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2년 11월 07일 08:0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스닥 상장사 '에스앤디'는 라면 스프에 들어가는 핵심 원료를 공급하며 설립 후 20년이 넘는 시간 동안 꾸준히 외형을 키워온 기업이다. 메가 히트 상품으로 자리 잡은 삼양식품의 '불닭볶음면' 시리즈의 스프에 주 원료를 공급하며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렸고 2016년 코넥스 시장에 안착했다.

에스앤디가 삼양식품을 안정적인 거래처로 확보한 것은 성장의 원동력이었으나 의존도가 높은 건 리스크로 꼽혔다. 코넥스 상장 5년 만에 코스닥으로 이전 상장에 나선 것도 공모자금을 바탕으로 신사업에 도전해 삼양식품의 매출 편중도를 낮추고자 하는 목적이 컸다.

공모 당시 다수의 재무적투자자(FI)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구주 매출 없이 100% 신주 모집을 진행했다. 대규모 자본 유입을 통해 사업 구조를 개편하고자 하는 의지가 반영된 행보였다. 지난해 확보한 공모자금을 바탕으로 진행하고 있는 시설 투자도 막바지에 다다랐다. 안정적인 B2B 사업을 바탕으로 천연분말·분말간편국물 등의 일반 기능 식품을 B2C로 확장할 뿐 아니라 개별 인증을 통한 건강 기능 식품사업을 추진해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삼양식품 '나가사끼 짬뽕·불닭볶음면' 핵심 원료 공급, 2021년 매출 600억 돌파

1998년 설립된 에스앤디는 농·축·수산 원료로부터 유효성분을 추출해 조미식품, 기타 식품에 첨가되는 식품 소재 및 건강기능성식품소재 등을 제조, 판매하는 것을 주요 사업으로 하는 기업이다. 2011년 개발한 조미 소재가 삼양식품의 '나가사끼짬뽕'의 주 원료로 채택됐고 2013년에는 불닭볶음면의 주 원료로 활용되며 빠르게 몸집을 키웠다.

불닭볶음면에도 한 가지 원료만 공급하는 것이 아니다. 불닭볶음면에는 '치킨향분말, 그릴농축액', 까르보 불닭볶음면에는 '크림맛 분말', 치즈 불닭볶음면에는 '모짜렐라 치즈분말,매운 치즈소스' 등을 납품한다.

삼양식품뿐 아니라 농심, CJ제일제당, 풀무원 등을 포함해 140개가 넘는 국내 대표 식품 및 유통, 건강기능식품 기업을 거래처로 확보하고 있다. 농심 신라면 블랙에 '콩나물 추출물 분말'을, 사리곰탕에 '진 사골 추출 분말'을 공급한다. 뿐만 아니라 음주전후 마시는 음료인 컨디션에 '혼합 농축액', 불가리스에 '비피더스 인핸서' 등 건강 보조식품도 납품하고 있다.

국내 주요 기업이 생산하는 제품의 핵심 재료를 공급하는 만큼 관련 상품의 생산량 증가가 에스앤디의 성과로 이어졌다. 설립 후 한 두해를 제외하고는 큰 부침없이 실적과 이익이 꾸준히 발생했다.


감사보고서가 공개되기 시작한 2011년을 기준으로 살펴보면 2013년 13억원 규모, 2014년 72억원 규모의 영업손실을 낸 것을 제외하고는 매년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흑자 기조가 이어졌다. 2013년과 2014년 매출이 줄었는데 개발비와 이자비용 등이 늘어나며 영업손실이 발생했지만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순유입을 기록했다. 2011년부터 2021년까지 11년 연속 연간 기준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흑자 기조가 지속된 점이 눈길을 끈다.

2015년 흑자 전환에 성공한 후 외형 성장세에도 탄력이 붙기 시작했다. 2016년에 매출 200억원을 넘긴 뒤 이듬해 300억원도 넘겼다. '코로나19'로 라면 매출이 급등했던 2020년에는 매출이 565억원으로 확대됐다. 외형 성장세에 맞게 이익도 꾸준히 늘었고 2017년부터 영업이익률이 10%를 상회하고 있다. 2020년에는 70억원대 이익을 내며 영업이익률이 16%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코스닥 이전 상장 후인 2021년 연간 매출 614억원, 영업이익 92억원, 순이익 77억원의 성적표를 받았다. 설립 후 최대 성과다. 올해 상반기에도 최대 매출처인 삼양식품의 불닭볶음면이 해외 사업에서 두각을 나타낸 영향에 덩달아 에스앤디도 호실적을 기록했다. 상반기 매출 369억원, 영업이익 62억원 수준이다. 이에 증권가에서는 올해 에스앤디가 매출 689억원, 영업이익 101억원을 달성할 것이란 컨센서스를 내놓고 있다.

에스앤디 관계자는 "삼양식품에 원료를 공급하는 제품이 매출이 증가하며 에스앤디도 호실적을 기록했다"며 "증권가의 컨센선스대로 하반기에도 좋은 실적이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공모 자금 시설 투자 투입, B2C 제품 확대·건강기능식품 라인업 확장 준비

매년 성장세를 잇고 있는 에스앤디에게도 고민이 있다. 삼양식품과의 관계에 따라 안정적으로 캐시카우가 발생하고 있지만 모든 제품에는 수명 주기가 있기 때문이다. 지속 가능한 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다음 스텝을 준비해야 한다. 지난해 기준 매출에서 삼양식품 의존도는 70%에 달하는 수준이다.

이같은 약점이 반영되며 공모 당시 공모가가 희망밴드(3만~3만2000원)를 하회하는 2만8000원에 확정되기도 했다. 에스앤디가 희망했던 기업가치를 인정받지 못한 영향이다. 코스닥에 안착한 후 에스앤디가 신사업을 진행하며 기업 가치를 증명해 내는 것이 과제로 떠올랐다.

에스앤디는 기존의 안정적인 일반 기능 식품소재 사업을 바탕으로 트렌드 변화에 대응해 가정용 간편 조미료(HSR) 등 부가가치가 높은 소비자용 소재를 준비하고 있다. 천연 분말, 1회용 분말 스틱, 김치나 된장 분말 등이다. 향후에 향후 식물성 고기 및 식용곤충 등 단백질 소재 개발, 대체육 소재 출시 등을 통해 제품 라인업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공모자금을 투입해 짓고 있는 '건강기능성 식품 소재 전용공장'은 이달 말 증축이 완료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에스앤디는 수면개선용, 위기능 개선용, 구강 항균용 건강기능식품 소재도 개발·생산하고 있다.

신공장을 통해 위질환 예방 소재의 상품화와 우울감 개선, 호흡기염증 개선, 해조다당면역 소재의 식약처 '개별인정' 획득 등을 통해 건강기능식품소재 라인업을 다양화할 계획이다. 개별 인증은 다년간 독점 사업이 가능하기 때문에 차별화된 경쟁력을 지닌다.

에스앤디 관계자는 "신규 시설 투자는 현재의 수요를 대응하기 보다는 미래 건기식 사업을 위해 선제적으로 준비하고 있는 것이다"며 "자체 연구 개발을 통해 우울감개선 소재, 호흡기염증개선소재 등 개별 인증 소재를 지속적으로 늘려나갈 것이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