솔루션]급격한 투자 확대, '자금 조율' 중책 이창실 전무②다양한 업무 두루 경험, 효율적인 자금 활용방안 고민
김위수 기자공개 2022-07-07 07:40:41
이 기사는 2022년 07월 04일 07:10 thebell 유료서비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창실 LG에너지솔루션 최고재무책임자(CFO)의 고민은 효율적인 자금 활용 방안이다. 기업공개(IPO)로 10조원이 넘는 현금을 쥐게 됐지만, 예정된 투자규모는 이를 상회한다. 재무구조를 크게 훼손하지 않으면서도 투자가 원활히 이뤄지도록 지원해야 하는데, 최근 경기상황은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LG에너지솔루션의 전기차 배터리 사업은 그룹의 핵심 성장동력이다. 투자를 뒷받침하는 이 CFO의 역할에 관심이 모일 수 밖에 없는 이유다.
◇권영수 부회장과 다른 듯 닮은 커리어
이 CFO의 커리어를 살펴보면 엄밀히 말해 '재무 요직'만 거쳐온 인물은 아니라는 점을 알 수 있다. 2010년 상무로 승진한 이후에는 CFO 산하 조직에서 가장 긴 기간을 보낸 만큼 재무에 대한 전문성은 확실하다. 이에 앞서 이 CFO는 관리 분야에서 경력을 쌓았고, 해외 경험도 갖췄다.
1988년 이 CFO가 LG전자에 입사했을 당시에는 전자레인지팀 소속이었다. 이후 조리기기 생산관리팀, 에어컨 경영관리그룹 등을 거쳤다. 2000년에는 2000년 LG전자 북영국법인 관리담당으로 근무했고, 2010년 인도법인 경영관리그룹장을 맡아 글로벌 감각을 키웠다.
또 임원 선임 이후 2017년에는 북미기획관리담당, 2018년에는 사업개발담당 등의 보직을 거쳤다. 관리부터 기획, 재무, 해외 법인까지 다양한 보직을 거치며 기업 운영 전반에 필요한 안목을 갖출 수 있었다.
경영자형 CFO를 선호하는 LG그룹 인사 기조에 적합한 이력을 쌓은 셈이다.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대표이사 부회장의 경우 LG그룹에서 보낸 기간의 대부분을 재무 조직에서 보냈다. 보다 실무적인 경험이 많은 이 CFO와 권 부회장이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배경이다.
공통점도 많다. 'LG맨'이라는 점, LG전자로 입사했다는 점 등이다. 또 권 부회장은 카이스트 석사, 이 CFO는 경희대학교 학사라는 점에서는 차이가 있지만 모두 산업공학을 전공했다.
두 사람은 이 CFO가 입사한 1988년부터 권 부회장이 LG필립스LCD(현 LG디스플레이)로 전출된 2007년까지 함께 LG전자에 다녔다. 다만 입사연도가 9년 차이 나고, 소속된 조직이 겹친 적이 없어 LG전자 재직 시절에는 큰 접점이 없었을 것으로 추측된다.
◇대규모 현금 유입, 재무구조 견조하지만…
경영 전반에 관여한다고 해도 CFO로서 가장 중요한 업무는 LG에너지솔루션에 예정된 투자를 위해 자금을 관리하는 일이 꼽힐 것이다. 무리하게 차입을 늘리지 않는 LG그룹 재무기조를 지키면서도 투자를 집행해야 한다. 효율적인 자금운용이 필요한 시점이다.
현재 LG에너지솔루션의 재무구조는 큰 규모의 사업을 벌이고 있는 기업치고는 안정돼있다. 올초 기업공개(IPO)를 통해 대규모 현금이 유입돼 현금이 대거 유입되며 자산이 늘어난 덕분이다.
