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2년 07월 07일 17:1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그룹들이 스타트업 투자를 미래 먹거리 발굴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스타트업 투자를 통해 사업성을 살피는 형태인데 빠르게 변하는 환경에 직접 대응하는 것보다 효과적이라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SI 차원에서 스타트업으로 흘러들어간 투자금이 1조원을 상회한다.

더벨이 집계한 '2022년 상반기(누적) 투자동향 리그테이블'에 따르면 기타 라운드에 집행된 모험자본은 총 1조8547억원으로 집계됐다. 투자 건수는 102건이다. 1000억원 이상 거래가 7건에 이를 정도로 대규모 자금이 집행됐다. 그룹 차원에서 투자가 이뤄지면서 딜 사이즈가 커진 것으로 보인다.

기타 라운드는 정규 라운드로 분류하기 애매한 투자로 분류했다. 이를테면 VC의 자금을 기반으로 성장한 스타트업인데, 후행해서 전략적 투자자(SI)로부터 자금을 수혈 받는 경우가 '기타' 라운드로 포함된다. 이렇다 보니 초기 라운드보다는 중기 혹은 후기 라운드와 근접하다고 할 수 있다.

올해 상반기 대표적인 거래는 '쏘카'다. IPO를 앞두고 있는 쏘카는 롯데렌탈로부터 1832억원을 유치했다. 롯데렌탈은 쏘카 지분 13.9%(405만5375주)를 취득, 이재웅 쏘카 창업자와 SK에 이어 3대주주에 자리했다. 이번 거래로 쏘카의 기업가치는 1조3000억원을 책정됐다. 명실상부 유니콘으로 인정받았다.

롯데렌탈은 카셰어링 역량을 강화해 종합 모빌리티 플랫폼으로 도약한다는 목표로 쏘카 투자에 나섰다. 롯데렌탈의 자회사인 그린카는 카셰어링 시장 점유율이 쏘카에 이은 2위다. 현재 쏘카는 1만5000대 가량의 차량을 운영 중이며 롯데렌탈은 자회사 그린카를 통해 현재 9200대 가량의 차량을 보유 중이다. 롯데렌탈은 쏘카와 사업 시너지를 도모한다는 방침이다.

인공지능(AI) 핀테크 스타트업 크래프트테크놀로지스(Qraft Technologies)는 1750억원을 조달하면서 몸집을 키웠다. 투자자는 소프트뱅크그룹이다. 이번 투자 재원을 활용해 크래프트테크놀로지스는 미국과 중국 등 글로벌 시장 진출에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크래프트테크놀로지스는 국내 기업으로 처음으로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인공지능 ETF(상장지수펀드)를 상장시켰다. 현재 AMOM, QRFT, HDIV 등 EFT 4종을 뉴욕 증시에 올라가 있다. 이들 ETF 모두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해 미국 시장 평균 수익률을 넘어서는 것이 핵심 목표다. 회사가 개발한 인공지능은 수익률, 환율, 뉴스 등을 분석해 미래 가격 변동을 예측한다.

이외에 1000억원 이상 투자유치를 진행한 기업은 메가존클라우드와 클릭브렌즈, W컨셉, 뮤직카우 등이 있다. 메가존클라우드는 KT로부터 1300억원을 조달했다. 클라우드 서비스 역량 강화를 위한 파트너십 체결 의미가 강했다. 글릭브렌즈는 브랜드 글로벌화를 추진하는 이커머스 애그리게이터(브랜드 인수 운영 플랫폼)를 우군으로 맞이했다.

이렇듯 국내외 전략적 투자자들이 미래 성장 동력 발굴 차원에서 스타트업에 적극 투자에 나서고 있는 모습이다. 향후 이 같은 기조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 환경이 급변하는 상황에서 이제 직접 대응하기 까다롭기 때문이다. 이에 기업들은 외부에서 잠재력이 풍부한 스타트업을 발굴해 투자하는 전략을 적극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