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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전지 소부장 2.0 돋보기]'최대주주 손바뀜' 씨아이에스, 수주 영향 리스크는②SBI인베 2년만 엑시트, 원매자 인수의향서 수령…창업주 지분 향방 '관심'

김소라 기자공개 2022-07-26 09:17:23

[편집자주]

코로나19 팬데믹 발발 이후 한국 주식시장은 'BBIG(바이오, 배터리, 인터넷, 게임)' 업종이 주도했다. 이 트렌드는 지금도 현재진행형이다. 특히 전기차 산업 밸류체인 속 2차전지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업체는 코스닥 시총 순위 상위권에 포진하고 있다. 시장에서 미래 성장성을 인정받았음은 물론 기업의 펀더멘탈이 튼튼하다는 방증이다. 더벨은 최근 스태그플레이션 공포로 주식시장이 하락하는 가운데서도 존재감을 뽐내고 있는 2차전지 소부장 강소기업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7월 19일 15:3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차전지 장비 제조업체 '씨아이에스'의 주인이 2년여만에 변경될 전망이다. 지난 2020년 창업주 김수하 대표의 지분을 넘겨받아 최대주주 자리에 오른 '지비이홀딩스'가 엑시트(투자금 회수)를 앞두고 있다. 씨아이에스의 최근 1년간 평균 주가로만 보면 당초 투자금액 대비 3배가 넘는 투자수익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최근 2차전지 시장에 대한 관심이 높은 만큼 경영권 프리미엄 등의 웃돈을 고려하면 회수 가능한 규모는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최대주주 변경과 맞물려 향후 수주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주목된다. 이번 M&A에서 씨아이에스의 경영을 이끌어왔던 창업주 김수하 대표도 지분을 매각할 것으로 점쳐지는 상황이다. 씨아이에스는 경영권 매각 후에도 현 경영체제를 당분간 유지하면서 안정적으로 사업을 지속한다는 방침이지만, M&A 이후 김수하 대표가 물러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창업주가 5%가량의 보유 지분을 전량 매각하고 경영에서 완전히 손을 뗄 경우 씨아이에스의 수주 행보에 의외의 복병으로 작용할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SBI인베, '잘 키운' 씨아이에스 매각 착수…웃돈 포함 투자금 회수 기대

씨아이에스는 현재 매각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매각 주관사인 KB증권은 지난달 예비입찰을 실시하고 잠재적 원매자들로부터 인수의향서를 수령했다. 내부에서 인수의향서를 토대로 원매자의 인수 능력이나 이력 등을 세부 검토하고 있고, 이 단계가 마무리되면 매각 우선협상자를 발표할 예정이다. 이번 매각 대상은 최대주주 지비이홀딩스가 보유한 1405만5787주(22.88%) 전량이다. 김수하 대표 보유분 305만6184주(4.97%)에 대해선 아직 매각 여부가 최종 확정되지 않았다.

이번 매각 작업이 순조롭게 이뤄진다면 씨아이에스는 지난 2020년 10월 이후 약 2년 만에 새로운 대주주를 맞게 된다. 기존 대주주였던 김수하 대표는 당시 지비이홀딩스를 대상으로 보통주 1010만9977주를 양도했다. 대신 2002년 회사 설립 후 18년 만의 엑시트를 통해 약 530억원을 수령했다. 김 대표는 1대주주 자리를 넘겨준 뒤에도 대표이사 지위는 유지하며 전문경영인 역할을 해왔다.


지비이홀딩스는 SBI인베스트먼트가 운영 중인 'SBI신성장지원 사모투자합자회사(PEF)'가 2020년 6월 설립한 투자목적회사(SPC)다. 당시 김 대표로부터 회사를 넘겨받아 성장 재원을 확충하고, 조직체계를 효율화하는 등 기업가치 제고에 집중해왔다.

