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는 지금]'용산 재개발'에 거는 기대, 먹거리 찾기 '시급'⑤대형 프로젝트 대부분 마무리 단계, 신사업 찾기 '아직'
성상우 기자공개 2022-09-20 07:59:16
[편집자주]
SH는 서울 내 대형 개발 사업들을 성공적으로 수행하며 성장해왔다. 그동안 축적해 온 도시개발 사업 노하우가 지방 공기업 중에서 압도적이다. 다만 최근 몇 년 사이 다양한 부분에서 '부침'이 엿보인다. 10년간 이어졌던 급성장세가 주춤하다. 현 정권에선 주택 공급의 '공공성' 강화 기조가 이어져 수익성 약화가 보다 심화될 우려도 있다. SH의 현주소를 짚어보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일지를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9월 16일 10:0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서울주택도시공사(SH)는 10년간 전성기를 누렸다. 서울의 굵직한 대형 개발 사업들을 연이어 수행해 온 덕분이다. 한두해를 제외하면 2조~3조원대의 연매출을 꾸준히 내며 양호한 실적을 이어왔다. 역대 최대 실적인 4조원대 매출도 이 기간 냈다.향후 10년의 전망을 보면 과거의 영광을 과연 이어갈 수 있을 지 불확실해 보인다. 굵직한 수익원들이 상당수 소진됐다.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야하는데 서울 내 대규모 택지개발 사업지구 규모도 빠르게 줄어드는 추세라 이마저도 쉽지 않아 보인다.
미래를 위해 희망을 걸어볼 수 있는 사업으로 용산역 개발이 거론된다. 하지만 해당 프로젝트는 아직 사업 계획조차 나오지 않아 결과를 장담하기 어려운 상태다. 사업구조 전반의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매출볼륨 하락세 시작…분양사업 비중 95% '리스크'
SH의 올해 상반기 매출은 약 5680억원이다. 지난해 상반기 매출인 1조5480억원과 비교하면 3분의 1 수준이다. 외형뿐 아니라 이익 규모도 크게 줄었다. 올해 상반기 이자·세전이익(EBIT)은 지난해 같은 기간(2660억원) 대비 9분의 1 수준인 290억원에 그쳤다.
눈에 띄는 하향곡선이다. 이런 추세라면 지난해까지 유지해왔던 2조4000억원 안팎 규모의 연매출을 절반도 달성하지 못할 가능성이 엿보인다.
그동안 도맡아 온 대형 개발사업들이 대부분 마무리 수순으로 들어선 탓이다. 마곡·위례·문정·고덕강일 등 굵직한 프로젝트들이 대부분 올해 중 끝난다. 더 진행된다 해도 마무리 예상 시점이 향후 최대 1~2년에 불과하다. 십수년 단위로 진행해 온 대형 개발사업이 2020년대 들어 한꺼번에 종료되는 상황이다.
앞서 매출 추이를 보면 2010년대 초반에는 마곡지구와 은평 3-12블럭 등의 택지개발 사업이 외형 성장을 이끌었다. 여기에 내곡 및 세곡2지구 보금자리주택 등 주택분양 사업으로 2014년 매출 4조원을 넘어섰다.
이후 대규모 주택사업들이 일단락되고 택지개발 매출이 축소됐다. 마곡지구 택지공급이 일단락되면서 서서히 하락세가 가시화됐다. 특히 위례지구 주택분양이 마무리된 것을 기점으로 올해 상반기 어닝쇼크 수준의 실적을 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용산역 재개발 '불확실성', 수익성 약화 불가피 전망
SH의 수익 흐름을 보면 이처럼 택지개발과 주택분양을 포함하는 분양사업에 지나치게 치중돼 있다는 점이 확연히 보인다. 지난해 말 기준 분양사업 비중은 전체의 95%를 넘어섰다. 부동산 경기에 따라 실적이 들쭉날쭉할 수 있는 리스크가 내재돼 있다.
하락세에 반전을 도모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요인은 추가 대규모 개발사업 뿐인데 일감이 많지 않다.
기간이 꽤 남아있는 잔존사업은 개포(구룡마을) 도시개발사업 정도다. 서울시 강남구 개포동 567-1번지 일원을 개발하는 사업으로 개발면적 26만6502㎡에 2838세대를 건설하는 프로젝트다. 이 중 1731세대는 분양하고 1107세대는 임대주택으로 공급하기로 했다.
SH의 전성기를 견인했던 마곡·은평·고덕강일지구 등과 비교하면 규모가 작은 편이다. 마곡·은평지구는 350만㎡ 안팎 면적에 1만1000~1만7000호를 건설하는 규모였고 고덕강일은 160만㎡에 1만2057세대를 공급하는 사업이었다.
미래 먹거리로 기대해볼 수 있는 가장 큰 사업은 용산 역세권 개발사업 정도인데 아직 구체적인 계획이 나오지 않은 단계다. 어떤 방식으로 사업을 추진할 지 정해지지 않았고 개발 일정을 가늠하기도 쉽지 않다.
사업이 본격 진행된다고 해도 따져볼 문제가 여러가지다. 해당 부지 대부분을 소유하고 있는 서울시가 직접 사업 시행의 주체가 될 지, 별도 시행주체를 설립한 뒤 민간부문으로부터 투자를 받아 진행할 지 알 수 없다. 서울시가 시행 주체가 될 경우 해당 사업의 상당부분을 SH가 위임받을 수도 있지만 반대 경우에는 적은 비중만 맡게 될 전망이다.
이런 이유로 신용평가사들은 SH의 수익성이 중기적으로 약화할 공산이 크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대규모 사업지가 줄어드는 동시에 수익성이 낮은 임대주택 사업 확대에 따른 부담도 커지고 있다. 대주주인 서울시의 지원 가능성이 높다는 점과 주거선호도가 높은 서울지역을 기반으로 사업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당장 위험한 수준은 아니지만 수익성 약화가 장기화되면 재무부담이 가중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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