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건설사 재무점검]금호건설 리스크 '아시아나항공·금호고속'대한항공과 합병 일정 지연·아시아나항공 주가 하락 부담
성상우 기자공개 2022-07-19 07:41:32
이 기사는 2022년 07월 15일 16:2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아시아나항공 지분과 모회사 금호고속의 경영 부진이 금호건설 재무구조의 리스크 요인으로 부각되고 있다.아시아나항공과 대한항공 합병에 차질이 생길 경우 금호건설이 보유한 지분의 자산가치 손상이 불가피하다. 최악의 경우 금호건설의 지원이 필요한데 자체적인 자금력이 양호하지 않다. 문제는 지원 주체가 돼야 할 모회사 금호고속의 경영 사정도 우호적이지 않다는 점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3대 신용평가사인 한국신용평가와 한국기업평가가 동시에 이를 지적하고 나섰다.
한신평은 최근 발간한 정기 평가보고서에 "금호건설의 재무여력 평가엔 금호고속을 비롯한 계열사에 대한 직·간접적 지원부담과 보유 아시아나항공 지분가치 변동가능성이 중요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면서 "계열사의 재무부담과 영업실적,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지분 인수 진행 과정을 중점적으로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아시아나항공 지분과 관련한 최대 위험 요인은 채권자의 담보권 행사 가능성이다. 금호건설은 현재 아시아나항공 지분 30.8%를 갖고 있는데 전부 차입금에 대한 담보로 제공돼 있다.
우선 금호건설이 보유 중인 단기차입금 약 414억원이 전부 아시아나항공 지분을 담보로 제공받은 자금이다. 우리은행과 BNK저축은행, 케이프투자증권 등이 채권자다. 여기에 산업은행을 비롯한 아시아나항공의 채권단 역시 아시아나항공에 자금지원을 하면서 금호건설의 아시아나항공 지분 전량을 후순위 담보로 설정한 바 있다.
문제는 해외 승인심사로 늦춰지고 있는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합병 계획에 차질이 생기거나 아시아나항공의 경영정상화가 지연될 경우 채권자들의 담보권 행사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아시아나항공은 2018년부터 4년 연속 수천억원 규모의 순손실을 내고 있다. 올해 1분기의 경우 분기 순손실을 400억원대로 줄이며 개선 조짐을 보였지만 코로나19의 재유행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다시 불확실성이 커진 상태다. 해외 당국의 합병 승인 일정 역시 현재로선 기약이 없다.
만약 담보권이 행사될 경우 금호건설의 자산가치 손실은 치명적일 수 있다. 1분기말 현재 아시아나항공 지분의 장부가치는 약 5000억원인데 이는 보유 중인 공정가치측정금융자산의 80%를 넘는다. 전체 금융자산(약 1조1590억원)의 절반 가까운 비중이다.
최근 주가 급락에 따라 아시아나항공 지분가치가 낮아지고 있다는 점도 위험요소다. 1분기말 장부가(5000억원)는 아시아나항공의 주가가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대(3월31일 종가 2만1850원)에 있을 때 책정된 금액이다.
국내 증시 전반의 침체로 현재 주가는 당시보다 많이 떨어졌다. 최근 주가(15일 종가 1만4250원)를 기준으로 장부가치를 추산하면 당시 가격의 약 65.2% 수준인 3260억원 수준이 된다. 담보가치 하락이 더 이어질 경우 이론적으로 추가 담보 제공이나 일부 자금의 상환이 요구될 수 있다.
최대주주인 금호고속의 재무 악화도 중장기적 리스크로 부각되고 있다. 현재 금호고속의 재무상태는 열악한 수준이다. 약 5700억원 규모의 순차입금이 있고 부채비율은 500%를 넘는다. 2018년부터 4년 연속 순손실을 내고 있어 단기간에 수익성 개선을 통한 재무구조 개선도 기대하기 어렵다.
금호건설은 중견그룹으로 재편된 금호그룹 내에서 사실상 캐쉬카우 역할을 하고 있다. 계열사 중 유일하게 준수한 실적을 이어가고 있지만 이는 타 계열사에 재정 문제가 생겼을 때 지원주체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주사 역할을 하고 있는 금호고속의 재무여력이 위험범위에 들어갈 경우 금호건설의 직·간접적 지원이 이루어지거나 계열위험이 금호건설로 전이될 가능성이 존재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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