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긋한 롯데손보 매각, 회계기준 변화에 JKL파트너스 '여유' '기업가치에 유리' IFRS17 내년 도입, 내실 다지기 ‘집중’
김예린 기자공개 2022-10-12 08:07:41
이 기사는 2022년 10월 11일 14:3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JKL파트너스가 롯데손해보험을 인수한지 4년차에 접어들면서 시장에서는 엑시트(투자금 회수) 여부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JKL파트너스는 느긋한 자세로 내실 다지기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보험업계 새 국제회계기준 IFRS17이 도입될 내년을 대비해 사업구조를 개선해온 만큼, 내년 이후 기업가치 상승이 본격화할 것이란 기대감 때문이다.1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JKL파트너스는 롯데손보 매각 타이밍을 2025년 경으로 보고 밸류업에 집중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내년부터 보험업권에 도입될 IFRS17 기준에 맞춰 롯데손보의 경영 지표를 만들어왔기 때문이다. IFRS17가 적용된 연간 실적을 최소 2년 이상 받아내 실적 성장세를 입증한 뒤에야 엑시트 시기를 저울질할 것으로 보인다.
JKL파트너스는 롯데손보 대주주로 올라선 2019년 10월부터 새 회계기준 도입에 대비해 사업전략을 펼쳐왔다. IFRS17의 핵심 개념 중 하나인 계약서비스마진(CSM)을 끌어올리는 데 초점을 맞췄다. CSM은 보험사가 보유한 보험계약들을 토대로 향후 얼마만큼의 이익을 낼 수 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현재뿐 아니라 미래 수익성을 반영한다.
CSM는 롯데손보의 밸류업을 위한 필수 요소로 꼽힌다. 현행 회계기준에서는 보험사의 이익을 따질 때 당해 보험 판매에 따른 보험료 수취 수익분에서 고객에게 보험금을 지급한 비용을 제외하는 방식을 썼다. 그러나 IFRS17은 보험계약을 토대로 계약이 유효한 시점까지 기간 전반에 대한 수익·비용을 따진다. 당해 상품 판매에 따라 얻은 보험료 수취 수익뿐 아니라 계약기간 내 보험금 지급으로 나간 비용, 즉 CSM을 고려해 이익을 산정하는 형태다.
회계기준을 이같이 변경한 이유는 보험 판매가 단기 실적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 현 회계기준에서는 보험 특성상 가입 초기 보험금을 지급할 일이 드물기 때문에 보험사는 판매량을 늘리고 보험료를 많이 수취해 단기 이익을 끌어올릴 수 있다. 그러나 가입 후반부로 갈수록 보험금 지급 규모가 커져, 장기적으로는 손실률 높은 상품일수록 보험사 수익은 낮아진다. CSM 도입은 장단기 수익을 모두 반영함으로써 단기 이익을 조작하는 행위를 막겠다는 취지다.
이에 대응해 JKL파트너스는 장기적으로 이익이 될 상품 비중을 높혀왔다. 수익성 낮은 자동차보험 비중은 줄이고, 장기보장성 보험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짠 것이 일례다.
사안에 정통한 IB업계 관계자는 “IFRS17 도입 이후에는 보험료를 수취한 계약 초기기간뿐 아니라 보험금을 지급할 나중 상황까지 계약기간 전반의 수익을 합산해 이익을 따진다”며 “롯데손보는 보험상품의 내재가치(EV) 마진율이 30%가 넘지 않으면 팔지 않도록 내부 기준을 정하는 등 미래를 감안한 전략으로 CSM를 높여왔다”고 말했다.
체질개선 전략은 이미 효과를 입증하고 있다. 롯데손보의 올 상반기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660억원, 475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상반기 사옥 매각의 일회성 효과를 제외한 영업이익(467억원)과 당기순이익(349억원)보다 각각 41.3%, 36.2% 늘어난 수치다.
롯데손보 투자자들은 IFRS17 회계기준 도입 이후에는 보다 빠르고 명확하게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이익 증가는 시작에 불과할 뿐 새 회계기준이 본격 시행되면, 이에 맞춰 짜온 사업 포트폴리오가 제대로 지표상에 드러날 수 있다는 자신감이 감지된다.
다만 회계기준 변경을 시장에서 이해하고 받아들이기까지 시간이 걸릴 수 있어 엑시트 시기는 천천히 조율할 것으로 보인다. 사업구조 개편에 대한 노력보다는 회계기준 변동에 따른 일시적 효과로 인식할 가능성을 최소화하겠다는 차원이다.
앞선 관계자는 “회계기준 변경에 잘 대응해 운영해온 보험사들은 내년부터 밸류가 수조원으로 올라갈 수 있어 매각을 서두를 이유가 없다”며 “자기자본이익률(ROE) 제고 등 2년 이상 유의미한 지표를 보여줌으로써 시장에서 제대로 기업가치를 인정받겠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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