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레고랜드 ABCP 갚겠다는데...시장반응 '떨떠름' [단기자금시장 긴급 점검]"훼손된 투자심리 개선 '역부족'"…사채권자 협의 '소홀' 지적도
이지혜 기자공개 2022-10-31 07:06:07
[편집자주]
한국은행의 금리 인상과 레고랜드 사태가 국내 단기자금 시장을 풍전등화로 몰아가고 있다. 금융당국이 '50조원+α'의 컨틴전시 플랜을 발표했으나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은 더 지켜봐야 한다. 그중 가장 취약한 부문으로 지적받고 있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은 심각한 유동성 미스매치를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다. 더벨이 직면한 단기자금 시장 현안과 위기 극복 방안을 진단한다.
이 기사는 2022년 10월 28일 14시42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강원도가 레고랜드PF론을 기초자산으로 발행한 ABCP(자산유동화 기업어음)를 연내 갚겠다고 밝혔지만 업계 반응은 뜨뜻미지근하다. 이미 훼손된 투자자 신뢰를 회복하기는 역부족일 것으로 예상됐다. 얼어붙은 단기자금 시장을 녹이는 데 큰 보탬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더욱이 강원도는 투자자와 소통에 있어서 미숙하다는 지적을 받는다. 사채권자회의가 열린 지 보름이 지나도록 사채권자들과 별다른 협의도 진행하지 않다가 공식 기자회견으로 상환일정을 밝힌 것을 놓고 사채권자들의 불만이 상당한 것으로 전해진다.
◇"강원도 상환계획 밝혔허도 투심 회복 역부족"
28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강원도가 레고랜드PF론을 기초자산으로 발행한 ABCP를 연말에 상환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정광열 강원 경제부지사는 전일 강원도청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금융시장의 부담을 덜 수 있는 효과적 방법을 지속적으로 검토하고 기획재정부 등 정부와 긴밀히 협의해왔다”며 “그 결과 12월 15일까지 보증채무 2050억원을 상환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김진태 강원지사가 며칠 전 밝힌 것보다 한 달가량 상환시점이 빨라졌다. 김 지사는 24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ABCP 보증채무를 내년 1월까지 갚고 강원중도개발공사의 자산을 제대로 팔아 보증채무를 부담한 것 이상으로 혈세를 확보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정부의 압박에 못 이겨 강원도가 상환 시점을 연내로 앞당긴 것으로 풀이된다. 추경호 경제부총리는 물론 행정안전부까지 나서서 지자체 신용보강물의 향후 지급금 지급의무 이행을 약속하는 등 각종 대책을 쏟아내자 강원도가 계획을 급박하게 바꿨다는 의미다.
그러나 시장의 반응은 시원치 않다. 크레딧업계 관계자는 "강원도가 상환 계획을 이제와서 밝힌다고 단기자금 시장이 안정을 되찾는 효과는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며 "강원도가 상환의지를 보였다는 데 의미는 있지만 단기자금 시장에 대한 불안은 이것으로 해소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증명이라도 하듯 91일물 AAA CD와 A1 CP 금리 간 스프레드는 27일 더 벌어졌다. 나이스P&I에 따르면 27일 AAA CD와 A1 CP 스프레드는 61bp로 레고랜드PF 관련 디폴트 사태가 발생했던 9월 29일보다 더 크게 벌어졌다. 이달 초만 해도 CD와 CP 스프레드는 10bp 이내였지만 10월 중순 이후 가파르게 벌어지더니 순식간에 60bp를 넘어섰다.
또 다른 크레딧업계 관계자는 "단기자금 시장이 한 번 경색되고나면 정부정책과 시장 안정 대책이 효과를 보일 때까지 두세달의 시간이 걸린다"며 "연말 기관투자자들의 투자여력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강원도가 ABCP 디폴트 사태까지 터뜨리면서 시장이 망가지는 속도가 빨라졌기에 투심 회복까지 좀더 두고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채권자 "투자자 소홀, 늑장대응"…강원도 "강한 유감"
사채권자들의 불만도 상당한 것으로 전해진다. 사채권자 관계자는 "사채권자회의 이후 강원도에 수차례 공문을 보내 상환계획을 구체적으로 밝히며 투자자와 소통하기를 요구했지만 공식적인 답변을 그동안 받지 못했다"며 "레고랜드 사태의 직접 피해자인 사채권자는 무시하고 여론만 의식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사채권자들은 이달 11일 자산관리자인 BNK투자증권의 주최로 사채권자회의를 열고 강원도와 직접 만났다. 회의 이후 사채권자들은 강원도에 △지방채를 발행하든 은행에서 차입하든 상환재원을 서둘러 마련할 것 △보증채무의 상환 시점을 구체적으로 밝힐 것 △위 내용을 담아 기자회견을 진행할 것 등 요구를 전했다.
이런 요구에 대해 강원도가 그동안 묵묵부답이었다가 기자회견부터 열어 상환계획을 밝히면서 사채권자와 협의를 소홀히 하고 있다는 게 사채권자들의 입장이다.
강원도가 전일 상환계획을 밝히면서도 사채권자들은 후순위에 둔 것으로 파악된다. 강원도는 오전에 브리핑을 열어 일단 상환계획을 밝히고 27일 늦은 오후에 사채권자들에게 공문을 보냈다. 이에 따라 일부 투자자들은 28일 오전까지도 강원도에게 관련 연락을 받지 못한 것으로 파악된다.
강원도 관계자는 "27일 늦은 오후에 사채권자들에게 관련 공문을 보냈다"며 "사채권자들이 요구한대로 상환계획에 대한 내용이 담겨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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