일례로 지비이홀딩스는 인수 당월 300억원 규모의 3회차 전환사채(CB)를 발행, 이를 전액 인수하며 사업 투자를 위한 실탄을 제공했다. 이듬해 정기 주주총회에선 오천성 SBI인베스트먼트 이사, 김종석 SBI인베스트먼트 이사 등이 신규 사내이사로 선임되며 씨아이에스 경영에 직접 뛰어들었다. 같은해 2차전지 소재부문 진출을 위해 20억원을 출자해 100% 자회사 '씨아이솔리드'를 설립하는 등 신성장 동력도 탑재시켰다.

지비이홀딩스는 잘 키운 씨아이에스를 매각해 기본적으로 당초 투자했던 금액 대비 3배 이상의 차익을 거둘 것으로 풀이된다. 2020년 김 대표가 지비이홀딩스에 지분을 양도했을 당시, 매각 대금은 1주당 5274원으로 책정됐다. 지난 1년간 씨아이에스의 최고가(2만1950원)와 최저가(1만1150원)를 토대로 평균값을 단순 계산하면 주당 1만6550원으로, 최초 인수가액 대비 3.1배 수준이다. 여기에 경영권 프리미엄을 포함하면 지분 매각분과 별도로 추가 수익을 확보할 전망이다.

다만 경영권 프리미엄의 경우 일정하게 정해진 계산 공식은 없다 보니 기업가치와 재무 상황 등을 고려해 책정될 것으로 보인다. 만약 인수자 입장에서 떠안아야 하는 부채가 있을 경우 외려 디스카운트도 이뤄지는데, 올해 1분기 말 기준 씨아이에스의 부채비율은 186%다. 통상 기업의 건전성을 판단하는 지표인 150% 보다는 높은 수준이다. 그럼에도 최근 시장에서 가장 주목받는 2차전지 장비 기업 중 하나인데다 올해 상반기까지 누적 수주잔고가 5000억원에 이르는 등 향후 성장성이 기대되는 만큼 어느 정도 수준의 프리미엄은 반영될 것으로 풀이된다.

◇김 대표 지분은 전량 매각 '무게', 중장기 경영 리스크 제기

이번에 대주주 손바뀜이 이뤄져도 당분간 현 경영체제는 그대로 유지될 전망이다. 딜 세부 조건으로 경영진에 변동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내용이 포함됐기 때문이다. 현재 이사회엔 김수하 대표와 정명수 부사장, 오천성 이사, 김종석 이사, 탁종현 이사 등이 사내이사로 있다. 창업주인 김 대표를 제외하고 정 부사장은 지난 11년간 경영관리 업무를 담당해 왔다. 이밖에 미등기 임원인 백승근 부사장은 2003년부터 약 19년간 기술 업무를 이끌어 왔으며, 나머지 미등기 이사들도 8~12년간 함께 동고동락해 왔다.


김 대표 보유 지분은 딜 협상에 따라 전량 매각하거나 혹은 전량 유지하는 방향으로 마무리될 예정이다. 지비이홀딩스가 지분을 매각할 때, 김 대표도 매도권을 행사할 수 있는 동반매도권이 있기 때문에 본인이 지분 매각을 선택할 수 있는 상황이다. 현재 지비이홀딩스 지분 매각과 함께 보유 지분을 매도하는 방향으로 무게가 실린다.

김 대표가 지분을 전량 처분하게 된다면 장기적으로 경영 리스크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새로운 대주주 입장에서 씨아이에스 경영진을 재편하려고 시도할 것이기 때문이다. 김 대표 임기는 오는 2025년까지로, 그 이후 경영 시나리오와 관련해선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다.

현재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일부 원매자 측에선 우선협상대상자 선정까지 기간이 길어지고 있어 결과 발표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IB업계 관계자는 "씨아이에스 입찰에 들어간 쪽에서 왜 이렇게 결과가 안나오는지, 내부적으로 진행은 어떻게 되고 있는지 우회적으로 확인하는 분위기"라며 "사실 매각의 경우 거래 당사자 간에 딜이 급진전 될수도 있고, 되려 간만보고 끝날 수도 있어서 종료기간까지 딱 산정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씨아이에스 관계자는 "지비이홀딩스가 외부에 경영권을 매각하는 사안이 맞다"며 "매각 후에도 현 경영체제엔 변함이 없을 것"이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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