실제 LG에너지솔루션의 연결 기준 자산은 지난해 말 23조7641억원에서 1분기 말 34조9759억원으로 늘어났다. IPO로 확보한 10조2000억원의 현금 중 1분기 설비투자로 투입된 1조5093억원(유형자산 취득금액)을 뺀 나머지 금액이 그대로 자산으로 남은 것으로 보인다. 실제 자산 항목 중 현금성자산은 지난해 말 1조2829억원에서 5조1613억원으로 늘었고, 금융기관예치금은 11억원에서 5조원으로 확대됐다.
늘어난 자산을 토대로 계산하면 1분기 말 기준 LG에너지솔루션의 부채비율은 79.9%, 차입금의존도는 20.9%다. 한국은행은 올 1분기 국내 기업의 평균 부채비율이 88.1%, 차입금의존도가 23.9%라고 발표한 바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의 재무구조가 우리나라 기업 평균보다 안정적인 편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문제는 투자비 증가 속도가 빠르다는 점이다. 지난해 1분기 LG에너지솔루션이 유형자산 취득을 위해 쏟아부은 금액은 7194억원이었는데, 올 1분기에는 이 금액의 두 배가 넘는 1조5093억원이 들어갔다. 배터리 시장 수요가 늘어나고 경쟁이 본격화되며 투자계획이 대폭 늘어난 탓이다. 여기에 인플레이션, 금리 인상, 환율 인상 등 외부적인 사업 환경이 투자비 증가를 부추기고 있다.
투자가 지속될수록 재무 안정성 지표가 악화될 가능성이 크다. 당분간 들어오는 돈보다 나가는 돈이 많을 예정이다. 성장기업이 안정된 재무구조를 구축하기는 어렵겠지만, 향후 사업을 통해 복구할 수 있을 정도는 유지해야 한다.
현재로서는 원재료 가격과 배터리 판가 연동의 확대, 원재료 확보를 위한 장기 공급계약 및 전략적 투자, 스마트팩토리 도입을 통한 생산성 확대 등으로 원가 절감에 나서고 있다. 또 외부 환경으로 투자금액이 지나치게 늘어나는 경우 비용을 줄이기 위한 방안을 모색해나갈 예정이다.
이 가운데 배터리 사업이 흑자로 돌아선 점은 이 CFO에게도 숨 쉴 틈이 될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LG에너지솔루션의 1조원 이상의 당기순이익을 낸다고 전망하고 있다. GM과 세운 배터리 합작법인 얼티엄셀즈의 1공장이 가동을 앞두고 있고 2023년, 2024년, 2025년까지 신규공장 가동 계획이 대기하고 있는 만큼 유입되는 현금도 점점 늘어날 것으로 LG에너지솔루션은 기대하고 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
- 아이온운용, 부동산팀 구성…다각화 나선다
- 메리츠대체운용, 시흥2지구 개발 PF 펀드 '속전속결'
- 삼성SDS 급반등 두각…피어그룹 부담 완화
김위수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LG그룹 인사 풍향계]위기의 LG화학, 신학철 부회장 역할 남았다
- [2024 이사회 평가]효성티앤씨, 영업이익 개선에도 아쉬운 '경영성과'
- [더벨 경영전략 포럼 2024]"내년 한국 경제 성장률 2% 안 될 수도…불황 장기화 대비"
- ['사업가 트럼프' 거래의 방식]입장료 지불한 한화솔루션, 위기와 기회 사이
- [LG그룹 인사 풍향계]트럼프 정책 직접 영향권, 대관 역량 강화할까
- ['사업가 트럼프' 거래의 방식]OCI그룹, 미국 태양광 시장 성장 가능성에 베팅
- [2024 이사회 평가]KCC, 참여도 제외한 평가항목 '아쉬운 평점'
- [2024 이사회 평가]견제기능 미흡한 한솔케미칼, 우수한 재무건전성 '눈길'
- ['사업가 트럼프' 거래의 방식]목표는 '에너지 가격 안정화', 태양광 미래는
- 송명준 사장, HD현대오일뱅크 재무건전성 확보 '과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