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ket Watch]공모채 미매각 '급증', 코로나19 때보다 많다최근 5년새 최대치, '기준금리 인상+수급악화+레고랜드 사태' 등 겹악재
이지혜 기자공개 2022-12-08 08:23:42
이 기사는 2022년 12월 06일 14:1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공모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미매각된 종목이 급증했다. 2017년 이래 최대치다. 코로나19로 공모채 시장이 경색됐을 때보다 더 많았던 것으로 집계됐다.업종은 물론 신용등급을 가리지 않고 미매각이 발생했다. 실적이 양호하고 펀더멘탈이 좋더라도 만기구조나 금리가 투자자 눈높이에 맞지 않으면 어김없이 수요예측에서 고전했다.
예년과 가장 달라진 지점이다. 코로나19 사태로 공모채 시장이 위축됐던 2020년에도 AA급 우량채는 대개 완판됐다. 증권업종이거나 보험업종 등 최근 말이 많은 금융사거나 ESG 관련 이슈가 발생했을 때에만 예외였다. 대개의 경우 미매각은 A급 이하의 비우량채의 몫이었지만 올 들어 분위기가 바뀌었다.
◇코로나19보다 심하다, 수요예측 미매각 급증
6일 더벨플러스에 따르면 수요예측에서 미매각된 공모채가 지난해의 두 배가 넘는 것으로 집계됐다. 모두 52건에 이른다. 지난해 19건이었던 것과 비교해 크게 증가했다. 이는 코로나19로 공모채 시장이 경색됐던 2020년보다 많다.
미매각이 발생하는 시점도 앞당겨졌다. 신용등급 A0의 CJ프레시웨이를 시작으로 LS전선, 미래에셋자산운용, 한국토지신탁, 롯데케미칼까지 1~2월 수요예측에서 미매각을 낸 것으로 집계됐다. 일반적으로 1~2월은 투자자들이 투자활동을 재개하면서 회사채 스프레드가 좁혀지는 등 ‘연초효과’가 나타나는 시점인 것을 고려하면 드문 사례라는 평가다.
미매각은 AA급 등 우량 회사채도 비껴가지 못했다. 예년과 가장 달라진 지점이다. AA+로 신용등급이 높은 롯데케미칼은 물론 AA- 신용도를 보유한 한온시스템, AA0의 LG유플러스까지 수요예측에서 회사채를 완판하지 못했다. 한온시스템과 LG유플러스가 미매각을 기록한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AA급인데 미매각이 발생한 종목은 모두 22건이다. 전체 59건 가운데 약 40%에 해당한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이런 경향은 더욱 두드러진다. 2021년 수요예측에서 미매각을 기록한 AA급 기업은 메리츠화재해상보험, 삼척블루파워 등 단 두 곳뿐이었다.
코로나19로 자금시장 경색 이슈가 발생했던 2020년과 비교해도 올해 공모채 수요예측 시장의 투심 위축은 눈에 띈다. 당시 신용도가 AA급 이상인데 미매각을 냈던 SK인천석유화학, NH농협금융지주, KCC, 만도, 한화솔루션, 포스파워, 대신증권 등 6곳뿐이다.
◇금리인상기에 수급악화, 레고랜드 사태까지 악재 겹친 결과
공모채 수요예측 시장이 이토록 얼어붙은 것은 각종 악재가 겹친 결과인 것으로 분석됐다. 크레딧업계 관계자는 “기준금리 인상 시기라서 회사채를 매입하면 평가손실을 볼 수 있다는 부담이 계속 작용했다”며 “여기에 한전채 발행 증가로 구축효과가 발생한 데다 강원도 레고랜드 PF 사태까지 터지면서 자금시장이 한때 완전히 얼어붙었다”고 말했다.
기준금리 인상기에 접어들면서 시장금리는 그보다 빠른 속도로 치솟았다. 이에 따라 기관투자자가 매입한 채권은 장부상 시가평가가 이뤄지기에 채권평가손실이 발생, 기관투자자의 투자여력이 줄어드는 결과가 초래됐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회사채 시장의 수급 상황도 좋지 않았다. 수십조원 적자를 본 한국전력공사와 계열사들이 AAA급 우량채를 쏟아내면서 기관투자자들의 관심이 그쪽으로만 몰렸다. 이에 따라 상대적으로 회사채는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지 못해 미매각률이 높아졌다.
10월부터는 상황이 더 나빠졌다. 강원도가 레고랜드 PF 관련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에 대해 채무불이행을 선언한 탓에 단기자금 시장의 위기가 공모채 시장까지 번졌다. 이에 따라 10월 수요예측을 치른 기업의 절반 이상이 미매각을 내는 결과가 나타났다.
다만 내년에도 이런 기조가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됐다. 또다른 크레딧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시장 안정 의지가 강력한 데다 회사채 스프레드가 크게 벌어져 투자매력도가 높아졌다"며 "12월 들어 투자심리가 조금씩 긍정적으로 바뀌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
- 아이온운용, 부동산팀 구성…다각화 나선다
- 메리츠대체운용, 시흥2지구 개발 PF 펀드 '속전속결'
- 삼성SDS 급반등 두각…피어그룹 부담 완화
이지혜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카카오엔터, 투자 손실·법인세에 3분기 실적 '압박'
- [2024 이사회 평가]YG엔터, 빛나는 경영성과 뒤 불완전한 거버넌스
- [2024 이사회 평가]'팬덤 플랫폼 선두주자' 디어유, 이사회 기능 취약
- [2024 이사회 평가]경영성과 우수한 JYP엔터, 독립성은 '아쉬움'
- "어도어 실적 또 늘었는데"…민희진, 풋옵션 강행 '왜'
- '하이브 탈출 신호탄?' 뉴진스 제시한 14일 함의
- 뉴진스, 하이브와 '헤어질 결심'…계약상 법적 근거는
- [Earnings & Consensus]JYP엔터, '어닝 서프라이즈' 주인공…핵심IP 컴백효과
- [IP & STOCK]적자 발표에도 YG엔터 주가 견조, 증권가 재평가
- [Earnings & Consensus]YG엔터, 적자 불구 ‘어닝 서프라이즈’ 평가…왜